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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쓰다가 화재 난다?

딸기21 2006. 8. 1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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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개인용컴퓨터 제조회사인 미국 델사(社)가 일본 소니사로부터 납품받은 랩탑(노트북) 컴퓨터용 배터리에서 이상이 발견돼 410만개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리콜은 미국에서 실시된 전자제품 관련 리콜조치로는 최대규모다.

이 사건을 통해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결정짓다시피 하고 있는 휴대용 디지털가전의 안전문제가 부각되고 있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델이 리콜을 실시키로 한 것은 2004년1월부터 올 7월18일 사이에 제작돼 래티튜드, 인스피론 6400, 프리시전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노트북 제품과 함께 판매된 리튬이온 배터리에 해당된다. 델의 `자발적 리콜' 결정은 미국 소비자제품보호위원회 등과의 토의 끝에 나온 것으로, 랩탑 컴퓨터 일부 기종에 사용된 배터리가 과열될 경우 화재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델과 소니 측은 랩탑 컴퓨터에 사용된 리튬이온 배터리의 리콜을 결정했지만, 이 조치가 가져올 여파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세계적인 기술 주도 기업으로 이미지를 쌓아온 소니 측에 `악몽'이 되고 있다. 일부 기종이라고는 해도 개수가 410만대나 되는데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사용되는 것이 랩탑 컴퓨터 뿐이 아니기 때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디지털 카메라나 MP3 플레이어, 휴대전화 등 다른 휴대용 디지털기기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1990년대 이전에는 니켈-카드뮴 배터리가 널리 쓰였으나 크기가 작고 가벼우면서 더 많은 전력을 낼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최근에는 대세가 됐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금속 중 가장 가벼운 대신 불안정한 속성을 가진 리튬의 이온을 이용한 것으로, 내부에 가연성 유기용제가 포함돼 있는 전해액이 들어있다. 충전시 쉽게 가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정량만을 충전토록 하는 메모리기능이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전해액이 쉽게 가열되기 때문에 파열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지 내부의 압력이 높아져서 전해액이 새어나오거나 전지가 터지면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일본 소니 본사측은 이번 리콜의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 내 금속 코일 한쪽 부분에 들어간 금속 파편이 과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근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제조과정에서 생긴 `불량품'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 기술전문가 로저 케이는 AP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소니에게는 일대 악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애플컴퓨터 측이 한국 LG화학으로부터 납품받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문제를 발견했다는 보고가 있었고 그 전해에는 미 연방항공위원회가 만일의 위험에 대비해 여객기에 이 배터리를 반입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고 AP는 전했다.

소니가 납품하는 곳은 델 뿐 외에도 레노보 그룹 등 미국 내 여러 컴퓨터회사들이 있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리콜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다른 컴퓨터회사들도 `리튬 불똥'을 맞지 않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소니 배터리를 사용해온 애플사는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고, 휼렛패커드와 후지쓰는 "소니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즉각 발표했다.

델측은 아직 이번 리콜조치로 인한 비용을 정확히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리콜 비용이 2억 달러에서 최대 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델 측은 배터리 교체비용 대부분을 소니 측에서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망신당한 소니 (2006.9)

기술대국 일본의 상징인 소니가 잇단 타격을 받고 있다. 리튬이온 건전지 문제로 기술 신화에 금이간데 이어, 올 겨울 시장을 겨냥해 내놓을 예정이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 3 출시에 제동이 걸렸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경제전문지들은 7일 소니에게 또다시 `기술 재앙(technology disaster)'이 닥쳤다고 톱뉴스로 보도했다.

소니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앞서 11월 내놓을 예정이었던 PS3 출시를 일부 늦추고 초기 출시량도 줄이기로 결정했다. 소니측은 미국과 일본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던 PS3 4백만대를 절반 규모인 2백만대로 줄이고, 유럽시장 출시는 아예 내년 3월로 미루기로 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I)의 구타라기 켄(久多良木健) 사장은 "PS3를 기다리고 있던 수많은 분들께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출시 지연을 인정했다. 당초 소니는 PS3를 올봄 내놓으려 했다가 11월로 한차례 늦춘 상태였다.
PS3 출시가 늦어지게 된 것은 기술적인 문제 때문. 레이저 다이오드 대량생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소니가 자랑해온 블루레이 디스크 레이저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오드는 전류를 한쪽으로만 흐르게끔 기능하는 반도체 부품. 블루레이 디스크는 고화질 영상을 위해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광 기록방식 저장매체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저장된 데이터를 읽을 때 DVD 디스크에 비해 훨씬 짧은 파장(405나노미터)을 갖는 레이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DVD와 같은 크기 속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다.

이번 일은 소니에 또다시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앞서 미국 델컴퓨터와 애플컴퓨터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소니가 제조한 랩탑 컴퓨터용 리튬이온 건전지 수백만대를 리콜하는 결정을 내렸다. 두 회사는 리콜 비용을 소니 측에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전지 파문에 이어 주력상품인 PS3마저 기술적인 결함으로 늦춰지게 되면서 소니의 신뢰도는 더욱 떨어지게 됐다. 소니그룹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아왔던 구타라기 SCEI 사장은 물론, 소니그룹 전체를 이끌고 있는 하워드 스트링거 최고경영자도 경영능력을 의심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소니의 경쟁상대인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플레이어 엑스박스(XBox) 360을 지난해말 출시한데다 닌텐도도 위(Wii)를 올 4분기 예정대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소니의 초조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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