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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기 미국의 매파, 제임스 슐레진저 전 국방장관 사망

딸기21 2014. 3. 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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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기 미국의 국방장관이었던 제임스 슐레진저(사진)가 2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대 병원에서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향년 85세. 


뉴욕 태생인 슐레진저는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대학교수를 지내다가 정·관계에 들어선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미국 원자력위원회 위원장,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거쳐 1973년부터 1975년까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밑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다. 

냉전 시기 미국의 대표적인 매파였던 그는 베트남전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고 의회가 국방예산 감축을 추진하자 의회와 정면충돌하기도 했다. 의회, 언론과는 물론이고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과도 수시로 부딪쳤다. 국방장관 시절 헨리 키신저 당시 국무장관과 노골적으로 갈등을 빚었던 사실은 유명하다. 지미 카터 대통령 밑에서 에너지장관에 임명됐으나 역시 여론·의회와의 마찰 때문에 경질됐다. 당시 슐레진저의 지나친 원자력 중심 정책에 환경단체들과 배우 제인 폰다 등이 나서서 해임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주위와 마찰을 자주 빚었지만, 냉전시대의 탁월한 전략가이자 냉철한 사고력을 가진 인물이었다는 평가도 맞다. 뉴욕타임스는 닉슨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사임하기 전 ‘만일의 사태’를 막기 위해 슐레진저가 군에 “백악관의 지시에 즉시 따르지 말라”는 비밀지시를 했던 일화를 전했다. 닉슨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임을 알고, 미·소 간 핵 경쟁이 치열하던 상황에서 특히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군이 닉슨의 지시를 따르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슐레진저는 각료에서 물러난 뒤 투자회사 리먼브라더스의 컨설턴트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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