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생활비가 세계의 대도시들 중에 2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위는 러시아의 모스크바가 차지했다.
미국의 컨설팅업체인 머서 휴먼리소스 컨설팅(MHRC)이 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대도시들 중 서울은 주택, 교통, 음식 등 200여개 항목을 종합한 생활비 지수가 지난해 1위였던 일본의 도쿄(東京)를 제치고 아시아 1위, 세계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조사에서 5위였던 서울의 랭킹이 뛰어오른 것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상대적 강세를 보인 탓으로 분석됐다. 1위는 모스크바였고, 도쿄는 엔화 약세에 힘입어 3위로 내려앉았다. 아시아권에서는 홍콩이 서울과 도쿄에 이어 물가가 비싼 도시로 기록됐다.
MHRC는 미국 뉴욕의 물가를 100으로 잡고 세계 144개 대도시들의 물가지수를 산정했다. 그 결과 모스크바는 123.9, 서울은 121.7, 도쿄는 119.1이었다. 홍콩은 116.3, 영국 런던은 110.6이었다. 모스크바는 최근 부동산 붐으로 집값이 오른 것이 랭킹 상승의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모스크바의 집값은 대형 주택 기준으로 전년 대비 50% 가량이 뛰었다.
아시아에서는 서울, 도쿄, 홍콩, 오사카가 10위권에 포함됐고 중국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가 각각 14위와 20위를 기록했다. 중화권 도시들은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순위가 올라갔다. 유럽 도시들은 유로화 약세 때문에 순위가 조금씩 밀렸지만 동유럽 도시들은 물가 상승으로 다소 순위가 올라갔다. 유럽에서는 옛 동독지역에 있는 독일의 라이프치히가 가장 물가가 낮았다.
미주에서는 뉴욕이 10위를 차지해 올해에도 가장 돈이 많이 드는 도시로 기록됐다. 지난해 100위권 밖이었던 브라질의 상파울루(34위)와 리우데자네이루(40)는 경제 성장과 헤알화 상승으로 순위가 껑충 뛰었다. 남미권 동시들은 공산품 가격이 싼데도 불구하고 공공서비스 부족 때문에 기본적인 생활비가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MHRC는 "올해 물가 순위에는 환율 변동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고유가와 공공서비스 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하고 특히 개발도상국들의 물가가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대상 도시들 중 물가가 가장 싼 곳은 파라과이의 아순시온이었다.
앞서 MHRC가 지난 4월 발표한 세계 131개 도시의 `삶의 질 지수'에서는 스위스의 취리히와 제네바가 각각 1,2위를 차지했으며 캐나다 밴쿠버와 오스트리아 빈이 공동 3위, 뉴질랜드 오클랜드와 독일 뒤셀도르프 순이었다. 서울은 물가에서는 세계 2위이지만 삶의 질 측면에서는 세계 5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