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버려진, 남겨진, 잊혀진

사람들이 떠나고 난 놀이공원은

딸기21 2013. 9. 26. 18:35
버려지고 남겨진 것들... 이번에는 어떤 것들일까요.


철지난 휴양지, 사람들이 떠나고 간 놀이공원... 을씨년스럽고 서글픈 곳들이죠.
그러니 '버려진 놀이공원'은 얼마나 더 쓸쓸할까요.

위 사진에 있는 곳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물에 잠긴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식스플랙스(Six Flags New Orleans) 공원입니다. 2000년 개장됐는데 몇년 지나지 않아 저 지경이 됐습니다.


여러 주 동안 물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시설을 복구해 쓸 수도 없게 됐고, 뉴올리언스 전체의 경제가 엉망이 되면서 폐허로 방치돼 있다는군요. 원래 뉴올리언스는 '재즈의 고향'으로 유명하다죠. 이 공원도 개장할 당시에는 이름이 '재즈랜드'였답니다.


귀신 영화나 범죄 영화를 찍으면 딱 적당할 것처럼 보이죠? 이런 모습으로 버려져 있으니...
그래서 요새는 아예 이 폐허의 사진을 찍으러 오는 도시 여행자(urban explorer)들도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시 소유인데, 옛 운영사인 서던스타 어뮤즈먼트가 복구 계획을 추진하려 한다는 얘기도 있고.... 그게 되겠느냐는, 저렇게 폐허로 오랫동안 남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포트밀에 있는 헤리티지USA(Heritage USA)는 기독교를 내건 테마파크인데, 물놀이시설과 숙소가 함께 있었다고 하요. 1978년 문을 열어서 1989년 망할 때까지 운영됐습니다.


Our Lady of the Tattooed Eyebrows 라는 특이한 이름의 회사가 운영했는데 1980년대에는 나름 잘 나가는 시설이었다고 합니다. 이 회사가 지은 놀이시설에, TV 복음설교자로 당시 유명했던 짐 배커라는 사람과 그 부인이 워터파크를 더 지었대요. 한때는 디즈니랜드, 월트디즈니월드와 함께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휴가여행지였다고.



기독교 복음을 내세웠는데 배커가 사생활에서 여러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인기가 시들해졌고요. 1989년 허리케인 휴고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아예 폐허가 됐습니다. 테마파크의 대부분은 나중에 팔려서 재개발됐는데, 저 음산한 성 모양 시설은 아직도 방치된 채라는 군요.



중심 시설인 헤리티지 그랜드호텔 등은 복구돼 지금도 쓰이고 있고, 남은 것은 'the King’s Castle'이라는 성과 그 주변의 반원형 극장, 그리고 이 go kart track 이라고.

이번엔 미국 아칸소주의 마블폴스에 있는 도그패치 USA로 가봅니다. Marble Falls, 지역 이름이 멋지네요.


1968-1993년 운영됐던 나름 유서 깊은 놀이공원입니다. 미국 남부 미개척지의 주민들을 hillbilly라고 하는데, 이 도그패치는 바로 그 힐빌리 문화를 대표하는 시설로 인기가 많았대요.


하지만 힐빌리 문화가 사그라들고, 놀이공원의 소유주가 수차례 바뀌고, 여러 건의 소송이 벌어지고, 결국엔 파산 등등의 곡절을 거치면서 고철 더미가 됐다는...

미국에는 이런 놀이공원들이 워낙 많네요.
When the fun stops: Inside the scores of abandoned theme parks across America



폐허 시리즈;;에서 빠질 수 없는 곳, 이번에도 체르노빌 가봅니다.


보통 '체르노빌'이라 부르는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Pripyat) 놀이공원입니다. 1986년 4월 27일이 개장일이었는데, 바로 그 전날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인구 5만명의 프리피야트는 유령도시가 됐고 이 놀이공원은 이름도 없는 채로 그대로 '죽음의 공원'이 돼버렸습니다. 그리고 저 페리스휠은 체르노빌의 폐허를 상징하는 이미지 중의 하나가 됐답니다.


지금도 프리피야트는 높은 방사능 수치 때문에 사람들의 접근이 금지돼 있지요.

제가 늘 가보고 싶어하는 곳, 탄자니아령 준자치지역인 인도양의 아름다운 섬 잔지바르. 잔지바르의 펨바 섬, 차케차케라는 지역의 교외에는 우모자 어린이공원(Umoja Children's Park)이 있습니다. 워낙 작은 시설인데다 언제 생겼다가 언제 망했다는 기록도 없지만, '세계의 버려진 놀이공원들'을 궁금해하는 저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사진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멀리서 보면 그저 평화로운 회전목마...


하지만 이 사진은.... 커헉...


