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대통령과 스포츠

딸기21 2006. 3. 2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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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중국을 방문하면서 `무술 도량'으로 유명한 소림사를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푸틴 대통령은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다. 근래 국내에서는 공짜로 골프를 즐기던 총리가 `황제 골프' 스캔들에 휘말려 자리에서 물러난 일이 있었으며 서울시장이 `공짜 테니스' 의혹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사건도 벌어졌다. 정치인, 그것도 한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국가원수나 거물 정치인이 되고 나면 운동도 더이상 취미일 수 없으며 정치적 관심사이자 정치의 수단이 된다.

스포츠광 국가원수들

푸틴 대통령은 소림사 방문 이전부터도 무술애호가로 유명했다. 지난 22일 푸틴 대통령의 소림사 방문을 앞두고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그를 `무림 고수'라 표현했을 정도다. 1974년 옛 소련 유도대회에서 우승한 유도 고단자인데다, 러시아 격투기인 삼보 대학챔피언 타이틀도 갖고 있다. 2000년 일본 방문 때에는 예고 없이 유도 도장을 찾아 즉석 대련을 펼쳤으며 지난해에 방일 때에도 일본의 유도 영웅 야마시타 야스히로(山下泰裕)를 식사에 초대하는 등 `유도 사랑'을 과시했다. 스키와 자동차 경주에도 일가견이 있다고. 2002년에는 유도에 관한 책을 펴내기도 했다.

푸틴특집... 귀여운?? 구석도 있네요 ^^



지난 20일 폐막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계기로 미국 못잖은 `야구 강국'으로 떠오른 곳이 쿠바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대통령은 야구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 어릴적 미 뉴욕 양키스 입단테스트까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대 중반 대학과 클럽의 스타 투수였다고 하니, 혁명가가 되지 않았으면 메이저리그 스타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수준급 실력을 갖춘 국가지도자로는 유럽의 작은 나라 모나코의 알베르 국왕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왕세자 시절 4차례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봅슬레이 선수였다.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일본 씨름 스모광이고, 열혈 축구팬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뛰는 것보다 먹는 것을 더 좋아하는지 `대식가' 평판이 더 많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팬. 국제회의장에서도 쉬는 시간에 프리미어리그 스코어에 관심을 쏟을 정도이지만 운동은 별로 안 하는 듯. 지난해 심장 이상으로 젊은 나이에 병원 신세를 져 건강이상설이 나돌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독서나 음악 감상 등 `혼자놀기'형 취미를 갖고 있으며, 이따금씩 스키를 타는 것을 빼면 스포츠와는 별 관련이 없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뛰었던 축구선수 아들을 두고 있지만 본인의 실력은 알려져 있지 않다.

잘 되면 국민화합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정권이 물러간 이듬해인 1995년. 세계 럭비월드컵에서 남아공 국가대표팀이 우승컵을 거머쥔 뒤 백인 주장인 프랑스와 피에나르는 등번호 6번이 찍힌 셔츠를 넬슨 만델라 당시 대통령에게 건넸다. 두 사람이 끌어앉는 순간 남아공의 흑인과 백인들은 마음의 벽이 허물어짐을 느꼈다. 럭비 애호가인 만델라 전대통령은 럭비를 통해 국민들에게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그는 젊었을 때 직접 럭비와 권투 같은 스포츠를 하며 몸을 단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도 뱃살을 좀 빼야 하지 않을까...



브라질의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축구광이다. 2003년 7월 토지개혁 협상을 하기 전 브라질 최대의 농민운동단체인 `토지없는 노동자운동(MST)' 대표와 브라질리아의 대통령궁에서 축구를 하면서 화기애애한 협상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룰라 대통령은 현란한 드리블 솜씨를 보여주며 축구실력을 뽐낸 것은 물론, 브라질 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축구를 통해 `노동자 출신 대통령'으로서 소박하고 열정적인 이미지를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효과를 거뒀다.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잘 알려진대로 명문 축구팀 AC밀란의 구단주다. 미디어 재벌인 그는 매스컴을 대대적으로 동원하고 축구를 정치에 이용, 집권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97년 사망한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말년에도 양쯔(揚子)강을 수영으로 건너며 종종 건재를 과시했고, 후임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도 뒤를 따랐다. 이들 노령 지도자들에게 수영은 건강과 함께 정치적 힘을 확인시켜주는 수단이었다. 반면 `젊은 지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건강을 과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인지, 운동하는 모습을 별로 보여준 일이 없다.

