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폭격, 난민. 올해 세계는 비참했다. 그 짐을 고스란히 떠안은 것은 분쟁지역의 주민들, 특히 집을 떠나 유민이 되거나 다른 나라로 넘어가 난민이 되는 사람들이다. 이런 이들을 구호하기 위해 내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200억 달러의 구호자금이 필요하다고 유엔이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난민기구(UNHCR),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 4일 웹사이트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시리아, 예멘, 남수단, 이라크 등 세계 37개국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돕기 위해 내년에 201억달러 정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료] Global Humanitarian Overview 2016
국제구호기구들은 세계 1억2500만명이 외부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그중 8700만명은 특히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 산하기구들이 밝힌 내년 구호예산은 10년 전보다 5배나 큰 규모다.
그런데 기금 마련은 여의치 않다. 이 기구들은 올해 199억달러를 모금 목표로 잡았으나 실제 모인 돈은 그 절반인 102억달러에 그쳤다. 모금액은 전쟁은 물론 자연재해 등으로 삶터를 잃거나 다치고 질병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에만 시리아 내전 등으로 6000만명이 난민이 되거나 자국 내 유민이 됐다.
더크 헤베커 UNHCR 한국대표부 대표는 “구호 예산이 절반밖에 모이지 않았다는 것은 아이들이 마실 물의 컵을 절반 밖에 못 채우고, 한 사람에게 한 장씩 가야 할 담요가 두 사람 당 하나씩 밖에 돌아가지 못하며, 하루 동안 공급받아야 할 영양분의 절반만을 얻게 된다는 뜻”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스티븐 오브라이언 유엔 인도주의 업무 담당 사무총장보는 “사람들의 고통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극심한 엘니뇨를 비롯한 자연재해까지 겹쳐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구호품에 식량과 기초 생필품을 의지해야 하는 이들이 늘었다. 시리아 내전이 끝날 기미가 없어, 내년에도 인도적 재앙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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