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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의 학살자’ 라도반 카라지치(69·사진)에게 종신형이 구형됐다.
옛 유고연방 내전 전범들을 재판하는 국제 재판소인 유엔 산하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의 알란 티거 검사가 29일 카라지치에게 종신형을 구형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카라지치는 유고 내전 당시 유고연방 내 세르비아공화국 대통령이었으며, 세르비아 군인들과 민병대들을 움직여 보스니아계를 대량학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르는지 알고 있었다"
티거 검사는 카라지치가 보스니아에서 비(非) 세르비아게를 폭력적으로 제거하고 “인종적으로 순수한” 나라를 만들고자 했으며 “당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어떤 고통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지 잘 알고 있었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ICTY 재판은 사형을 배제하기 때문에 종신형이 최고형이다.
카라지치는 이 학살을 주도한 것 등을 비롯해 11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카라지치는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를 공격해 1만명 이상이 숨지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카라지치는 자신이 스레브레니차 학살 등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3년 간 이어진 유고 내전(보스니아 내전)은 보스니아계와 크로아티아계가 유고연방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보스니아 인구의 35%를 차지하던 세르비아계는 이에 반발하며 내전을 일으켰다. 유고연방의 마지막 대통령이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는 세르비아계를 선동했고, 연방 내 세르비아 대통령이던 카라지치와 세르비아 군사령관이던 라트코 믈라디치 등의 주도로 보스니아계 무슬림들과 크로아티아계에 대한 학살이 벌어졌다.
끝내 단죄받지 않은 밀로셰비치... 전범 처벌은 여전히 '진행 중'
하지만 잔혹한 전쟁범죄에 대한 단죄는 아직도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카라지치는 1995년 내전이 끝남과 동시에 전범재판소에 기소됐으나 13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08년에야 체포됐다. 의사 출신인 카라지치는 수염을 기른 채 숨어서 민간 의료시술을 하며 연명하다가 붙잡혔다. 오랜 세월 도피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세르비아계 ‘비호세력’이 있었기 때문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카라지치가 체포된 뒤 구형이 이뤄지기까지는 그후 다시 6년이 걸렸다. 카라지치는 다음달초 공판에서 변론에 나설 예정이며, 판결은 내년 중반에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전범재판의 절차가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세르비아계의 만행을 부추긴 최악의 전범 밀로셰비치는 오랜 수감생활을 하다가 결국 처벌받지 않은 채 2006년 재판 도중 교도소에서 숨졌다. 밀로셰비치, 카라지치와 함께 ‘3대 전범’으로 꼽혔던 믈라디치는 2011년 체포돼 아직 재판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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