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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업] 파리 테러, 그 후 2주... 무슨 일이 있었나

딸기21 2015. 11. 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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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무장조직원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동시다발 테러를 일으킨 지 2주가 지났으나 테러의 그늘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벨기에를 비롯해 곳곳으로 테러범 색출작전이 확대됐고, 프랑스는 해가 바뀐 뒤까지 국가비상사태 속에 있게 됐다. 시리아·이라크에서는 IS에 맞선 공습이 확대됐지만 러시아와 터키의 충돌이라는 돌발 사건이 일어나면서 국제 공조가 제대로 이뤄질지 불투명해졌다.


13일 밤(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11구 공연장 바타클랑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 부상자가 긴급 후송되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압데슬람은 어디에


지난 13일 테러가 나자마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올랑드 대통령 ‘단호한 리더십’ 시험대

IS는 이튿날 자신들이 공격을 감행했다는 성명을 냈다. 파리 테러는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해외공격 지시에 따라 ‘시리아에서 계획되고 벨기에에서 준비되고 파리에서 시행된’ 치밀하고 조직적인 공격이었다. 

파리의 상징 에펠탑이 16일 밤(현지시간) 프랑스 국기의 색깔인 푸른색, 흰색, 붉은색 등 3색 조명으로 빛나고 있다. 파리 | 신화연합뉴스


▶ [파리 동시다발 테러] 난사당한 유럽의 심장…“새로운 전쟁 시작됐다” 
 ‘유럽판 9·11’…세력 키운 IS, 중동 넘어 ‘전 세계 공격’ 위협
 파리 테러는 IS 지도자 알바그다디의 기획?

자폭한 프랑스 국적의 오마르 이스마일 모스테파이(29)에 이어 용의자들 신원이 속속 확인됐다. 프랑스와 벨기에 수사당국은 16일 압둘하미드 아바우드(27)를 테러의 ‘설계자’로 지목하고 수색에 나섰다.

압둘하미드 아바우드


 테러 기획·실행 모두 유럽 조직원들이 했다
▶ [전문가 분석] “테러·난민 문제로 위태위태한 EU, 더 큰 분열에 빠질 것”

18일 새벽 7시간 동안 프랑스 경찰과 군이 파리 북부 생드니에서 테러 용의자 검거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총격전과 자폭이 벌어졌다. 자폭한 사람은 여성이라는 것 외에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현장에서 숨진 또 다른 여성은 아바우드의 사촌 하스나 아이트불라센이었고, 아바우드도 함께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

 테러 닷새 만에 총책 제거…아바우드 총알투성이 시신으로

한 남성이 18일 새벽(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북부 생드니에서 파리 테러 용의자 검거작전을 벌이고 있는 경찰의 지시에 따라 두 손을 든 채 경찰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생드니 | AFP연합뉴스


파리 테러에 직접 가담한 8명 중 유일하게 도망친 살라 압데슬람(26) 체포가 수사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브뤼셀 태생 프랑스인인 그는 14일 오전 프랑스에서 벨기에 국경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벨기에 경찰이 16일부터 그를 추적하고 있으나 여전히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지도부 ‘전략’과 현장 ‘전술’이 결합…진화하는 IS 테러



■세계로 퍼진 공포


IS는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새 공격목표로 지목한 동영상을 잇달아 인터넷에 올렸다. 

 무장경찰 검문·대학 폭파 위협…미, 바다 건넌 공포에 떤다

IS에 지목된 곳들은 물론, 세계 곳곳의 대도시들로 공포가 퍼져나갔다. 파리에서는 테러범들이 추가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러시아, 이탈리아, 독일 등 각국이 경계를 강화했다. 

 여성 용의자 ‘폭탄벨트’로 자폭…또 다른 테러도 계획했나
▶ [테러 공포 확산] 뿌리 뽑히지 않는 극단주의자들


테러 후폭풍이 유독 거셌던 곳은 유럽 내 지하디스트들의 온상으로 드러난 벨기에였다. 압데슬람 추격 작전에 테러공격 우려가 더해져 브뤼셀에서는 21일부터 24일까지 대중교통과 공공시설이 폐쇄됐다.

 벨기에, 최고 수준 테러 경보 지하철 중단…쇼핑몰 문닫아

서부 아프리카 말리 수도 바나코의 고급호텔 라디송 블뤼에 20일 알카에다 연계집단인 ‘무라비툰’ 무장조직원들이 난입해 170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범인들은 진압됐으나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튀니지에서는 24일 대통령 경호원을 태운 버스를 겨냥한 자폭테러가 일어나 13명이 숨졌다.