잘못하면 `스캔들'

정치 지도자들에게 스포츠 취미는 때론 골칫거리가 되기도 한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최근 사냥 때문에 곤경에 처했다. 오발사고를 일으켜 동행인을 중태에 빠뜨렸고, 사냥친구들의 로비 의혹 등 `부적절한 관계'까지 의심받으며 궁지에 몰렸다. 사냥허가도 받지 않고 사냥을 했음이 들통난데 이어 `공짜 사냥'이었던 사실까지 뒤늦게 밝혀지는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텍사스 석유재벌 출신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취미는 의외로 `소박'하다. 조깅, 낚시, 러닝머신, 자전거 등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부시대통령은 `스캔들'이 아니라 `실수' 때문에 종종 세계 언론을 시끄럽게 장식하곤 한다.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각광받았던 전동자전거 `세그웨이'를 타다가 떨어진 적이 있는가 하면, 작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G8(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의 때에는 자전거를 타다가 떨어졌다. 부시대통령은 한때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였으며 지금도 야구광이다. 2001년에는 야구 중계를 보다가 프레첼 과자가 목에 걸려 졸도하는 바람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은 `골프 사랑'으로 유명하며 그 못잖게 `최악의 에티켓'으로도 유명하다. 속임수를 많이 쓰고 멀리건(첫 샷을 잘못 쳤을 때 벌점 없이 다시 치게 해주는 것)을 많이 받아내 `빌리건'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 딸기 기자


스포츠스타에서 정치인 변신한 사람들


스포츠스타와 정치인은 국민적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인물들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스포츠 스타로서의 명성과 인기에 힘입어 정치권에서 급성장한 인물은 의외로 많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2003년10월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취임한 아놀드 슈워제네거(59). 1984년 영화 ‘터미네이터’ 성공 이후 헐리우드 스타로 완전히 자리매김했지만, 그는 원래 보디빌더 출신이다. 오스트리아 태생인 그는 1965년 오스트리아 보디빌더 대회에서 주니어부문 우승을 시작으로 1967년 스무살의 나이에 영국 런던의 ‘미스터 유니버스’ 대회에서 최연소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미스터 올림피아’ 대회에서 세운 7연속 우승기록은 1991년까지 깨지지 않았을 정도다.



역쉬... 멋지다 ㅠ.ㅠ


또다른 운동선수 출신 미국 정치인으로는 프로레슬러 제시 벤추라(55)를 꼽을 수 있다. 1980년대 중반까지 ‘더 바디(The Body)’라는 별명으로 큰 인기를 얻은 벤추라는 은퇴 뒤 스포츠해설가를 거쳐 1991년 미네소타주의 브루클린파크 시장을 역임했다. 이후 1998년11월 개혁당 후보로 출마, 미네소타주지사에 당선됐다. 선거일 전날까지 여론조사에서 3위였던 그의 당선은 당시 최대 이변으로 꼽혔다. 그는 2003년 재선 출마를 포기한 뒤 TV토크쇼 진행과 이라크전쟁 참전군인 지지모임 고문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축구에서는 ‘검은 표범’ 조지 웨아(40)와 ‘축구황제’ 펠레(66)가 유명하다. 1995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라이베리아의 웨아는 2001년 은퇴한 뒤 지난해 11월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다가 결선에서 아프리카 최초 여성 대통령 엘렌 존슨설리프에 석패했다.

1958년 17세에 월드컵 무대에 데뷔,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2골을 넣으며 최연소 우승팀 선수로 등극했던 펠레도 1995년 페르난두 엥히케 카르도주 전 브라질 대통령 당시 체육부장관으로 활동한 바 있다. 유니세프 명예홍보대사로 활약중이다.

아시아에서는 파키스탄의 임란 칸(54) 정의운동당 당수가 유명한 크리켓 선수 출신이다. 영국 옥스포드대 크리켓팀 주장이기도 했던 칸은 1992년 크리켓 월드컵에서 파키스탄의 단 한번뿐인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지난달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방문시에는 잠시 가택연금되기도 했다.

일본 프로레슬링의 전설 안토니오 이노키(63)도 1989년 스포츠평화당을 창당한 뒤 참의원(상원)에 당선된 뒤 1995년까지 정계에서 활약했었다. 일본에는 자민당의 오니타 아쓰시(大仁田厚.47) 참의원이 프로레슬러 출신이고, 스모의 최고등급인 요코즈나에 올랐던 이종격투기 선수 아케보노에게도 일본 정치권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종격투기 K―1의 강자 미르코 크로캅(32)은 2003년11월 인기에 힘입어 조국 크로아티아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K―1의 ‘무결점의 파이터’ 에밀리아넨코 효도르(30)는 지난해 러시아 시의원 출마를 선언했다가 중도포기했었다.

-꾸물이 기자


★ 미국의 차기 대선후보 물망에 오르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체력단련실에서 운동하는 모습이 최근 TV 화면에 잡혀 관심을 모았었다. 덤벨을 들어올리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선보인 라이스 장관은 워싱턴 지역방송 `뉴스4투데이'에서 "매일 새벽 45분씩 운동하는 것이 체력관리의 비결"이라면서 "앞으로 더욱 민첩하고 근력 있는 미국 외교를 보여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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