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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국의 선택]‘개표 중단’ 언급한 트럼프 “사기극…대법원에 가겠다”

딸기21 2020. 11. 6. 18:29

2020. 1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새벽(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혼란과 민주주의의 위기. 이번 미국 선거에서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를 비롯한 사전투표가 ‘부정선거’로 치러지고 ‘사기극’이 벌어질 것이라며 여러 차례 캠페인에서 주장해왔다. 하지만 혼란을 부른 것은 우편투표가 아니라 유권자들의 뜻을 ‘덜’ 반영하려는 공화당의 공작과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었다. 이번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대통령 스스로 민주적 절차를 공격했다는 점에서 미국식 민주주의의 문제를 드러낸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직후인 4일 오전(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솔직히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면서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에 대해 “경이롭다”면서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엄청나게 이기고 있다고 하는 등 주요 지역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미국민들에 대한 ‘사기’라면서 “대법원에 가겠다”고 했다.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낸다는 것인지, 무엇을 어떻게 중단시키겠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말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누차 ‘의혹’을 제기해온 사전투표는 다 끝났고, 3일까지의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를 선거일 이후에도 여러 주들이 접수하기로 이미 결정해놓은 상태였다. 접수 시한은 주마다 다르다. 이미 큰 표차로 승부가 정해진 주에서라면 선거일 뒤에 접수되는 우편투표의 영향은 없다. 하지만 미시간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처럼 사전투표가 많았고 상당수가 개표되지 않은 곳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이들 3개 경합주에서는 이날 오전까지 개표가 70~80% 진행됐으나 사전투표는 거의 집계되지 않거나 일부만 개표됐다. 민주당과 미국 언론들은 올해 유독 늘어난 사전투표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표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해왔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사전투표를 언제 개표할지를 놓고 민주당 소속 톰 울프 주지사와 주의회를 장악한 공화당 간 다툼이 벌어졌다. 지난해 가을 펜실베이니아 선거당국은 유권자가 사전투표를 신청할 때 사유를 명시하지 않으면, 선거일 밤 투표가 마감될 때까지 개표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일부 카운티들은 아예 4일 이후로 우편투표 개표를 미뤘다. 미시간의 경우 약 526만명이 투표했는데, 디트로이트프리프레스에 따르면 그중 326만표가 사전투표였다.

 

앞서 AFP방송은 개표 초반 공화당이 우세한 것으로 비치는 ‘붉은 신기루’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고, 뒤에 결과가 바뀌면 선거 부정으로 몰아가는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했던 대로 승리 주장을 하고 나오자 CNN은 “근거도 없이 선거가 사기라고 주장하며 정당한 개표를 공격했다”고 했다. 바이든 캠프는 “터무니없다. 미국 시민의 민주적 권리를 빼앗으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