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36

넬슨 만델라의 법정 진술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내게 묻는다면, 만델라 할아버지라고 대답할 것이다. (왜 미래형이냐면 아직 내게 그렇게 물어온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아자니아의 검은 거인, 반투 스티브 비코’를 읽고 있다. 재미있는데 책장이 잘 안 넘어간다. 이 책이 중간중간 ‘슬플’ 것임을 알고 있다. 다 읽고 나면 슬픔의 과정은 기쁨의 결말로 바뀔 것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 어떤 측면에서 비코의 이야기는 희망이 예정돼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어떤 측면에선 ‘슬픔의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그러니 다 읽을 때까지 나는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이 흑인, ‘검둥이’라는 이름을 스스로 선언한, 젊은 나이에 숨져간 ‘아자니아의 검은 거인’의 압도적인 이미지가 계속해서 나를 위협하고 있단 말이다. 강력하고 흥분되는..

미국 법원, "부시 네 멋대로 하지 마"

2001년 9.11 테러 뒤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테러용의자'로 추정되는 미국인들과 외국인 체류자들을 대거 체포, 구금했다. 부시행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타격을 입히는 법원 판결들이 잇따라 나왔다. 뉴욕 맨해튼 제2 순회항소법원은 18일 테러용의자로 체포된 한 시민이 군사시설 수용을 거부하며 제기한 소송에서 "미국 시민을 적군(enemy combatant)으로 감금할 수는 없다"면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호세 파디야라는 인물이 연방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의회의 승인이 없는 한 원고를 `적군'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30일 이내에 그를 군 수감시설에서 석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시카고 갱단 출신으로 알려진 호세 파디야는 알카에다 요원에게 재래식 소..

음반 전쟁 2라운드

음반 저작권을 사수하려는 대형 음반회사들과 무료 다운로드를 즐기는 네티즌들의 싸움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냅스터 같은 인터넷 음악파일 공유시스템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벌였던 대형 음반회사들이 이제는 음악파일을 다운받는 네티즌들을 상대로 직접 소송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 는 25일 카자(KaZaA) 같은 일대일 파일공유(P2P)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음악파일을 대량 다운받는 네티즌들을 저작권 침해 혐의로 제소하기 위해 증거자료들을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RIAA는 선별된 네티즌들에게 위반 1건 당 15만달러의 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IAA에는 AOL 타임워너, 비벤디 유니버설, 소니, 베텔스만, EMI 등 대형 음반회사들이 소속돼 있다. ..

나이키 vs 소비자운동가

(아침에 판결문을 프린트해보니 무려 35페이지...우리말 판결도 어려워서 잘 못 읽는데 영어 판결문이라니, 머리가 지끈지끈. 게다가 연방대법원 판결이라서 다수의견 소수의견 두개 다 나와있는데 뭐가 뭔지도 통 모르겠고...어렵습니다) 기업이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홍보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줘야 하나. 미국 연방대법원은 26일 기업 홍보활동의 정당성을 놓고 벌어진 스포츠용품 제조업체 나이키사와 소비자운동가의 싸움에서 “기업이 영리를 위해 광고하는 것은, 비록 홍보내용이 특정 상품에 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상업활동에 해당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미국 기업들은 “홍보활동에 제한을 가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

골리앗에 맞선 에콰도르의 다윗들

큰 놈한테 작은 놈이 용감하게 덤비는 걸 '다윗 대 골리앗의 싸움'이라 하죠. 국제 기사에서 보통 '다윗 대 골리앗'이라 하면, 요새는 다국적 거대 기업 대 토착민들의 싸움을 말하는데요. 남미 에콰도르 산골에 이런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남미 에콰도르 산간지방의 인디오 원주민들이 지역 환경을 파괴하는 다국적 에너지기업 셰브론 텍사코를 상대로 10년째 힘겨운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라틴아메리카프레스는 22일 거대기업의 횡포에 맞선 에콰도르 북부 오레야나주(州) 누에바 로하 원주민들의 투쟁을 전했습니다. 셰브론 텍사코 본사가 있는 미국의 법원도, 거대기업의 입김에 좌우되는 에콰도르의 법원도 이들의 편이 아니지만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싸움은 환경단체들과 원주민들의 성원 속에 계속되고 있습니..

인종차별 피해 배상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정권의 인종차별을 은밀히 지원했던 거대기업들을 상대로 흑인피해자들이 1000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남아공 백인정권의 인종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 피해자들이 미국과 유럽의 34개 기업을 상대로 뉴욕주 법원에 1000억달러를 요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19일(현지시각) 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권탄압을 받았던 흑인들로 구성된 원고들의 숫자는 수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인 변호사 에드 페이건과 남아공 변호사 은체벳샤가 원고들을 대신해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페이건 변호사는 지난해 독일 나치정권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스위스은행으로부터 12억5000만달러를 받아냈던 인물이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들은 독일 코메르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