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한국 사회, 안과 밖

5공 때 지어진 프레스센터 놓고 분쟁이 벌어진 까닭은  

딸기21 2017. 10. 26. 15:42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관훈클럽,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신문윤리위원회 등 언론6단체는 프레스센터 소유권과 관리운영권을 둘러싼 분쟁 과 관련해 “새 정부가 풀어야 한다”는 공동입장을 26일 발표했다.

 

6개 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레스센터는 시설의 역사성으로 보나 설립 취지로 보나 명백히 ‘언론의 전당’이며 공적(公的) 자산”이라면서 “마땅히 언론계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들은 이 문제가 소송보다는 정책 원칙에 따라 조정·해결돼야 한다며 “그동안 열린 조정회의 결과대로 프레스센터와 남한강연수원을 문화체육관광부가 관장하고 방송회관과 광고문화회관은 방송통신위원회 산하에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바코(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를 향해 “공적 시설을 사유화하려는 탐욕을 버리고, 사태를 개탄 지경으로 몰아가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정책조정의 책임을 진 청와대와 총리실, 기획재정부가 이 시설들의 위상과 소유권을 정상화하기 위해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언론 관련 기구들이 모여 있는 프레스센터는 신문회관 건물이 있던 자리에 정부가 주주인 서울신문사와 코바코의 자금으로 1985년 지어졌다. 당시 전두환 정부의 지침에 따라 서울신문사와 코바코가 층별로 나눠 소유권을 가졌다. 코바코가 소유한 9개 층의 관리·운영권은 현재의 한국언론진흥재단(당시 한국언론회관)이 맡았다. 

 

2012년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미디어렙법)’이 만들어지고 코바코의 소관부처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방송통신위원회로 바뀌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코바코는 문화부 지침이 효력을 잃었다면서 9개층 관리·운영권을 언론재단으로부터 회수해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바코는 2013년말 언론재단에 1년 단위의 무상위탁계약 ‘종료’를 통지하고, 2016년에는 ‘시설 점유에 따른 부당이익금’을 돌려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이 결렬돼 지난 1월 민사소송으로 전환됐고 다음달 8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반면 언론재단과 언론단체들은 “정부가 100% 지분을 가진 코바코가 언론계 공익시설인 프레스센터 소유권을 내세우며 ‘부당이득’을 내놓으라고 소송까지 한 것은 시설 목적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두환 정권의 문화공보부가 시설 소유권을 코바코 앞으로 등기하도록 한 것부터 강압에 의해 이뤄진 일이었다는 것이다. 이미 5공 정권이 끝난 뒤부터 시설 소유구조 문제가 제기됐고, 1989년 문화공보부가 ‘프레스센터는 설립목적에 맞게 소유권을 한국언론회관에 귀속시키는 것이 옳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이번 언론6단체 성명에 대해 코바코는 “프레스센터 문제를 놓고 2013년부터 계속 언론재단과 협의해왔지만 원만히 합의하지 못했으며 언론재단이 비정상적인 특혜를 요구해 조정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코바코는 “전두환 정권 시절의 ‘무상 관리운영’은 당시 수익이 거의 없던 한국언론회관을 위해 실시한 조치였지만 지금의 언론재단은 공공기관으로서 정부광고를 독점대행하며 지난해에만 1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남겼다”고 했다. 

 

코바코는 언론재단이 운영수입이나 사무공간 무상 사용 등으로 연간 60억원이 넘는 혜택을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언론계 안팎에서는 미디어렙법이 제정되고 방통위 쪽으로 넘어간 코바코가 수익성을 강조하게 된 것을 분쟁의 배경으로 본다. 코바코가 ‘준시장형 공기업’이 되면서 경영수지 개선 압박을 크게 받아왔고, 이 때문에 프레스센터 운영수입을 끌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코바코는 노동계가 대거 반발했던 박근혜 정부의 공기업 성과연봉제 도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지난해 ‘성과연봉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임원을 제외한 코바코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9268만원으로, 35개 공기업 중 한국마사회에 이어 2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