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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가

대학시절의 친구를 만났다. 오늘은 메이데이다. 친구는 내게 "날씨 좋다, 집회 하기에"라고 말했다. 친구와 영화를 보고, 회사 후배들을 만나 놀다가 밤이 되어 들어왔다. 또치님이 인터내셔널가 모음을 올려놓으셨다. 그걸 들으면서 울고 있다. 눈물이 많이 나와서 뚝뚝 떨어진다. 이그나치오 실로네의 소설같은 읽은지 한참 된 책들과 알고 지낸지 10년이 지난 친구들과 '랜드 앤드 프리덤'의 토론 장면들과 어린시절의 감수성 따위가 뒤죽박죽이 되어있지만 나는 내가 왜 울고 있는지 안다. 나는 내가 지금 몇 살인지를, 얼마나 젊은 나이인지를 알고 있고, 내가 얼마나 나약한 인간인지도 알고 있고, 얼마나 무책임하고 무감각한지도 알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이탈리아, 스페인의 인터내셔널가, 참 오랜만에 듣는 메아리와 최..

미국 주요 투자회사들 벌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8일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투자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온 10개 투자회사들이 벌금과 투자자교육비 등의 명목으로 총 14억달러를 지불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SEC의 명령이라 할 수 있는 이날 투자회사들의 합의는 대형 금융기관들이 투자정보를 마음대로 주무르면서 소액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데 대한 징벌 성격이 강하다. 또 투자분석가들의 개인비리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도 함께 물은 것으로, 앞으로 미국 증권가에 미치는 파장이 대단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 뿐 아니라 각국 증시 감독에 하나의 선례가 되는 '글로벌 규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보도했다. SEC는 편향된 주식분석보고서를 만들어 투자자를 오도한 ..

중동평화 로드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종식시킬 중동평화 로드맵이 확정됐다. 미국과 영국 언론들은 미 행정부가 중동평화안의 골격을 담은 '로드맵'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29일 보도했다. 이라크전쟁을 끝낸 미국은 로드맵 발표를 계기로 이-팔 평화협상에 본격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 유엔 대표들이 4자 협상을 거쳐 작성한 `로드맵'은 3단계 평화정착방안으로 구성돼 있다. 1단계는 `폭력중단과 신뢰회복 단계'다. 팔레스타인은 테러를 중단해야 하며, 이스라엘은 2000년9월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봉기) 이후 점령한 곳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일절 중지해야 한다. 동시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의 생활수준을 높이고 자치 기능을 되살린다. 양측은 올해 안에 2단계 과도기로 전환, 팔..

정말 미운 사람이 찾아온 적이 있나요?

큐앤에이에 어느 분이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다보면 싫은 사람도 올 것 같아요. 혹시 정말 미운 사람이 찾아온 적이 있나요? " "정말 싫은 사람이 자꾸 와서 글 올리고, 물 흐리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두 가지 문제에 대해, 평소에 생각해보지를 않았거든요. 왜 그런 질문을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는데요(혹시 제가 그 분께 너무 싫은 짓을 하지는 않았던가 걱정됩니다), 어쨌든 질문을 받았으니 대답을 해야겠기에 '정말 싫은 사람'이 우리 동네에 와서 글 올리고 물 흐린 적이 과연 있었던가 돌이켜 봤습니다. 결국 두 질문 모두에,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답 아닌 소리만 적어놓고 말았는데요. 이 곳은 온라인입니다. 물론 딸기마을 식구들 중에는 오프라인에서부터 저와 ..

잘 생긴 카르자이

전세계 국가수반 가운데 가장 잘생긴 사람,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랍니다. 윗 사진 가운데 모델같은 중년남자가 카르자이 대통령이구요, 왼쪽에는 전세계 국가수반 가운데 꼴보기 싫은 순위 몇 등 안에 드는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오른쪽은 파키스탄의 미르 자파룰라 자말리 총리입니다. 두 사람은 보실 것 없고요. 사진에는 카르자이의 본모습이 잘 안 나타나 있는데...진짜 잘 생겼고, 풍채가 좋습니다. 딱 서구식 매너에(미국에서 오래 살았습니다) 우아하고 날티나는 폼새...아프간 전쟁 뒤 그 아사리판에서 어떤 유럽의 유명 디자이너는 '가장 끝내주는 남자 모델'로 카르자이라는 의외(?)의 인물을 뽑기도 했었다니깐요. 미국은 아프간에 카르자이라는 인물을 그럭저럭 잘 심은 것 같습니다. 카..

