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밀라노·베네치아 봉쇄…코로나19 발생 100여개국, '사실상 팬데믹'

딸기21 2020. 3. 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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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중앙역 개찰구가 폐쇄돼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밀라노가 있는 롬바르디주 전체를 비롯해 베네치아를 포함한 베네토주 일부 지역 등을 봉쇄한다고 밝혔다.  밀라노 로이터연합뉴스

 

결국 밀라노와 베네치아도 봉쇄됐다. 세계 곳곳에 제2, 제3의 ‘우한’들이 생겨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지구적인 전염병)’으로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8일 현재 감염이 발생한 나라가 100개국이 됐다. 누적 감염자는 10만6000여명에 이른다.

 

감염증이 가장 먼저 시작된 중국은 서서히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고, 한국도 감염자가 7000명이 넘지만 신규 확진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유럽과 미국·남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탈리아와 이란은 모두 7일(현지시간) 양성 진단을 받은 사람이 1000명 넘게 늘어 누적 확진자가 6000명에 육박한다. 지끔까지 숨진 사람은 이탈리아 230여명, 이란 140여명이다.

 

밀라노·베네치아 ‘봉쇄’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처음 확인된 이래, 이탈리아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밀라노가 있는 롬바르디아주, 볼로냐가 중심 도시인 에밀리아로마냐주, 베네치아가 위치한 베네토주의 감염자가 전체의 85%가량을 차지한다. 지금까지 바이러스 검사를 받은 사람은 총 4만2000여명으로 한국(17만1400여명)의 4분의1 수준인데, 검사를 늘리면서 나날이 확진자가 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 커클랜드의 요양시설 앞에 7일(현지시간) 구급차들이 서 있다. 이곳에서는 10여명의 코로나19 사망·감염자가 나왔다.  커클랜드 AFP연합뉴스

 

라스탐파 등 현지 언론들은 정부가 롬바르디아 등 11개주에 ‘레드존(zone rosse)’을 확대했다고 전했다. 롬바르디아주는 경제·금융 중심지인 밀라노를 포함해 주 전체가 레드존이 됐다. 에밀리아로마냐, 베네토, 피에몬테주 등에서는 베네치아, 파르마, 파도바를 비롯해 일부 지역이 레드존에 추가됐다.

 

중국의 우한 봉쇄처럼 아예 오도가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을 만나거나 업무 목적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고, 주민들도 정부 허가를 받아야만 다른 지역에 갈 수 있다.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도시들이 닫힌 셈이다. 영국 BBC방송은 “바이러스가 북부 이탈리아에서 1600만명이 격리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당국은 잠정적으로 다음달 3일까지 이 조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사망자 급증...뉴욕도 ‘비상사태’

 

프랑스에서도 하루 새 300명 가까이 확진자가 늘어 총 1000명을 향해가고 있다. 사망자가 16명에 이른다. 하원의원 2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독일에서는 130명이 추가로 진단을 받아 총 800여명이 됐다. 스페인도 100여명이 더해져 500여명에 이르며 1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스의 집계를 보면 스위스와 영국은 누적 확진자가 200명이 넘었고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노르웨이 등도 150명 이상이 감염됐다.

 

사망자 증가세만 놓고 보면 가장 우려할 곳은 미국이다. 지난달 400여명을 검사하는 데에 그쳤던 미국은 거센 비난 속에 검사를 늘렸다. 하지만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7일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바이러스 검사를 받은 사람은 6000명도 안 된다. 확진자는 이날 115명이 추가돼 총 440여명이 됐다. 워싱턴·플로리다·캘리포니아주에 이어 뉴욕주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주에서는 이날 하루만에 확진자가 두 배로 불어나 총 89명이 됐다.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는 우익 정치단체 ‘보수정치행동(CPAC)’과 미국 내 최대 유대인단체 미-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AIPAC) 총회가 잇달아 열렸는데, 이 두 행사의 참석자들 중에 확진자가 나왔다. CPAC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참석했었다. 백악관은 “대통령과 부통령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집트 ‘크루즈 감염’

 

뉴저지, 코네티컷, 사우스캐롤라이나, 일리노이, 유타, 콜로라도 등에 이어 하와이주에서도 감염자가 나왔다. 수도 워싱턴DC와 30여개 주에서 확진자가 나왔으니 사실상 전국에 퍼진 셈이다. 여전히 미국 통계를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검사자·확진자 수보다 사망자가 이례적으로 많다. 감염경로 추적과 바이러스 검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워싱턴주에서만 두자릿수 사망자가 나온데 이어 7일 캔자스·플로리다·워싱턴주 등에서도 코로나19 사망이 발생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앞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멕시코에 다녀온 크루즈선 탑승객 중 사망자가 나온 데 이어, 이날 롱비치에 정박한 또 다른 크루즈에서 의심환자가 나와 승객들이 배 안에 격리돼 있다. 이집트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이집트,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감염이 적었으나 이날 이집트에서 하루에 33명이 확진을 받았다. 모두 나일강 크루즈선에 함께 탔던 사람들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콜롬비아 쿠쿠타의 국경검문소에서 7일(현지시간) 검역요원이 베네수엘라에서 오는 입국자의 체온을 재고 있다. 콜롬비아에서는 6일 이탈리아에서 온 10대가 첫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인됐다.  쿠쿠타 AFP연합뉴스

 

계절적으로 여름이고 ‘무풍지대’에 가까웠던 중남미로도 번지고 있다. 브라질과 에콰도르의 감염이 늘었고 멕시코와 도미니카공화국에 이어 페루, 칠레, 코스타리카 등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아르헨티나에서는 7일 1명이 숨졌는데 프랑스에 다녀온 60대 여성이었다.

 

일본의 경우 7일까지의 누적 감염자 수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 696명을 포함해 1150여명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확진자 수를 발표할 때 ‘크루즈 탑승자’와 중국에서 전세기로 돌아온 ‘귀국자’를 따로 집계하고 그 나머지만 ‘국내 사례’로 분류한다.

 

검사 자체를 회피한다는 비판이 일자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지난달 26일 중의원에서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6300명을 조사했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은 사람은 이달 3일까지 1855명에 그쳤다. 그 후 나흘 동안 검사를 늘려 7일까지 총 검사자 수는 7200여명으로 늘었다. 크루즈 탑승자와 귀국자 전수검사를 모두 포함해도 1만2000여명에 불과하다. 가토 후생상은 8일 NHK에 출연해 “이달 말이면 하루 7000건 이상 검사할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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