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훌륭한 사람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콘디.

딸기21 2006. 3. 1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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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파워를 가진 여성, 콘돌리자 라이스(52) 미국 국무장관이 호주에서 강연을 하며 어릴적 자신을 강하게 키워준 인종 차별 경험들을 털어놨다. 라이스 장관은 감동의 박수를 기대했지만 반전운동가들을 비롯한 청중들은 이라크 전쟁을 비난하며 거세게 항의해 강연장이 아수라장이 됐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17일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은 시드니음악당에서 300여명의 청중들 앞에 강연을 하면서 `흑인이기에 겪어야 했던' 괴로움들을 담담히 밝히면서 자신을 강하게 만든 일화들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 안에서도 인종차별이 심하기로 유명한 남부의 앨라배마, 이른바 `딥 사우스(Deep South)'에서 자라나면서 숱한 아픔을 겪었다면서 "우리 가족은 레스토랑에 갈 수도 없었고 호텔에 묵을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의 고향은 흑·백 갈등이 가장 치열했고 백인들의 폭력도 가장 거센 곳 중 하나였던 앨라배마주 버밍햄이다. 그는 흑인 격리정책이 여전히 진행되던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콜로라도주 덴버로 가서 15살에 덴버대학에 진학했었다. 그는 "10학년(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이 되어 덴버로 갈 때까지 백인 급우는 한 명도 없는 교실에서 분리 교육을 받았다"면서 "그때는 KKK단 같은 백인지상주의자들이 교회를 폭탄 공격하던 때였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 같은 민주국가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지금으로선 믿기지 않겠지만 그때는 그런 때였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내가 자라는 동안 고향인 버밍햄은 물론이고 미국 전체가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30∼40년 전이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졌겠지만 나는 지금 흑인 국무장관으로서 여러분들 앞에 서 있다"면서 남보다 2배 노력한 자신의 성공담을 소개했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의 연설 내용이 어릴 적 경험담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으로 옮겨가자 강연장은 잔잔한 감동 대신 항의와 비판의 분위기로 가득 찼다.

라이스 장관이 자신의 어린시절 시련과 이라크 상황을 연결시키는 말을 꺼내자 반전운동 단체 회원들이 발언을 중단시키며 "당신 손에 묻은 이라크 사람들의 피는 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외쳤다. 40여명에 이르는 시위대는 강연이 시작되기 전 음악당 앞에서부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고, 5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라이스 장관은 다시 어릴 적 이야기를 하며 "바그다드와 카불(아프가니스탄 수도)에서도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객석에 있던 맥쿼리 대학 학생이 일어나 "미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해외 원조에 가장 인색한 나라"라며 포문을 열었다. 라이스 장관은 45분간 대학생들로부터 이라크 포로학대 등에 관한 거센 질문공세에 시달려야 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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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하던 시절,

표독스럽게 내뱉는 말들 보면 속이 뒤틀리고 치가 떨렸는데 참 똑똑하고 일도 잘 하는 것 같다.


'훌륭한 사람'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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