이라크 시아파의 득세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축출된 이후 후세인정권의 탄압을 받았던 시아파 무슬림들이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종교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 행정공백을 메우며 전후 복구활동을 도맡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시아파들이 행정기구를 장악, 미군과 대립하고 있으며 바그다드에서도 반미시위가 점점 거세어지고 있다. 군정기간 이라크를 통치할 재건인도지원처(ORHA)의 제이 가너 처장이 바그다드에서 집무를 시작한 첫날인 21일 시내에서는 시아파 무슬림 4000여명이 미 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미군과 외신기자들이 묵고 있는 시내중심가 사둔 거리의 팔레스타인 호텔 앞에서 "식민지에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미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종교지도자 셰이크 무하마드 알 파르투시의 석방을 ..

갈길 먼 이라크

전쟁은 거의 끝났지만 이라크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라크가 석유부국의 대열에 끼어있던 시절 막대한 오일달러를 투입해 만들었던 기간시설은 모두 파괴됐다. 남은 것은 부서진 발전소와 급수망, 종족 갈등과 폭력의 잔재들 뿐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 측면에서 인프라를 복구하고 과도정부를 순탄히 구성하는 일, 일상화된 집단간 갈등을 해소하고 국가재건의 보루인 파이프라인을 다시 살리는 일 등 중대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과도정부 구성 망명자그룹을 비롯한 반체제 단체들은 15일 남부 우르에서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첫 회의를 갖고 "새 정부는 법치(法治)에 기반한 민주 정부여야 한다"는 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몇몇 시아파 단체들이 참석을 거부한데 이어 회의장 밖에서는 반미시위가 벌어지는 등 반체제그룹의 회..

[스크랩] 라이너스 칼 폴링과 몇몇 과학자들의 이야기.

제임스 왓슨이 폴링에 대해 쓴 글이다. 에 실려있다. 희한하게도 다른 글에는 모두 저술 연도가 있는데 이 글에만 연도가 붙어있지 않아 언제 썼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한때 우러러보며 마음 속 경쟁상대로 삼았던 폴링을 왓슨은 어떻게 봤을까. 라이너스 칼 폴링(1901-1994) 1931년 나이 서른 살에 오리건 출신의 라이너스 폴링은 자신이 세계 최고의 화학자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이한음의 번역은 가끔 이렇게 삑사리가 난다 -.-). 동의하지 않던 다른 화학자들도 10년 뒤에는 그 점에 동의했다. 그들은 유럽 이론물리학자들이 내놓은 새로운 양자역학을 그가 활용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폴링이 1939년에 쓴 명작 은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화학책이었으며, 성서와 같은 영향력을 미쳤다. 그러나 젊은 교수..

제임스 왓슨, 'DNA를 향한 열정'

16세에 미 시카고대학 조기입학. 25세에 놀라운 발견을 해내다. 34세에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과 하버드대 교수 역임. '천재는 불운하다'는데, 이 과학자의 삶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과학자들 명단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다음 급으로 이름을 올려놓을 만한 생물학자 제임스 왓슨. 1953년 프랜시스 크릭과 함께 염색체(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낸 짧은 논문을 발표해 세상을 발칵 뒤집었던 왓슨은 자신에게서 시작된 '유전자 논쟁'들에서도 싸움 붙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화려한 경력만큼이나 과학계의 논쟁에서도 언제나 중심에 서있었던 그가 자신의 입으로 과학을 향한 열정과, 발견의 뒷얘기들을 털어놓는다. "아버지의 서재에는 과학책들도 드문드문 있었는데, 날씨가 나..

별난 과학책 두 권- '양자 나라의 앨리스'와 '텔로미어의 모자'

양자 나라의 앨리스. 로버트 길모어 지음. 해나무 텔로미어의 모자. 모리카와 유키히토. 달과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문과 쪽에서 공부를 한 사람들은 과학 이야기만 나오면 심사가 뒤틀리고 콤플렉스가 가동을 한다. "빛은 어떻게 `파동'인 동시에 `입자'가 될 수 있다는 거야", "질량과 에너지가 두 얼굴의 같은 존재라니, 통 뭔소린지." 과학적 상상력의 부재를 탓하며 머리를 칠 필요는 없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양자물리학에 대해서는 "신은 주사위놀이(확률 게임)를 하지 않는다"며 격분했고, 양자역학의 아버지라는 닐스 보어조차 "양자론을 생각하면서 혼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양자론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을 정도니까. 결국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양자의 세계는 앨리스가 돌아다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