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여자들은 국민도 아닌 나라

딸기21 2006. 2. 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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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차별로 악명 높은 사우디아라비아.

아직 느리긴 하지만(증말 느려터지다) 조금씩 차별을 없애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사우디 영자지 아랍뉴스는 정부가 여성들에게도 ID카드(주민등록증) 발급을 법제화하기로 했다고 6일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슬람력으로 연말이 되는 내년 초부터 여성들에게도 의무적으로 주민등록을 실시할 방침을 정했다고. 사우디 여성들은 수년 전부터 주민등록과 법적인 신분 보장을 요구해왔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주민등록 제도가 실시되면 여성들은 여권을 가질 수도 있고 고용주에게 신분증을 제시해보일 수도 있게 된다"고 말했다.

주민등록증이 왜 필요하냐고? 지난 2003년 사우디 정부가 여성들의 주민등록을 허용하긴 했으나 지금까지는 남자 가족의 보증이 있어야지만 등록이 가능했었다. 남자 가족이 없는 여성들은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는 것도, 법원에 소송을 내는 것도, 정부에 서류를 내는 것도 모두 불가능했다. 국민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법적인 권리도 전혀 보장받지 못했단 얘기다(이 한심한 나라 꼴 하고는).

사우디에서는 여전히 여성 운전이 금지돼 있지만, 최근 술탄 왕세제(국방장관 출신으로 사우디의 실세)가 여성 운전을 허용할 것임을 시사하는 등 조금씩이나마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변화는 느리다. 사우디 여성들에 대한 또다른 소식 하나.

사우디에서는 여성들의 사회 활동을 막는 장애물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25년 째 4%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랍뉴스가 같은 날 보도했다.

5일 리야드에서 열린 인간개발포럼에 참석한 하나디 알 후카이르 박사(이런 나라에서 공부하고 학자가 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박수!)는 "외국인 노동자를 포함한 전체 노동인구 중 여성 비율은 4%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알 후카이르 박사는 이 보고서에서 여성 인력을 집에 가둬두는 것이 사우디의 경제 성장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 형편이 이렇다보니 일을 하는 소수의 여성들은 주변 남성들로부터 괴롭힘 내지는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사우디에서는 여성들이 일을 하려면 반드시 남자 가족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직장에 가서는 남자들과 함께 일할 수 없고 분리된 공간에서 작업을 해야만 한다.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고, 교육을 받는다 해도 취업할 기회는 더더욱 없다. 알 후카이르 박사는 "사우디 남성들은 교육을 받으면서도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멋지구리한 사우디 여성들이 외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까지는 세련된 화장에 서양옷 입고 있다가, 비행기 리야드 도착해서 내리기 직전에 부랴부랴 머리에 뒤집어쓰는 걸 보면 처량하기 그지없다고 누군가가 그랬었는데.



"사우디 남성들은 교육을 받으면서도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무지하게 공감이 가네요. 비록 그들은 사우디 남성들이 아니지만.
그치 그치! 그런 남자들이 어디 사우디에만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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