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와의 전쟁 ‘확전’ 양상... 각국 테러위협에 긴장

극단조직 ‘이슬람국가’(IS)의 서방 인질 참수와 테러위협이 불거지면서 서방국들이 IS와의 싸움에 적극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 보병부대를 추가 파병키로 했다. IS와의 싸움이 확전되는 양상이다.

　

영국 하원은 26일 임시의회를 열고 7시간에 걸친 토론을 거쳐 이라크 IS 공습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라크 공습안에는 집권 연정을 이루고 있는 보수-자민당 뿐아니라 야당인 노동당도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공습안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임시의회에 앞서 각료회의를 소집, 영국인 인질을 참수한 IS를 공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시리아 IS 유전시설의 공습 전후 모습.

일간 가디언은 공습안 통과 24시간 안에 지중해의 키프로스 내 기지에 배치돼 있는 토네이도 전투기 6대가 출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별도의 의회 표결을 거쳐 시리아 영토로 공습을 확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런던 웨스트민스터의 의사당 앞에서 25일 반전시위가 벌어지는 등 대테러전이 재개되는 것에 반대하는 이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미 이라크 IS 공습에 참여하고 있는 프랑스는 시리아로 공습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장 이브 르 드리앙 국방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리아 공습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공습의 경우는 이라크 정부가 국제사회에 IS 공격을 요청했기 때문에 논란이 적지만 시리아 공습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프랑스도 시리아 내 군사행동에 신중한 입장이었으나 IS와 연계된 무장집단이 알제리에서 프랑스 관광객을 살해한 뒤 강경 자세로 돌아섰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호주도 전투기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라크 IS 공습을 돕겠다고 나섰다. 독일·캐나다·이탈리아·일본 등 주요7개국(G7)은 25일 미국의 IS 공격을 지지한다는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냈다. 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공식 결의를 거치지는 않았지만, 아랍국의 협력에 이어 G7의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미국은 ‘국제사회의 지지’라는 명분을 다진 셈이다. 일간 터론토선은 캐나다가 군사개입에 동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전투기들은 시리아 라카의 IS 본부 공습에 이어 IS의 돈줄인 정유시설 폭격에도 연일 참여했다. 

　

지난해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공격을 쓴 뒤에도 공습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갑작스런 확전 조짐은 예상 밖이다. 여기에는 IS의 잔혹 범죄와 함께, 다시 부상한 ‘글로벌 테러위협’이 영향을 미쳤다.뉴욕 유엔총회에 참석중인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라크에서 붙잡힌 IS 조직원들로부터 “미국과 프랑스에서 지하철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얻었다”고 25일 주장했다. 미 정부는 아직 음모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뉴욕 시는 즉시 지하철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네덜란드는 군인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시 공격 타겟이 될 수 있으니 군복을 입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네덜란드 국방부는 자국 출신 지하디스트가 시리아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한 공격을 주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런던 경찰은 25일 테러용의자 색출작전에 나서, 이슬람 조직 ‘알무하지룬’ 멤버 9명을 체포했다. 기예 드 케르초브 유럽연합 법무·내무국장은 앞서 “3000명 넘는 유럽출신들이 IS에 가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군은 캔자스주 포트라일리에 주둔 중인 보병 제1사단 병력 500명 가량을 이라크에 추가 파병키로 했다. 미군은 이들이 지상전에 투입되지는 않을 것이며 바그다드와 아르빌 등의 미군 사령부, 이라크군 사령부에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