 IS 충성 맹세 단체 “알라는 위대하다” 외치며 총기 난사
 대통령 경호원 탄 버스 테러… 튀니지, 국가비상사태 선포

말리 특수부대원들이 20일(현지시간) 괴한들이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수도 바마코의 라디송 블뤼 호텔로 진입하고 있다. 바마코 | AFP연합뉴스


공포가 스며들면서 민주주의와 연대의식도 위기를 맞았다. 프랑스는 비상사태를 3개월로 연장하면서 정보·수사기관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프랑스와 캐나다, 미국 등에서 무슬림들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졌다. 

▶ [남지원 기자 프랑스 파리를 가다] 밤새 꺼지지 않는 촛불…“흔들릴지언정 침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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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감동시킨 파리의 꼬마···“꽃과 촛불이 우리를 지켜줄 거예요”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공연장 앞에서 15일 오전(현지시간) 한 시민이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며 촛불을 켜고 있다.


난민들은 또 다른 피해자다. 파리 테러범들이 난민을 위장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유럽국들과 미국은 난민에 문을 닫아걸기 시작했다. 미국 여러 주들이 난민 수용을 거부했다. 난민들이 입을 실로 꿰매면서까지 항의했으나 동유럽 발칸 국가들은 끝내 국경을 닫아걸었다.

 미 하원 시리아 난민 수용 막는 법안 압도적으로 가결... 오바마 거부권도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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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어진 국제 공조


프랑스는 파리 테러 이틀 뒤 시리아의 IS 근거지 라카를 보복공격했다. 2001년 9·11 테러 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일으킨 것처럼, 프랑스 주도로 ‘제2의 대테러전 시대’가 재연되는 양상이다. 

 프랑스, IS거점 맹폭…IS “다음 목표는 미국”

23일에는 지중해에 배치된 프랑스군 샤를 드골 항모에서 전투기들이 출격하면서 IS와의 전쟁이 본격화됐다. 미국, 러시아, 영국 등이 줄줄이 시리아 서쪽 지중해상에 항공모함과 순양함을 보냈다. 프랑스 의회는 25일 시리아 공습 연장안을 통과시켰다.


 지중해상 샤를 드골호 전투기 26대 출격 ‘IS 거점’ 맹폭
 IS 격퇴하려면, 공습보다 시리아 내전 사태부터 풀어야

15~16일 터키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는 IS 대책회의나 다름없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몇 달 만에 비공식적으로나마 머리를 맞댔다. 정상들은 회의 뒤 ‘테러리즘 척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도중 통역만을 대동한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 [G20 정상회의] G20 정상들 “IS는 악…테러리스트 이동 정보 공유”

EU는 설립조약인 리스본조약의 공동안보 규정을 처음으로 발동해 17일 프랑스 지원을 결정했다. 

 EU, 출범 이후 첫 군사 공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18일 IS격퇴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자국민 인질 피살을 확인한 중국도 IS 격퇴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시진핑 “중국인 살해 IS에 단호한 타격”

올랑드는 세계를 돌며 ‘IS 전쟁 공동전선 구축’을 설파했다. 23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만난 데 이어 24일 백악관에서 오바마를 만났고, 25일은 파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났다. 26일에는 크렘린으로 날아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가운데), 안 이달고 파리 시장(오른쪽)과 함께 25일 프랑스 파리 도심의 레퓌블리크 광장을 찾아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하지만 국제 공조는 여전히 요원하다. 미국·아랍동맹국과 러시아는 각기 시리아를 공습해왔다. 파리 테러로 협력 분위기가 형성되는 듯했는데, 24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영공 침범을 이유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하는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 SU-24 전투기가 24일 시리아와 접경한 터키 남부 하타이 산악지대에 추락하다 검은 연기를 내며 공중폭발하고 있다. 터키군은 러시아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했다며 F-16 전투기 2대를 출동시켜 격추했다. 조종사 2명은 낙하산으로 탈출했으나 1명은 시리아 정부 반군에 잡혀 숨지고 1명은 생사가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PA·AFP·로이터연합뉴스


 터키 ‘시리아 폭격’ 러 전투기 격추…푸틴 “등에 칼 꽂은 것”

푸틴은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며 맹비난했고, 이튿날 시리아 라타키아에 있는 군사기지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했다. CNN 등은 냉전이 끝난 뒤에도 살아남은 나토가 뜻밖의 위기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푸틴 “시리아 북부에 최신형 대공미사일 배치”

올랑드의 쉴 틈 없는 외교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내전에 대한 미-러 양측의 견해 차이를 메우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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