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8일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입자의 창안자인 이론물리학자 피터 힉스가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힉스입자가 2012년 확인됨으로써 공적을 인정받은 힉스는 결국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지만, 여전히 ‘자신이 발견한 입자처럼’ 남의 눈에 띄지 않은 채 은둔자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올해 85세인 힉스는 에든버러의 한 아파트 5층에 살고 있다. 19세기에 전자기 이론을 내놓은 물리학자 제임스 클라크 맥스웰이 태어난 곳과 바로 인접한 곳이다. 이 때문에 스코틀랜드 과학계에서는 ‘맥스웰에서 힉스까지’ 등의 이름으로 기념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이 행사를 기획한 힉스의 친구 앨런 워커는 “정작 힉스 본인은 노벨상을 탄 뒤에도 자신의 수상소식을 주변에서 얼마나 떠들썩하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힉스는 이메일도, 휴대전화도 쓰지 않으며 심지어 집에 TV도 없다는 것이다.
AFP
힉스는 몹시 수줍음을 타서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마다 노벨상 시즌이면 그의 이름이 거론됐으나, 그는 소동을 피해 물리학상 수상자 발표일에는 집을 떠나 있곤 했다. 지난해 발표일에도 집을 나서려고 했으나 자동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나가지 못한 채 동네 사람들의 인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힉스가 세상 일에 관심이 없는 편은 아니라고 워커는 전했다. 최근에도 워커와 함께 18일로 예정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대해 토론했다는 것이다. 힉스는 잉글랜드 태생이지만 어머니가 스코틀랜드인이고 에든버러에서 평생을 보냈다. 힉스는 노동당 지지자로서, 스코틀랜드가 영국을 떠나면 영국 의회가 지금보다 더 보수적이 될까봐 걱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999년에는 영국 왕실의 작위를 거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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