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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원 “어퍼머티브 액션(소수자 우대) 폐지해도 된다”

딸기21 2014. 4. 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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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법원이 22일(현지시간) 소수 인종 학생들에게 대학 입학시 혜택을 줘온 ‘어퍼머티브 액션’을 폐지해도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9명의 대법관 중 찬성 6명, 반대 2명(1명은 불참)의 결정으로 미시간주의 공립대학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조치가 합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히스패닉계 최초의 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와 동성애자 결혼 주재 등으로 유명한 루스 긴스버그 대법관은 반대했으나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임명된 존 로버츠 대법원장 등 다수의 찬성으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소수계에 대한 사회적 보상, '긍정적 차별'

 

‘긍정적 차별’이라고도 불리는 어퍼머티브 액션은 오랜 기간 구조적으로 차별받아온 흑인·여성 등 마이너리티들에 대한 사회적 보상으로 시행돼왔다. 이 조치는 1935년 소수계 공공기관 우선 채용을 규정한 전국노동관계법이 효시격이며,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공식화됐다. 어퍼머티브 액션은 특히 흑인들이 교육기회를 늘리는 데 초점을 뒀으며 한국 이민자 자녀들 중에서도 혜택을 입은 사람들이 많다. 최근 20~30년 사이에는 점점 인구가 늘어나는 히스패닉계가 주요 수혜자가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그래픽 

어퍼머티브 액션 없앤 뒤 버클리 대학에서 히스패닉과 흑인 학생 비율은... 



하지만 1997년 미시간주 학생들이 ‘백인이라는 이유로’ 비슷하거나 더 낮은 점수를 받은 흑인 학생들에 밀려 입시에서 떨어졌다며 미시간대학과 미시간대 로스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은 미시간대가 입학시험에서 학업능력과 전혀 상관 없는 인종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며 ‘역(逆) 인종주의’라고 주장했고, 이를 계기로 어퍼머티브 액션을 이제는 폐지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일부 흑인 엘리트들조차 “시혜적인 조치는 더 이상 필요없다”며 가세했다.


어퍼머티브 액션이란?


대학 입학이나 공공기관 채용시 흑인과 여성 등 마이너리티에게 혜택을 주는 조치.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각 주의 법·시행령에 따라 실시돼왔다.

미시간주의 폐지 움직임


1997년 백인 학생들, 어퍼머티브 액션 때문에 미시간대 입학을 거부당했다며 대학 상대로 소송 제기

2001년 디트로이트 지방법원, 입학생 선발에서 인종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며 미시간대 패소 판결

2002년 연방항소법원, 인종적 소수자에 대한 우대 필요성을 인정하며 미시간대 승소 판결

2003년 연방대법원, 어퍼머티브 액션을 인정하면서도 입학생 선발시 소수자 가산점은 시정하라고 판결

2006년 미시간주 주민투표에서 소수자 우대 폐지 위한 주 헌법 개정요구안 통과

2012년 연방항소법원, 미시간주 주민투표와 주 헌법 개정 위헌 판결

2014년 4월22일 연방대법원, 미시간주 주민투표와 주 헌법 개정 합헌 결정


2006년 미시간주는 공립대학 입학 때 인종을 선발기준으로 삼지 않아야 한다며 주 헌법 개정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했고, 58%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인구 990만명인 미시간주는 주민 80%가 히스패닉계가 아닌 백인들이며 미시간대학은 학생의 21%가 소수계다. 따라서 인구 비율로 보면 어퍼머티브 액션에 따라 ‘부당하게’ 소수계 학생들이 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실제로 주민투표에서도 42%는 어퍼머티브 액션이 여전히 필요하다며 폐지에 반대표를 던졌다. 재작년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주민투표에 따른 미시간주 헌법 개정이 평등권에 위반된다며 위헌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다른 주로도 확산될 듯


그러나 대법원 심리에서는 ‘주민투표의 합헌성’에 초점이 맞춰졌고,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결정은 절차상의 문제를 주로 다뤘지만 그 사회적 의미는 “어퍼머티브 액션을 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법원은 2003년에는 미시간대 로스쿨의 ‘인종별 입학정원 할당제’가 합헌이라 판결했는데 이를 사실상 뒤집은 것이기 때문이다. 미시간 뿐아니라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 8개 주가 소수자 혜택을 폐지했으며 이번 대법원 결정으로 폐지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 의견을 낸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소수의견문’에서 “이번 결정으로 소수 인종의 평등권을 보호하려는 정신이 훼손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인종적 평등이 법원에서 패배했다”고 비판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은 이번 결정이 인종적 평등을 지향해온 미국의 조치를 뒤집은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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