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암장군'인 카셈 솔레이마니가, "사우디 국왕(살만)이 아들(MBS)에게 살해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고 한다. 말폭탄이라고 보기엔 섬찟. 어쩐지 그럴듯하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최정예부대라 하는 혁명수비대에서 대외작전을 담당하는 Al Quds의 사령관이다. 사진으로만 보면 영화배우같으면서 포스가 장난 아닌 인물. 이 사람이 하는 일도 물론 '장난'은 아니다. 이라크 시리아 예멘 등지에서 벌어지는 이란의 비밀스런 군사 행보가 그의 작품이다. 그래서 혹자들은 이란이 각지에서 벌이는 proxy war의 배후인물로 꼽는다.
Revolutionary Guard Gen. Qassem Soleimani, centre, attends a meeting with Supreme Leader Ayatollah Ali Khamenei and Revolutionary Guard commanders in Tehran, Iran on Sept. 18, 2016. (Office of the Iranian Supreme Leader)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 뒤엔 이 사람- 이란의 '다크나이트' 솔레이마니
Qasem Soleimani: Iran's ‘architect’ of Russian operations in Syria (RBTH)
발단은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Gulf Shield 1이라는 이름의 군사훈련을 해서 이란을 자극한 것. 하지만 그 전에 또 다른 사건이 있었다. 솔레이마니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던 Mohammad-Bagher Soleimani 가 9월 22일에 시리아 알레포에서 사망했다. 모하마드-바게르는 시아파 민병대 Asa’ib Ahl al Haq (AAH)의 야전사령관이던 인물이다(두 사람 모두 솔레이마니이지만 인척 관계는 없다고 한다).
The Long War Journal 에 두 사람이 얼마나 긴밀했는지 보여주는 사진들이 실렸다.
음... 저 무서운 아저씨랑 야전사령관이랑 친한 사이로 보이긴 하는군
워싱턴포스트는 모하마드-바게르가 숨진 것도 솔레이마니가 (시리아에서 대리전 중인) 사우디를 더 미워하게 만든 원인인 듯이 슬그머니 말을 얹었다. 사실인지 아닌지 누가 알리오. 암튼 사우디가 요즘 벌이는 짓은 죄다 MBS가 하는 일인 것은 주지의 사실. 그리고 솔레이마니는 "그집 아들내미 참을성이 없어서 지 애비도 죽일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근거 없는 악담인지는 몰라도, 잘 때린 말이긴 하다. 수다이리 세븐 중 살만이 왕위 계승하리라 본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나예프가 자기 형보다 일찍 죽으면서 나예프 아들(MBN)이 지금 명목상 왕세자이지만 끈 떨어진 신세가 됐다. MBS는 운 좋은 아버지 덕에 갑자기 왕위 계승서열 2위가 되더니 이젠 아예 왕처럼 구는데, 왕실 내부에서 서열 뒤죽박죽 만드는 젊은 MBS 행보에 반발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작년 9월 가디언이 공개한 '레짐 체인지를 바라는 사우디 왕자의 편지'는 그걸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암튼 MBS가 나서서 과거와 다른 사우디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긴 하다. 예멘을 공습해서 인도적 대재앙을 만들어낸 것은 엄청난 전쟁범죄. 아람코를 시장에 내놓겠다고 하고, '탈 석유체제'를 목표로 선언하기도 하고.
[뉴스 깊이보기] ‘젊은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위기의 사우디 구할까
Revolutionary Guard Gen. Qassem Soleimani attends an annual rally in February commemorating the anniversary of the 1979 Islamic revolution in Tehran. (Ebrahim Noroozi/AP)
그나저나, 테헤란 시내에서 기념집회 도중 AP 기자 앞에 소탈하게 포즈를 취해준 솔레이마니. 인상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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