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수상한 GPS

[구정은의 ‘수상한 GPS’] 계엄령 선포된 나라들.

딸기21 2024. 12. 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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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5

비상계엄령 때문에 한국이 엄청 큰 소동.
먼저 계엄령은 대체 뭔지 간략 정리~

AP


계엄령. martial law. 민간 통치를 군사 통치, 즉 계엄사령부에 의한 통치로 대체하고 통상의 법적 절차를 중단하는 것. 헌법에 보장된 기본적인 자유조차 정지된다. 대부분의 경우 계엄령은 전쟁이나 내란 때 선포. 자연재해와 같은 비상사태 시 부분적으로 선포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역사적 전례를 보면 군사 쿠데타 때 계엄령이 선포되는 경우가 많았다.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는 것을 법에 명시한 나라들도 있지만, 명시적 조항이 없는 나라도 많다.

전쟁이나 내란보다는 억압적인 정권이 자국민을 압박하기 위해, 즉 국민과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 쓴 사례들 제3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이집트나 태국. 그리고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

중국에서도 1989년 톈안먼 사태 뒤 계엄령 발동.
자국민 시위 막기 위한 대표적인 사례. 1981년 폴란드 공산정권도 정치적 반대파를 진압하기 위해 계엄령 발동.
일반적으로 계엄령이 선포되면 통행금지, 민법과 시민권정지. 그리고 민간인들도 군사재판에 회부하곤 한다.
과거 한국도. 오랫동안 긴급조치 계엄령 등등…

이집트에서는 1967년부터 2021년까지 거의 지속적으로 비상사태가 발령.
군사법원에 민간인을 재판할 권한을 부여하고 정부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법원 명령 없이 45일 동안 구금할 수 있게 했다. 시위 금지하고.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으로 쫓겨난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1981년부터 40년간 독재.
무바라크 재임 기간 비상사태법 제정. 계엄령과 이름은 다르지만 실상은 계엄통치법. 3년마다 갱신. 원래 비상사태 선포하는 권한은 의회가 ⇒ 군부가 가져감.
행정권, 입법권, 사법권을 모두 군부로 이양하게 함. 나중엔 좀 느슨해졌지만.
2003년 마지막으로 연장하고 2006년부터 ‘테러방지법’으로 대체하겠다고 했음. 하지만 테러 났다고 연장, 추가 연장, 또 연장…. 2011년 2월 무바라크 쫓겨날 때까지 계속됨. 지금도 사실상 군부정권이지만.

태국도 쿠데타 많았던 나라. 입헌군주국이라고는 하지만 국왕 입김이 셌던 국가이기도.
1912년 계엄법 만들어짐. 그 후 툭하면 쿠데타.
정치권이 맘에 안 들면 군부가 나서고. 다만 군사정권이 오래간다기보다는 계엄통치 좀 하다가 국왕이 나서서 물러나라, 화해하라 하고 민정복귀시키는 패턴.
이례적으로 2004년 1월에는 탁신 당시 총리가 태국 남부 분리주의 반군 맞서서 계엄령. 그러다가 2006년 방콕 무혈 군사쿠데타, 군부가 탁신 유엔총회 가 있는 동안 계엄령 선포.

정권 몇번 바뀌고, 2014년 5월 군부가 다시 쿠데타, 계엄령 선포. 1년 뒤 해제했지만 쁘라윳 짠오차 정권, 2019년까지 5년간 사실상 계엄통치.
2020년 반정부 시위 일어나니까 긴급포고령 발표했다가 일주일 만에 철회하기도. 심지어 그 해에는 코로나19 핑계로 전국 비상사태 선포하고 통제. 그러다가 작년 총선 이후에야 자유화.

아시아에서 독재 하면 필리핀 빼놓을 수 없는 나라.
제2차 세계대전 중 1944년 9월 계엄령 선포 됨. (일본 점령 중)
1972년부터 1981년까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치하에서 다시 계엄령 선포.
1983년 투옥된 야당 정치인 베니그노 아키노 주니어 상원의원의 암살과 1986년 보궐선거에서의 광범위한 부정행위⇒피플파워혁명.
그리고 민주정부가 들어섬. 그런데 2000년대 중반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대통령때 부패와 정치 불안. 쿠데타 일어날 거라는 소문 흉흉. 시위도 많고.
2009년 12월 마카피갈 아로요, 일부 지역 계엄령 선포.
2017년 5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민다나오 섬 일대에 계엄령. 7개월 뒤 해제.

