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관심을 끌어모았던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부결되자 이 투표를 이끈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수석장관은 자리를 내놓기로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내년 총선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고,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통합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투표 이후 영국과 스코틀랜드 간 관계를 좌우할 인물은 따로 있다. 스코틀랜드 수석장관 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차기 대표가 될 여성 정치인 니콜라 스터전(44·사진)이다.
스코틀랜드 ‘독립의 꿈’을 주도해온 새먼드는 19일 투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치정부 수석장관에서 물러나며, 당 대표직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새먼드의 뒤를 이어 향후 캐머런 정부와 자치권 이양 협상을 맡을 인물로 스터전이 유력시된다고 보도했다.
자치정부에서 인프라·도시투자장관을 맡고 있는 스터전은 글래스고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1999년 처음 실시된 자치의회 선거에서 당선됐다. 16세 때부터 스코틀랜드국민당 열성 당원으로 활동해온 스터전은 의원이 된 지 5년 만인 2004년 당권에 도전하겠다고 선언, 파란을 일으켰지만 곧 의사를 접고 새먼드를 지지하겠다며 물러섰다. 이후 새먼드 밑에서 당의 2인자로 부상했다.
2012년 캐머런 총리가 주민투표 실시에 합의해준 이후 독립 캠페인을 기획하고 준비해온 사람은 스터전이었다. 이 때문에 당내 경쟁자가 될 만한 인물들도 오는 11월 실시될 당 대표 선출에서 스터전을 지지하겠다며 물러선 상태다.
스터전은 날카로운 토론 실력을 가졌으면서 ‘서민들의 언어’로 이슈를 설명하는 것에 능숙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새먼드보다 더 인기가 높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캠페인의 스타는 새먼드였으나 빛날 기회를 얻은 사람은 스터전”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새먼드의 사임으로 스터전이 운명적인 기회를 잡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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