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강윤중,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

딸기21 2016. 3. 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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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난하지 않아 가난한 이의 한숨을 모르고, 이성애자라 동성애자의 고통을 모르고, 늙지 않아 나이 든 어르신의 외로움을 모른다. 죽음을 부르는 병에 걸린 적이 없어 죽음을 앞둔 이의 두려움을 모르고, 남의 땅에서 일해 보지 못해 이주노동자의 절망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나는 '안다' 또는 '이해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무지와 편견으로 무장한 채 누군가의 삶에 대해 참 쉽게 말하며 살아온 것이다." 





정말 좋아하는 강윤중의 책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서해문집). 나는 사진기자 강윤중의 사진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잘 모른다. 그의 글은 더더욱 모른다. 믿음직한 후배이고 책도 잘 썼겠거니 싶어서 오며가며 읽으려고 샀다. 그런데 좁아터진 뇌로 오며가며 읽다 보니 어느 새 석달이 지났다. '글머리에'라는 이름으로 들어온 저 문장. 예상대로 마음을 후벼파는 글과 사진들이다. 


연탄, 이슬람, 난민, 동성애자, 이주노동자, 철거민, 장애인, 노인, 야학, 세월호. 제목 그대로, 그의 시선은 편.견. 한쪽으로 향한다. 치우쳐 있다. 사회가 보듬어야 할 사람들에게로.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그러다가도 글과 사진을 보다 보면 따뜻해진다. 윤중이는 사진을 찍는 사람인데, 책을 보고 나니 재능을 잘못 키웠다 싶다. 글을 더 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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