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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딸기21 2006. 12. 1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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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묻은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분쟁지역에서 저임금·강제 아동노동 등에 의해 생산돼 거대 다이아몬드 가공회사들로 팔려가는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피묻은 다이아몬드)'가 다시 핫이슈로 등장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90년대 시에라리온 내전 당시 다이아몬드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진 것을 계기로, 1990년대 아프리카 내전의 원인이 됐던 블러드 다이아몬드 문제가 다시 한번 물위로 떠올랐다.


1캐럿에 50만원


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DRC)의 음부지마이는 콩고강을 끼고 있는 광산 지대다. 이 마을 곳곳에는 땅속 깊이 파들어간 구덩이들이 널려 있다. 어린 소년들을 비롯해 동네 남자들은 모두 땅속을 헤짚는다. 맨발에 곡괭이, 허리에는 밧줄을 매고 땅굴로 들어가 다이아몬드를 찾는 것.

여덟 아이를 둔 음벵가라는 남성은 얼마 전 1캐럿짜리 원석을 발견, 500달러(약 46만원)에 팔았다. 함께 일했던 이들과 돈을 나누니, 한 집에 떨어진 돈은 대략 50달러. 이 돈으로 열 식구가 며칠간 입에 풀칠을 했다. 이렇다 할 산업이 없는 황량한 음부지마이 주민들에게 곡괭이질은 유일한 생계 수단이다. 음벵가는 12일 CNN 인터뷰에서 "돈만 주면 아무에게나 팔기 때문에 다이아몬드가 누구 손으로 가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오랜 내전 끝에 새 정부가 출범한 DRC는 세계 4위의 다이아몬드 생산국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1인 20억달러 어치의 다이아몬드를 수출했다. 정부는 국영 기업이 다이아몬드 채굴과 유통을 통제·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밀거래 루트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빛바랜 킴벌리 프로세스


1990년대 다이아몬드 광산을 둘러싸고 내전이 벌어져 20만 명이 숨진 시에라리온에서는 유엔의 지원을 받는 정부가 재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는 재건자금을 만들기 위해 광산들을 민영화하려 하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이 남아있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시에라리온의 별'로 불리는 거대 원석들이 생산됐던 광산들에는 지금 서방 대기업들과 광산 투기꾼들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세계 최빈국 주민들은 여전히 부자들을 위한 다이아몬드 생산에 내몰리고 있고, 그 이익은 서방 자본가들과 현지 기득권층의 손으로 들어가고 있다.

2003년 세계 다이아몬드 회사들과 생산·가공국 정부들은 다이아몬드의 생산·유통과정을 감시하고 분쟁지역 광석 매매를 금지하는 `킴벌리 프로세스' 협약에 합의했다. 그러나 블러드 다이아몬드 밀거래는 다소 줄긴 했지만 없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정교해졌다.





미국에서는 지난 8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개봉됐다. 짐바브웨에서 촬영했다는 이 영화는 시에라리온의 블러드 다이아몬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미 언론들은 업계가 이 영화를 반박하기 위한 홍보전에 쏟아부은 돈이 수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밀거래량은 전세계 유통량의 1%에도 못 미치며 영화가 90년대 사건으로 현재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광산 문제를 감시해온 비정부기구 글로벌위트니스는 밀거래된 원석들이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에서 `세탁' 과정을 거쳐 합법 루트로 포장되는 형태로 계속 수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