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러시아 전직장관 둘러싼 신경전

딸기21 2005. 10. 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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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핵 시설 정보를 꿰고 있는 전직 고위관리가 미국 법원에 인도될 처지에 놓였다. 스위스 법원이 자국에 체류중인 러시아의 전 에너지장관 예브게니 아다모프(65)를 미국에 넘기라는 판결을 내놨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다모프는 키르차토프 핵연구소와 모스크바 원자력공학연구소에서 핵발전을 연구한 러시아의 대표적인 핵 전문가로, 1998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원자력장관으로 임명돼 각료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장관직에 있는 동안 끊임없이 부패 소문에 시달렸으며 2001년에는 의회 반부패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장관 재직 시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먼로빌에 컨설팅 회사를 차린 사실까지 들통 나 그해 3월 결국 사임하고 스위스에서 도피생활을 해왔다.


아다모프 처리 문제는 여러 나라가 걸린 미묘한 외교적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러시아는 아다모프의 처리를 놓고 힘겨루기를 벌여왔다. 미국은 핵시설 안전관리 지원금으로 러시아측에 제공한 기금 900만 달러를 아다모프가 빼돌린 사실을 적발하고 펜실베이니아주 법원에 기소했으며 스위스 정부에 신병 인도를 요구해왔다. 반면 러시아는 핵 정책을 총책임졌던 그를 미국에 내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 아다모프는 또한 러시아와 핵기술 지원협정을 맺은 이란의 원전 공사대금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스위스 법원은 이번에 미국의 손을 들어줬지만 아다모프는 3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기 때문에 그가 어디로 향하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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