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면제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국내 시장에서도 많이 유통되고 있는 미국 제약회사들의 수면제가 몽유병과 수면중 이상 행동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미 식품의약국(FDA)이 14일 경고했다.
AP통신은 FDA가 사노피-아벤티스사(社)가 제조한 수면제 암비엔(Ambien)과 파마시아의 핼시온(Halcion) 등 수면제 13종에서 몽유병과 비슷한 증상과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 같은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FDA는 이 약들의 처방·복용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제약회사들을 상대로 약품에 복용안내문을 동봉할 것을 지시했다.
암비엔을 비롯해 이 수면제들을 복용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가(假)수면 상태에서 일어나 폭식을 하거나 전화를 걸고, 물건을 수리하고, 심지어 자동차를 운전하는 등의 행동을 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들은 모두 잠에서 깬 뒤에는 자신의 수면 중 행동을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면제를 알콜이나 다른 진정제와 함께 먹거나 적정량을 넘어 과다복용한 경우 수면중 행동의 강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알레르기 반응인 과민증과 혈관부종 같은 부작용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암비엔은 졸피뎀이라는 성분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1993년 출시된 이래 전세계적인 제약업계의 블록버스터가 됐던 제품이다. 처음 판매될 때만 해도 이전의 수면제들보다 내성이 약하고 의존성과 금단증상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 대히트를 쳤다. 2005년의 경우 세계 각국에서 22억달러(약 2조원) 어치가 팔려 전세계 수면제 시장의 60%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 약은 일본에서는 ‘미스리’, 한국에서는 ‘스틸녹스’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스틸녹스는 1999년 국내 판매가 시작된 이래 한국 수면제 시장의 50%을 차지할 정도로 대중화됐다. 지난해말 특허기간이 끝나면서 국내 제약사 4곳에서 제네릭약품(카피약)들도 같이 생산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스틸녹스에 이어 많이 팔리는 수면제는 역시 이번 FDA 경고대상에 들어 있는 핼시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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