딸기가 보는 세상

新냉전 시대?

딸기21 2007. 5. 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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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실시했다.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체계(MD) 확대 계획에 반대하며 최근 군비감축협정 이행을 중단한 러시아는 이번 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지구상의 어떤 방어체제도 무너뜨릴 수 있게 됐다”고 선언했다.
오일달러 유입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러시아가 냉전 이후 재정난 때문에 중단했던 군사현대화 계획을 다시 추진하고 나섬으로써, 미국과 러시아의 신(新) 군비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지구상 모든 MD 무력화”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탄두 ICBM 발사실험에 성공했다면서 “러시아는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어떠한 방어체제도 무력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전략미사일부대(SMF)에 따르면 러시아가 발사실험에 성공한 것은 최대 10개의 탄두를 실을 수 있는 RS24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이날 오후 2시20분(현지시간) 모스크바 북서쪽 플레세츠크 공군기지에서 발사돼 5500㎞ 떨어진 극동 지역 캄차카 반도의 목표물에 명중했다고 SMF는 밝혔다.

지금까지 러시아가 갖고 있던 ICBM은 RS18과 RS20으로, 서방에는 각기 ‘SS19 스틸레토’와 ‘SS18 사탄’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타르타스는 RS24에 대해 기존 RS 시리즈를 개량한 것이 아닌 토폴(Topol)M 다탄두 미사일의 개량형이라고 소개했다.
토폴M은 러시아군이 1997년 도입한 것으로, 서방에는 SS27이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토폴M은 최대 사정거리가 9600㎞에 이르러 사실상 지구 상의 어떤 시설이든 요격할 수 있다. RS24의 최대 사정거리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러시아측은 “MD 요격시스템을 피해갈 수 있게끔 성능을 강화했다”고만 설명했다.


‘삼각 안보체제 완성’

이바노프 부총리는 “ICBM과 함께 신형 전술용 크루즈미사일 발사실험도 함께 이뤄졌다”면서 “러시아 국민들은 국방과 안보에서 국가의 미래를 안심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 1순위로 꼽히는 이바노프 부총리는 크렘린의 대표적인 매파 인사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미국은 유럽을 다시 화약고로 만들지 말라”고 재차 경고했다.
모스크바 국제관계연구소의 군축 전문가 알렉산드르 피카예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미국의 MD를 깨기 위한 신형 미사일 개발에 주력해왔다”며 “RS24는 러시아가 해법으로 내놓은 신무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께 실험된 크루즈미사일들은 러시아가 2015년까지 배치할 예정인 이동식 이스칸데르 전술미사일로 알려졌다. AP는 “러시아군은 RS24와 이스칸데르 미사일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지상과 해상, 공중을 잇는 전략·전술용 삼각 핵미사일 체제를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냉전 시작되나 

앞서 지난 2월 푸틴 대통령은 옛 바르샤바조약기구 멤버인 폴란드와 체코에 MD를 배치하려는 미국의 계획을 맹비난하며 “냉전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러시아는 미국이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핵무기 감축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실제로 지난달 재래식무기 감축조약(CRE)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과 유럽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 실험은 미국에 대한 항의 차원을 넘어선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재무장을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991년 옛소련 붕괴 이후 재정 악화로 무기경쟁에서 물러섰던 러시아는 경제가 회복되면서 자신감을 되찾아가고 있다.
특히 이라크전 이후 고유가 덕에 오일달러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낙후됐던 무기 현대화 계획에 다시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앤드루 커친스는 “러시아가 신형미사일을 선보인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면서 “크렘린은 서방과 자기네 국민들을 향해 군사부문에 더 많은 돈을 들일 것임을 분명히 하고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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