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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피플] 뉴욕주지사가 쿠바에 가는 건 ‘힐러리를 위해서’?  

딸기21 2015. 4. 2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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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쿠바가 화해의 길로 접어들면서, 미국 정·재계에도 ‘쿠바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주요 정치인들 중 누가 가장 먼저 쿠바에 발을 디딜까. 이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지난 12일 정상회담을 했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과 만났다. 하지만 정상들과 외교장관들의 만남은 쿠바가 아닌 파나마에서 이뤄졌다. 가장 먼저 아바나에 발을 딛는 것은 아마도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57·사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쿠바 아바나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19일 쿠오모 주지사가 미국 주지사들 중에선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쿠오모는 20일 쿠바 아바나로 떠나기 앞서 성명을 내고 오바마 정부의 쿠바 정책을 지지하면서 “교역의 문을 열어야지만 쿠바를 공산주의로부터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패한 고립정책보다는 ‘관여’가 쿠바의 민주주의를 촉진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오모는 1983~1994년 뉴욕주지사를 3번을 지낸 마리오 쿠오모의 아들로, 2010년 대를 이어 주지사가 됐다. 쿠오모는 ‘친 클린턴파’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주택도시개발부 차관과 장관을 역임했다. 그래서 그의 쿠바행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오모가 주지사들 중 가장 먼저 쿠바행을 결심한 이유로 ‘플로리다에 쿠바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플로리다주는 미국 대선 때마다 민주-공화 양당 지지율이 바뀌는 전통적인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다. 또한 플로리다는 쿠바에서 온 난민들과 그 2세, 3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미국의 히스패닉 인구 5400만명 중 쿠바계는 3.3%에 불과하지만, 그 쿠바계의 3분의2는 플로리다에 몰려 있다. 

 

쿠바 혁명 이후 피델 카스트로 체제를 피해 미국으로 온 망명자들은 반 카스트로 정서가 몹시 강했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이었으며 공화당 지지율이 높았다. 하지만 2세대, 3세대는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어린시절부터 미국에서 살아온 이들은 히스패닉 뿌리나 쿠바에 대한 거부감이 훨씬 적고, 쿠바와 미국의 관계가 풀리길 바라는 정서가 강하다. 2003년 퓨리서치 조사에서 쿠바계 유권자의 64%가 스스로를 공화당원이라고 밝혔으나 2013년의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47%로 떨어졌다.

 

쿠오모는 지난 1월 17일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인들의 쿠바 여행제한을 완화하자 가장 먼저 쿠바를 방문할 뜻을 비쳤으며, 지난 12일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 출마선언을 하자 곧바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플로리다주의 캐시 캐스터 하원의원은 “이곳 쿠바계는 쿠바의 변화를 바라고 있다”면서 “쿠오모 주지사는 아바나를 방문하고 돌아와 쿠바의 변화 움직임을 전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의 표심은 쿠바와의 화해를 지지하는 쪽으로 향할 것이며 이는 결국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플로리다에서 민주당 인기가 올라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마디로 민주당에서 쿠오모가 ‘총대’를 메고 히스패닉 유권자들에게 쿠바와의 화해 성과를 보여주러 간다는 뜻이다.

 

경제적인 목적도 있다. 쿠오모는 마스터카드 부회장, 화이자 간부, 젯블루 CEO, 리제네런제약 CEO 등과 동행할 예정이다. 일종의 경제사절단 꾸려 시장 선점하려는 뜻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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