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박물관이 1일(현지시간) 문을 닫았다. 미슐랭가이드는 매년 열리는 레스토랑 등급 발표를 미뤘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감염증의 유럽 확산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2일 기준으로 세계의 코로나19 감염자는 9만명을 향해 가고 있고 사망자 숫자도 3000명을 넘어섰다. 완치자는 4만5000여명이다. 전염이 일찍 시작된 중국에서는 퇴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의 다른 나라에서는 이제부터 확산이 시작되고 있어 당분간 이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감염 발생국가는 며칠 새 계속 늘어 66개국에 이른다.
확진자가 연일 세자릿수로 추가되는 한국처럼, 이탈리아도 검진을 늘리면서 비슷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1일 566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1700명 이상이다. 한국보다 감염자는 적지만 누적 사망자가 40명이 넘는다. 중태로 분류된 사람도 140명이나 된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역내 이동이 많은 유럽의 확산이다. 프랑스와 독일에서 각각 130명 이상이 감염됐다. 스페인, 영국, 스위스,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스웨덴, 네덜란드도 확진자가 두자릿수다. 모나코에서 아이슬란드까지, 유럽 30개국 가까이가 감염 발생국이 됐다.
역내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상황이 심각한 곳은 프랑스와 독일이다. 이탈리아 북부 확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나라 모두 지역사회 감염이 포착됐다. 프랑스에서는 1일 30명이 확진자로 추가됐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은 이날 일시 휴관했다. AP통신은 “모나리자의 집 루브르가 문을 닫았다”고 썼다. 지난해 이 박물관을 찾은 사람은 960만명에 이르렀고, 그 중 4분의3이 외국인이었다. 앙드레 사크리스탱 박물관 노조위원장은 AP에 “세계 모든 곳에서 관람객들이 오기 때문에 위험이 너무너무 크다”면서 “아직 직원 2300명 중 감염자는 없지만 확진자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2명이 숨졌다. 9명이 중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28일 5000명 이상이 모이는 실내 행사를 금지시켰다. 또 유럽연합(EU) 역내에서 불필요한 이동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독일에서는 1일 51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거의 2배가 됐다. 질병관리본부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에 따르면 독일 내 감염이 가장 빠른 곳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다. 네덜란드와 접경한 이곳에서 최근 지역 축제가 열렸고 참가자들 중 20여명이 확진을 받았다.
그후 전국 16개 주 가운데 9개 주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브레멘 등 대도시에서도 잇달아 확진자가 나왔다. 직원이 감염돼 재택근무나 휴업을 택하는 회사들도 생기고 있다. 매년 레스토랑에 등급을 매겨온 미슐랭가이드는 1일 함부르크에서 올해의 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연기했다. 지난해 28만명이 찾았던 라이프치히 북페어는 이달 12~15일 행사를 그대로 진행할 지 고민중이다. 수출 위주의 독일 경제는 이미 중국 공장들이 가동을 멈춰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현지언론 디벨트에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재정적인 부양 패키지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감염은 밀라노와 베네치아가 있는 롬바르디주와 베네토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관광산업이 경제의 13%를 차지하는 이탈리아의 타격도 문제이지만, 유명 관광지들인 까닭에 유럽 전역으로 코로나19가 더 빨리 퍼지는 결과를 불렀다. 핀란드에서는 이탈리아에 다녀온 5명이 1일 한번에 확진을 받았다. 체코에서도 이탈리아를 방문한 3명이 양성 진단을 받았다. 덴마크와 아이슬란드의 신규 감염자도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이들이었다.
스페인에서는 누적 확진자가 80명이 넘었다. 영국에서는 이날 이탈리아와 이란을 방문하고 온 이들이 양성 진단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40명 가까이로 늘었다. 이란은 현재 감염자가 1000명에 육박한다. 하루 새 감염자 385명이 확인됐으며 누적 사망자는 50명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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