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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깊이보기]대만 벌금 4000만원···감염병 '대응 방해' 각국 처벌은

딸기21 2020. 2. 26. 17:10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이미지.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등 감염병 유행을 막기 위한 ‘코로나 3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겼다. 여야가 26일 오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법·검역법·의료법 개정안은 위기 경보가 ‘주의’ 단계 이상일 경우 복지시설 이용자들과 어린이 등 감염에 취약한 집단에 마스크를 주고, 감염 의심자가 검사를 거부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입원이나 격리조치를 어길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게 했다. ‘31번 환자’의 진료기록에 나타난 것처럼 폐렴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의사의 검사 권유를 거부하고 공공장소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앞서 이 환자의 동선이 알려지면서, 감염증을 퍼뜨릴 수 없는 위험한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다는 비판이 일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 ‘감염병 환자는 입원과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지만 ‘31번 환자’의 경우 확진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드러났다.

 

아직까지 외국의 경우 ‘감염 전파행위’에 대해 강력 처벌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대만 등이 진단과 격리를 회피하는 이들을 처벌하기 위한 조항들을 만들고 있다.

 

25일 대만 타이베이의 싱텐쿵(行天宮) 사당 앞에 복을 빌려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줄을 서 있다.  타이베이 AP연합뉴스

 

지난 21일 대만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검사를 피하기 위해 감염병 증상을 숨기거나 자가격리 지시를 어길 경우 최대 100만 대만달러(약 4000만원)의 벌금을 매길 수 있도록 한 전염병 방지 특별법을 만들어 입법원(국회)에 보냈다. 전염병에 관련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람에겐 최대 징역 3년과 벌금 300만 대만달러를 부과할 수 있게 했다. 방역물자 사재기나 폭리를 취하는 행위를 하면 5년 이하의 징역과 최대 500만 대만달러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대만에는 이전에도 전염병 대응을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이 있었다. 이 법에 따라 코로나19 증상을 숨기고 자가격리 조치를 따르지 않은 남성에게 이달 들어 30만 대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 이 남성은 남부 도시 카오슝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격리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이 남성에게서 3명에게로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하지만 다중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처벌이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도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법원은 지난 22일 코로나19 증상을 숨기거나 사실과 다르게 진술할 경우 최고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처벌 지침을 만들어 공지했다. 이 공지에 따르면 여행 이력을 숨기는 것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북경일보는 “극단적인 경우 위반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무기징역, 심지어 사형 판결까지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같은 날 기침,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이들이 도로, 철도, 항공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미국의 경우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체면역바이러스(HIV)를 퍼뜨릴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한 연방 법규들이 있다. HIV 감염자의 헌혈을 막는 식이다. 또한 HIV 노출 위험을 높이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률을 둔 주들이 많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9개 주에서는 HIV 감염 사실을 성관계 파트너에게 반드시 고지하게끔 규정하고 있다. 12개 주는 주사바늘을 함께 이용할 경우 감염 사실을 상대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고 정해놨다. 콘돔 사용이나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와 관련해 HIV 감염자 행동규정을 만들어놓은 주들도 있다. 결핵의 경우도 별도의 예방·통제법이 있지만 감염자 처벌보다는 규정을 어긴 의료기관이나 종사자들의 처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폐렴 등 호흡기 질환과 관련해 검사나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몇년 새 ‘백신거부’ 움직임이 퍼지면서,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행위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홍역이나 소아마비 같은 전염병들은 백신 접종이 일반화되면서 사라져가고 있었는데, ‘백신이 더 위험하다’는 잘못된 정보를 믿고 아이의 접종을 거부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발병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홍역 백신을 거부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소아 홍역이 번지자 독일 의회는 지난해 11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긴 부모들에게 2500유로의 벌금을 매길 수 있게 하는 법을 만들었다. 의료진이나 돌봄노동자, 교사와 지역시설 종사자들은 다음달부터 이 법이 발효되면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부모들을 당국에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