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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만, 유럽 '미니국가' 산마리노에도 코로나19 감염자

딸기21 2020. 3. 1. 14:09

2월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크레모나의 병원 앞에 코로나19 응급진료용 천막이 설치돼 있다.  크레모나 AP연합뉴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남유럽의 산마리노에서 88세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종류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던 남성이었다.

 

아드리아해에 면한 아펜니노 산맥에 위치한 산마리노는 사방이 이탈리아로 둘러싸여 있다. 301년 로마제국으로부터 독립적인 지위를 인정받은 이래 ‘독립국’임을 자랑해온 나라다. 국가 이름은 로마제국 시절 도시의 방벽을 쌓은 마리누스라는 인물에게서 나왔다. 공식 국명은 ‘세레니시마 레푸블리카 디 산마리노(Serenissima Repubblica di San Marino)’로, ‘산마리노의 고요한 공화국’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그 고요함이 깨질 판이다.

 

이 나라는 넓이 61㎢에 2018년 기준으로 인구는 3만3000명이다. 바티칸을 제외하면 유럽에서 인구가 가장 적다. 모나코는 면적이 2.2㎢로 훨씬 좁지만 인구는 3만8000명으로 더 많다. 유럽 안에는 산마리노 외에도 스페인계와 프랑스계가 공동 통치하는 독특한 입헌군주정을 유지해온 안도라 같은 독립국가들이 있다.

 

사스도, 메르스도, 에볼라도 산마리노를 침범한 적은 없었다. 2009년 신종플루에는 5명이 감염된 전례가 있다. 환자는 이탈리아 리미니의 종합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확진을 받았다고 산마리노 당국이 밝혔다. 인구가 워낙 적은 까닭에 산마리노 안에는 감염증 환자를 격리치료할 시설이 없어서 리미니의 병원에 입원했다고 현지언론 알타리미니가 보도했다.

 

산마리노의 몬테티타노 성채.

 

크기는 작지만 산마리노는 2017년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만651달러로 세계 11위였다. 관광수입에 의존하는 이 나라는 이탈리아와 경제적·사회적으로 밀접히 관련돼 있고 공식 언어도 이탈리아어다. 주민들도 자유롭게 왕래한다. 하지만 환자는 코로나19 감염이 많이 퍼진 롬바르디 등 북부에는 다녀온 적이 없었다. 이탈리아 곳곳에 이미 감염이 많이 확산됐음을 보여준다.

 

이탈리아의 확진자는 29일(현지시간) 1128명이 됐다. 이날 하루에만 239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집중 검사에 나서면서 매일 세자릿수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전체 감염자는 한국보다 적지만 이날도 8명이 숨져 사망자는 30명 가까이 된다. 유럽 곳곳으로 질병이 퍼지면서 아일랜드,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에서도 처음으로 감염자가 나왔다. 모두 이탈리아를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이다.

 

세계의 코로나19 ‘핫스팟’이 된 이란 상황도 심각하다. 29일 200명 이상이 양성 진단을 받아 총 확진자는 600명에 육박한다. 이날 9명이 숨져 사망자는 40명을 넘어섰다. 중국 다음으로 희생자가 많다. 남미에도 감염증 빨간불이 켜졌다. 브라질 확진자가 추가됐고 멕시코와 에콰도르에서도 감염자가 나왔다. 전 세계 발생국가는 60여개국으로 늘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사망한 미국 워싱턴주 커클랜드의 병원.  커클랜드 AFP연합뉴스

 

주시해야 할 곳은 미국이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들 외에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됐고 29일에는 워싱턴주 커클랜드에서 1명이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망자는 여성”이라고 했는데 워싱턴주에서 50대 남성으로 정정하는 등, 감염 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혼선을 빚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미국은 한국과 이탈리아를 여행금지 대상으로 올리는 등 경보를 최고단계로 격상했다. 그 사이 자국 내 확산은 놓치고 있다. 워싱턴주 밀크리크에서는 18세 고등학생이 확진을 받기도 했다. 앞서 캘리포니아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나왔을 때 개빈 뉴섬 주지사는 “주 전체에 코로나19 진단키트가 200개뿐”이라며 연방정부의 무대책을 질타했다.

 

일본에서는 29일 8명이 추가로 확진을 받았다. 코로나19 사망자를 돌봤던 도쿄의 20세 간호사, 고치현의 30대 간호사, 니가타의 60대 남성, 센다이의 70세 남성 등이었다. 홋카이도에서만 4명이 추가됐다.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게 확실한데도, 크루즈 감염사례들을 제외한 일본 당국의 ‘공식 확진자’는 여전히 240여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