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콜린 우다드, '분열하는 제국'

딸기21 2017. 8. 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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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하는 제국 

American Nations: A History of the Eleven Rival Regional Cultures of North America (2012년)

콜린 우다드. 정유진 옮김. 글항아리


여름 휴가 때 읽은 재미난 책. 미국 건국 시기에 형성된 '11개의 국가(nation)'을 중심으로 미국의 과거와 오늘을 설명한다. 유진이 번역답게, 한글 문장도 말끔하다.


남쪽의 히스패닉 지역인 엘노르테, 청교도 필그림들이 정착해 세운 양키덤네덜란드의 자유로운 기풍이 토대가 된 뉴욕 등 뉴네덜란드, 노예제에 기대어 있던 보수적인 디프사우스,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난민처럼 이주해온 거친 이들의 정착지인 그레이터 애팔래치아, 미국과 캐나다에 걸쳐져 있는 북부 원주민들의 퍼스트네이션, 동부 양키덤의 문화를 공유하며 '가장 진보적인 집단'이 된 대서양 연안의 레프트코스트, 황량한 사막지대에서 마피아적인 기업들과 함께 성장한 내륙의 파웨스트 등 미국(좀 더 넓게는 북미 대륙)을 틀 짓고 있는 11개의 민족-국가 집단들을 다룬다. 이 '국가들'이 형성되는 과정이 곧 미국-북미의 역사였고, 이들이 확장하고 겹치면서 미국의 정치와 사회를 움직여왔음을 설명한다. 


다만 저자가 이 '11개의 국가'라는 틀을 가지고 너무 많은 걸 설명하는 바람에, 현대로 올수록 뒤죽박죽이 돼 버린 느낌. 100년 전, 200년 전의 미국 역사를 들여다볼 때에는 유용한 틀인지 모르겠으나 이걸로 미국 정치와 사회의 모든 걸 해석할 수는 없는 일이다. 출신 지역을 놓고 모든 걸 재단하려니 역대 미국 대통령들 중에서 진보 쪽에 서 있는 '아칸소 출신의 빌 클린턴'에 대한 해석은 끼워맞추기가 되는 식. 


오늘날의 상황을 해석하는 기준이라기보다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역사서로 보면 훌륭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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