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성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노동자들, 모든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의 호소에 나의 목소리를 보태는 이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코로나19 시대에 더욱 착취당하고 빈곤에 신음하는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6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중계된 수요 강론에서 “(노동절인) 1일에 노동자들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메시지들을 전달받았다”면서 “지금의 위기가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인간의 존엄성은 언제나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탈리아의 농촌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을 언급하면서 “불행하게도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심하게 착취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 남부에는 북아프리카와 동유럽 등지에서 온 농업노동자들이 많다. 전체 미등록 노동자 약 60만명의 3분의 1이 농장에 고용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미등록 노동자라는 이유로 법정 최저임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있으며 노동조건도 열악하다. 최근 남부 풀리아주에서는 미등록 이주자들에게 최소한의 일당만 주고 휴식시간도 없이 일을 시키는 등 착취한 농장주들이 대거 적발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전국 봉쇄가 이어지면서 식량부족이 우려되자 미등록 이주노동자들 일부를 등록시켜 합법 노동자로 일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주자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반대하는 극우파들과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 등이 반대하고 있다.
5월 1일은 이탈리아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국들에서 노동절로 기념되지만 바티칸은 이 날을 공식 휴일로 정해놓지 않았다. 다만 1955년부터 이 날을 ‘노동자 요셉 성인의 날’로 기념한다. 지난 1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노동자들의 존엄성을 위해 싸운 성 요셉을 기리며 “일자리가 없는 사람이 없기를, 모두가 정당한 임금을 받기를” 기도했다고 가톨릭뉴스서비스(CNS)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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