시리아 이라크 이런 나라들은 내전, 전쟁 겪었는데 계엄통치는 없었을까?

옛날에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시리아는 계엄통치 무려 48년 갔고 그게 풀린 게 2011년 4월. 민주화 시위 일어나니 계엄 풀었지만 결국 내전이 됐다.
이 때까지 시리아 계엄이 세계 최장기.

특이한 게, 억압적인 걸로 알려진 이란은 계엄령 없음.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의 이란, 파흘라비 왕조의 공포 정치. 시민들 저항 커짐.
1978년 9월 7일,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아들 모스타파 호메이니의 죽음에 대한 정부의 개입에 항의하는 공개 시위⇒ 이튿날 정부는 전국의 다른 여러 도시와 함께 수도에 사실상 계엄령을 선포했으며, 그 후 추가 시위가 발생하여 같은 날 테헤란의 잘레 광장에서 군대가 시위대를 향해 발포.
샤는 11 월 6 일 민간 정부를 해산하고 군사정부 꾸림 하지만 대세는 이미 넘어감. 퇴진을 준비하던 샤는 1979년 1월 4일 군사 정부를 해산하고 개혁파 새 총리 임명했지만 혁명이 일어남.
2월 이슬람 공화국과 새 헌법이 탄생. 이란 이슬람 공화국 헌법 제 79조는 이슬람 자문회의의 승인없이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을 금지.

지금 계엄령 하에 있는 나라는 어디 어디일까.

먼저, 우크라이나. 이유는 뭐 말 안 해도….
2018년 러시아의 적대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처음 선포.
(크림 반도 근처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에 발포하고 나포, 일부 지역 계엄령. 한달 만에 만료된 제한적 계엄령.)
⇒ 2022.2.24 러시아 침공으로 계엄령.
작년 총선, 올해 대선 연기한 것도 그 명분.

미얀마는 2021.2.1 땃마도(군부) 쿠데타.
군사 정권이 양곤 비롯해 여러 지역 계엄령.
여기저기서 학살 많이 했고. 군사법정 만들어서 사형선고도 많이 하고. 일부 지역 내전 중,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은 전국의 3분의2 정도라고 하고.

이스라엘은 계엄통치 아니어도 군사국가. 다민족 국가인데 매우 차별적.
1948 국가 수립. 1949~1966년까지 아랍계 주민 많은 곳에 계엄령. 예를 들면 군이 엄격한 거주 규칙을 만들어 감시. 주민등록 안한 아랍계 추방하고, 등록된 주민들도 일정 거리 이상을 여행하려면 군 총독의 허가를 받아야했으며 통금 시간, 행정 구금 및 추방이 일반적이었음.
정치적 권리에 대한 극단적인 탄압. 대부분의 시민 조직은 금지. 팔레스타인 국기 및 기타 팔레스타인 애국심의 표현도 금지. 군 당국은 선거에서 당국이 선호하는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아랍 시민을 위협하는 일이 빈번.

1967년 이스라엘군이 웨스트뱅크, 가자지구, 시리아 골란고원, 이집트 시나이반도를 점령한 전쟁 이후 이 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은 물론 요르단, 시리아, 이집트 주민에 대한 계엄령 시행.

수십년을 그런 식으로… 1993년 오슬로 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제한된 자치권을 인정받았으나 서안 C 지역 일부 계엄령, 이스라엘군 통제.
2006년 레바논 전쟁, 레바논 점령지역 계엄령이 선포됨. 이번 전쟁에선 계엄령 없음.

세계 최장기 계엄 통치는 인도네시아랑 붙어 있는 보르네오섬 브루나이.
이민도 안 받는 폐쇄된 왕국, 하지만 산유국이라 부자.
1959년 헌법에 따라 술탄이 국가원수. 1962년 12월 8일 반란이 발생. 싱가포르에서 파견된 영국군이 진압.
그후 지금까지 계엄령. 하사날 볼키아 술탄(국왕)이 국가원수이자 국방장관 겸 군 최고사령관.
이 나라는 영국 관습법을 기반으로 한 법률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이슬람 법 (샤리아) 경우에 따라이를 대체. 의회가 있지만 선거는 없음. 마지막 선거가 1962 년이었음.
그해 반란 이후이 술탄은 2 년마다 갱신되는 비상 권한. 하사날 볼키아는 총리, 재무 장관도 겸직.

사실 대만도 1949~1987년 38년 장기간 계엄통치.
우리는 그 나라를 자유중국이라고 불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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