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세계은행이 경찰인가

딸기21 2006. 10. 15. 23:17
728x90
"세계은행이 경찰인가. 빈곤국 국민들에 대한 `집단 징벌'은 안된다."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차관 제공을 잇달아 중단 혹은 보류한 것을 놓고 내부 논란에 휩싸였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14일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지난해부터 차관을 제공받은 국가들의 부패 문제를 들어 개도국 지원을 끊으면서 내부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으며 특히 유럽과 개도국 출신 관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은행은 작년말 인도와 약속했던 8억달러 차관 제공을 보류한 이래 케냐, 콩고, 차드,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도국 차관 계약을 줄줄이 철회하거나 중단시켰다. 울포위츠 총재는 1990년대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독재정권 때 세계은행 차관의 10∼25%가 부패한 관리들과 그 일당들에 돌아갔던 사실 등을 들며 개도국들이 부패 문제를 해결해야만 지원을 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재임한 지난 15개월 동안 세계은행 차관제공액이 230억달러나 늘어났다며 빈국 지원임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그를 총재로 지명했을 때부터 세계은행의 활동 목표에 걸맞지 않는 인물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던 세계은행 관리들은 차관 중단 조치가 해당국가 국민들에 대한 독단적인 징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패와의 전쟁도 중요하지만, 세계은행의 원조는 수천만명에서 수억명에 이르는 빈곤국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이들은 세계은행이 빈곤을 줄이기 위한 기구이지 부패를 처벌하는 기구가 아니라면서 울포위츠 총재의 강경 조치를 비판한다. 올 연말로 임기가 끝나는 페루 출신의 로베르토 다니노 부총재는 트리뷴 인터뷰에서 "부패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 얽매여 빈국들의 개발에 필요한 비용을 줄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몇몇 관리들은 울포위츠 총재 취임 이래 세계은행과 개도국 정부들 간 협조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728x90

'딸기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나라들  (0) 2006.11.01
이런 케리같은 녀석  (0) 2006.10.31
핵 가진 나라, 못 가진 나라  (0) 2006.10.10
'조용한 비행기' 개발  (0) 2006.10.07
안녕, 별.  (0) 200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