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5월 미군 항공모함 선상에서 "주요 전투는 끝났다"며 기세 좋게 승전선언을 했던 부시대통령이 전후 3년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부시 대통령은 19일 이라크전 3주년을 맞아 "이라크 지도자들에게 신뢰를 보낸다"며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라디오연설에서 "이라크 공격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주장했었다. 딕 체니 부통령은 "이라크 폭력사태는 알카에다 때문"이라며 내전 위기론을 일축했다. 조지 케이시 이라크 주둔군 사령관도 "이라크에서 저항세력은 인구의 0.1%에도 못 미친다"면서 "내전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쟁 3주년을 하루 앞둔 19일에만 이라크 곳곳에서 35명이 숨지는 등 유혈사태가 계속됐지만, 미국은 `내전이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 사이 부시대통령의 국정 수행과 이라크전쟁에 대한 미국내 여론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CNN과 USA투데이가 지난 10∼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시대통령 지지율은 36%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 조사에서는 37%, 뉴스위크 조사에서는 36%를 기록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늑장대응 논란과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 파문 등 지지율을 떨어뜨린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역시 이라크전이다. 뉴스위크의 16∼17일 조사에서 미국인의 65%는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 명분으로 국방비 증액과 이라크 주둔군 파병 연장을 고집하다가 발목을 잡힌 셈이다.
전쟁이 3년씩 계속되면서 미국의 전쟁예산은 천문학적으로 늘었다. 지난달 미 국방부는 올해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비용으로 의회에 653억 달러(약63조4000억원)를 추가 요청했다. 이것이 승인되면 올해 미국의 방위비 총액은 5568억 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연방정부는 전비 부담으로 재정적자가 커지면서 사상 최초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까지 맞고 있다. 전쟁 3년 간 미군 공격과 테러 등으로 숨진 이라크 민간인은 3만3000∼3만7000명, 미군 사망자는 2318명(iCasualties.org 집계)에 이른다. 급기야 미국 보수주의 외교의 대부 격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은 1년 안에 이라크에서 손떼고 전면 철군하라"고 촉구하는 지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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