페리스휠이란, 버려지고 나면 이렇게 처참해 보이는 것... 누가누가 더 크게 만드나 경쟁하며 도시의 랜드마크로 삼기도 하고, 또 근래에는 중국에서 엄청 많이들 짓고 있다는데 이렇게 방치되니 참 처참해보입니다.

[오들오들매거진] 세계의 대관람차들


중국 베이징 북서쪽 창핑구(昌平区) 천좡(陈庄)에 있는 원더랜드는 모양만 얼추 갖춘 채,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1990년대에 태국 레인우드그룹이라는 개발회사가 '아시아 최대의 놀이공원'을 짓겠다며 무려 49ha에 이르는 대규모 공원을 짓기 시작했는데 1998년 태국에서 시작된 아시아 금융위기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그 해에 공사가 중단됐고, 10년 동안 그대로 방치됐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쓰이기는 쓰였습니다. 용도가 달라서 그렇지.... 주변 농민들이 저렇게 덩그머니 서있는 건물들을 곡식 창고로 쓰곤 했답니다.


바로 이렇게...


2008년 이 공원을 되살려보려는 시도가 잠시 있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덩치가 커서 실패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한국에도 버려진 테마파크가 있었습니다. 거제도 옥포의 옥포랜드입니다.


'세계의 버려진 테마파크들' 리스트에 늘 나오는 곳입니다.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누군가가 처음에 집어넣었을 거고, 그 리스트들이 돌면서 사진들이 줄줄이 따라나오는 듯.


1999년 놀이시설에서 사고가 있었고 그러다가 문을 닫았고, 소유주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공원은 흉물로 방치됐고, 도시의 전설을 쫓는 공포체험 마니아들 사이에 '명소'가 됐다는 스토리...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진짜인 줄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2006년 거제타임즈에 '도심 흉물로 방치된 옥포랜드'에 대한 칼럼이 실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없어져서 호텔이 된 모양이네요. 역시 거제타임즈에 2011년 '옛 옥포랜드 부지 호텔 기공식'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번엔 이웃나라로 건너가봅니다. 야마나시현 가미쿠이시키무라(上九一色村)에 '후지 걸리버 왕국(富士ガリバー王国)'이라는 유원지가 1997년 문을 열었습니다.


후지산이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테마파크... 였습니다만 파산해서 2001년 문을 닫았습니다.


경제환경을 비롯해 여러 요인이 있었겠습니다마는, 걸리버가 방문한 소인국 '릴리푸트'를 컨셉트로 한 놀이공원, 사실 별로 땡기지는 않네요. 굉장히 실패한 투자였다고 합니다.


콘크리트 덩어리 걸리버는 이런 흉물로 방치됐다가 2007년 아예 철거됐습니다. 그 후에 일부 시설은 호텔 등으로 재개발됐는데, 아직도 전체 부지는 여러 이해당사자들 간 돈 문제로 방치돼 있다고 합니다. 철거되기 전의 좀더 예술적인 사진들을 보려면 여기로.

유서깊은 도시 나라(奈良)의 나라 드림랜드(일본식으로는 '나라 도리무란도')는 미국의 디즈니랜드를 본떠 1961년에 지어졌습니다. 그후 45년 동안 운영되다가 2006년 완전히 문을 닫았습니다.


역시, 좀더 예술적인 사진들을 더 보시려면 여기로.


내부 시설도 디즈니랜드와 유사하게 배치됐으며 미래의 나라', 환상의 나라', '모험의 나라', '과거의 나라', 메인 스트리트의 다섯개 영역으로 구성돼 있었다고 합니다. 써놓고 보니... 미국의 디즈니랜드는 가본 적 없지만, 잠실 롯데월드와 정말 비슷하군요... -_-  '잠수함', '대해적', 모노레일 등 개원 당시만 해도 획기적인 시설들로 관광 명소가 됐다고 하는데요. 엥, 이것도 롯데월드랑 똑같자나... 누가 롯데 아니랄까봐...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무시무시한 곳으로... 일본판 위키를 보니 2011년까지는 철거되지 않은 채 남아있었네요. 그 뒤에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후쿠시마현 호바라마치에 있었던 타카코노누마 그린랜드(高子沼グリーンランド)는 1973년에 문을 열어서 1999년까지 영업하다가 손님이 줄어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몇년간 방치돼 있으면서 호러 게임, 호러 무비 등의 배경이 됐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006년에야 철거됐습니다.

독일 베를린에는 슈프레파르크(Spreepark)가 있습니다. 1969년 쿨투르파르크 플란테어발트(Kulturpark Planterwald)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어서 나름 인기가 있었고 1989년까지 동베를린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운영자가 파산해서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은 페루의 리마로 도망쳐서 재기를 꿈꾸다가 결국은 코카인 밀매범이 돼 감옥으로 갔다는 슬픈 스토리...



이렇게 테마파크들도 태어나 나이를 먹고 병들어 사라지거나 버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