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의 하루하루

정말 미운 사람이 찾아온 적이 있나요?

딸기21 2003. 4. 27.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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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앤에이에 어느 분이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다보면 싫은 사람도 올 것 같아요. 혹시 정말 미운 사람이 찾아온 적이 있나요? "
"정말 싫은 사람이 자꾸 와서 글 올리고, 물 흐리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두 가지 문제에 대해, 평소에 생각해보지를 않았거든요.
왜 그런 질문을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는데요(혹시 제가 그 분께 너무 싫은 짓을 하지는 않았던가 걱정됩니다), 어쨌든 질문을 받았으니 대답을 해야겠기에 '정말 싫은 사람'이 우리 동네에 와서 글 올리고 물 흐린 적이 과연 있었던가 돌이켜 봤습니다.
결국 두 질문 모두에,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답 아닌 소리만 적어놓고 말았는데요.

이 곳은 온라인입니다. 물론 딸기마을 식구들 중에는 오프라인에서부터 저와 알고 지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원래 오프라인 친구였던' 사람은 사실 거의 없다 해도 될 정도로 숫자가 적습니다. 그러니 '정말 미운 사람이 찾아온' 적은 없었다고 봐야겠죠.

'온라인 친구'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서 얘기를 할께요. 심각한 얘기는 아닙니다만.
이 곳의 속성은-다들 경험해보셔서 아시겠지만- 별다른 컨텐츠 없고, 무테마 무개성 뒤죽박죽 '다 받아주어라' 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저랑 같이 축구 얘기 하면서 흥분들 하시고, 또 어떤 분들은 저랑 같이 서평도 올리시고, 일부(혹은 대다수) 그룹은 bbs를 중심으로 재미있고 다정다감하게 놀며 지내고, 그런가하면 좀더 진지한 얘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 곳은 저에게는 아주 소중한 공간입니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겠냐마는, 딸기마을이 만들어진지 3년 됐습니다. 이 곳에서 오래 사귀어온 분들도 있습니다. 이른바 '초창기 멤버들'은 제게는 이제 친한 친구같은 분들이고, 신입 멤버들은 또 나름대로의 색깔로 제 하루하루를 즐겁게 만들어주십니다.

온라인에서 친구들 사귀면서 '정말 싫어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반대로 제가 싫은 사람이라면, 여기는 뭐 개인공간이니까 안 오시면 되지요. 저랑 싸울 일은 별로 없잖아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신경 날카롭게, 한마디로 '피곤하게' 하는 거, 지나치게 '예민하게' 구는 거 싫어합니다. 매일 농담따먹기 하면 어떻습니까? 또 자기만 아는 얘기 외곌외곌 올리면 어떻습니까? 먹는 얘기도 하다가 공차는 얘기도 하다가 책 보는 얘기도 하다가 쓰잘데 없는 농담도 하다가...그게 가장 편하고 좋은 것 같아요.
(저의 스탠다드가 이렇게 낮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 수준이 너무 높은 게 흠...^^)

정말 싫은 사람이 자꾸 와서 글 올리고, 물 흐리면 어떻게 할 거냐면요,
잘은 모르지만, 아마 한동안(몇일이 될지 몇달이 될지 혹은 몇년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냥 놓아둘 겁니다. 그 사람이 오프라인에서 아는 사람이고 오프라인에서 맘에 안 들게 행동하는 사람이라면 또 그건 별개의 문제겠지만, 온라인에서 '싫게' 굴면-- 뭐 제가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냥 놔두겠죠. 여기 물이 원래 맑은 것도 아니니 물 흐린다 해도 할 수 없고요.

맘에 들지 않는 글들이 그동안에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주 간혹(그러니까 3년 동안 한 4개 정도) 있었습니다. 
제 개인에 관한 맘에 안드는 글이라면 지워버리겠지만, 웬만하면 맘대로 수다떨도록 놔둘 생각입니다. 뭐 온라인의 글들이 저한테 큰 해를 입히는 것도 아니고, 저한테 찾아와서 때리는 것도 아니니깐...사람들 생각하는게 다 다른데 얼굴 안보고 키보드 두드리는 것까지 막을 필요는 없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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