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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지도자, 교황과 바티칸서 합동기도회

딸기21 2014. 6. 9. 15:09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치지도자들과 각 종교의 성직자들을 모아 함께 기도를 했다. 미국의 중재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뒤 관심마저 시들해진 이·팔 분쟁에 다시금 눈길이 쏠리게 한 뜻깊은 행사였다. 하지만 해묵은 분쟁을 ‘기도’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교황은 8일 저녁 바티칸 정원에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기도회에는 유대교·이슬람 성직자와 그리스 정교회 총대주교인 바르톨로뮤1세 등이 함께 했다. 기도회 뒤에는 교황과 이·팔 수반이 바티칸 정원에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나무를 심었다. 


haaretz.com


교황은 이·팔 분쟁 때문에 “너무 많은 아이들이 숨졌다”면서 “모든 용기를 모아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은 지난달 중동을 방문한 교황이 페레스와 압바스를 초청함으로써 이뤄졌다.

 

서로 반목해온 나라들, 반목해온 종교의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이날 행사가 의미깊은 것이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장관직 취임 뒤 10여차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스위스 제네바를 오가며 중동평화협상을 궤도에 올리려 애썼지만 사실상 실패했고 버락 오바마 정부의 중동정책에 오히려 치욕스런 기록을 남긴 셈이 됐다. 반면 교황은 중동 순방 때 인권과 빈민·난민문제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팔 분쟁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날의 만남이 정치적 진전으로 이어질 지는 알수 없다. 페레스와 압바스는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 때 이·팔 협상대표로 참여해,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사이다. 이번에 다시 함께 평화의 의지를 다졌지만 21년전과 달리 이들은 자국 내에서 정치력을 잃어가고 있다. 페레스는 명목상의 수반인 대통령인데다 그 자리에서조차 곧 퇴임한다. 압바스는 무장정파 하마스에 밀려 얼마전 하마스와 통합정부를 구성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팔레스타인 하마스 지도부는 페레스나 압바스와는 견해가 다른 강경파들이다. 


이스라엘 유력지 하레츠는 “페레스와 압바스는 모두 어린 시절 종교에 등을 돌리고 좌파·민족주의에 투신한 실용주의 정치인들”이라며 이날의 행사를 “공허한 평화의 기도일 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