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빌딩을 짓기 위한 도시들의 경쟁과 함께, 중국을 필두로 이번엔 세계 최대 `관람차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싱가포르가 내년 봄 가동 예정으로 대관람차를 짓기 시작한데 이어, 중국 베이징(北京)에도 2009년 완공 목표로 세계 최대 관람차 공사가 시작됐다고 BBC방송 등 외신들이 6일 보도했습니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차오양공원에 들어설 대관람차 `그레이트 베이징'은 민간 테마파크 건설회사인 `그레이트 베이징 코포레이션'이 건축을 맡았습니다. 5일 기공식을 가진 이 관람차는 2009년 봄 가동될 예정인데, 높이가 208m에 이르고 최대 탑승인원이 192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지름 198m의 원형 틀에 48명을 한번에 태울 수 있는 캡슐 40개가 매달리게 된다. 뺑뺑 돌리면 시간당 5760명까지 태울 수 있다네요.
공사비용으로 9900만 달러(약 890억원)가 들어간답니다. 외신들은 중국이 자랑하는 만리장성의 영어 표기 `그레이트 월'(The Great Wall)을 본떠 이 관람차에 `그레이트 휠(The Great Wheelㆍ거대한 바퀴)'이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기술 자랑'에서 시작된 대관람차의 역사
대관람차는 1893년 시카고 세계박람회 때 게일 페리스라는 건축가가 프랑스 파리 박람회 상징물인 에펠탑과 경쟁하고자 높이 80m의 바퀴형 탈것을 만들면서 세상에 탄생했다고 합니다. 파리는 1900년 박람회 때 높이 100m의 관람차를 선보여 `복수'에 성공했다는 일화가 있지요.
과학기술 발전을 과시하기 위한 상징물로 출발한 대관람차는 20세기 세계 곳곳에 들어선 놀이공원의 놀이기구로 성격을 바꾸면서 인기를 모았습니다. 21세기 들어 대관람차는 다시 `경제력의 상징'으로 각광받는 분위기인데요. 특히 시각적 효과가 높고 야간 조명이 가능해 랜드마크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관람차를 가장 좋아하는 나라 중의 하나는 일본이 아닐까 싶어요. 1990년대 말 이후 일본에서는 오사카 `템포잔 관람차'(100m)와 `HEP 파이브'(106m), 도쿄(東京) 에도가와 `다이야토 하나 관람차'(117m)와 오다이바 `팔레트'(115m), 후쿠오카(福岡) `스카이드림'(120m) 등이 잇달아 세워졌습니다.
영국 런던에는 밀레니엄을 기념해 2000년 1월1일 가동을 시작한 `런던 아이(London Eye)'가 만들어졌지요. 런던아이는 몇년 간 세계 최대 관람차 자리를 지켰지만, 작년 5월 중국 난창(南昌)에 더 높은 관람차가 들어서면서 밀려났습니다. 중국에는 하얼빈(哈爾濱), 정저우(鄭州), 창샤(120m) 등에 높이 110∼120m의 대관람차가 잇달아 세워졌거나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대륙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봐야 하나요, 인간의 경쟁심이 워낙 가지가지라고 봐야 하나요.
제 경우는, 언제 대관람차를 마지막으로 타봤는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사실 타보면 재미도 없고 암것도 아니지만 대관람차에는 역시나 모종의 '로망' 같은 것이 있지 않나 싶어요. 발명자인 페리스의 이름을 따서 영어로는 보통 페리스휠(Ferris wheel)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다이칸란샤(대관람차)라고 하는데, 아마 일본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우리도 대관람차라 부르게 된 것 같습니다.
세계의 대관람차들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혹은 유명하게 될 것이라는 대관람차들 구경 한번 해볼까요.
('세상에서 제일 ~한것 10가지'를 전문적으로 모아놓는 List Of Ten 사이트에서 퍼왔습니다)
10. 도쿄 오다이바의 팔레트 타운 대관람차
오다이바에 여러번 갔었기 때문에, 제 머리 속에 있는 대관람차의 이미지는 바로 이것인데요. 특히 야경이 예쁘지요. 유리카모메 전철을 타고 돌아오면서 아이 손잡고 색색깔 바뀌어가는 관람차를 바라본 적이 많았거든요.
높이는 115미터, 바퀴 지름은 100미터. 회전 시간은 16분. 1999년 완공
9. 도쿄 에도가와의 다이야토하나(다이아몬드와 꽃) 대관람차
도쿄에 가사이린카이 공원이라는 곳이 있어요. 린카이는 임해(臨海) 즉 바다에 면해있다는 뜻인데요. 도쿄에 관광가시는 분들이 종종 저한테 "어디 가면 좋겠느냐" 물어보는데, 시부야 신주쿠 하라주쿠 이런 곳들 말고 저는 사실 가사이린카이 공원을 참 좋아했어요. 하지만 며칠 짬을 내어 여행가는 사람들에게 거기 가보라고 권하긴 좀 뭣하고 해서, 그냥 가사이린카이는 저혼자 추억의 장소로 마음에 두고 있지요. 도쿄에서 우울했을 때 찾아갔던 곳이 요요기공원하고 가사이린카이 공원 두 곳이었거든요.
가사이린카이 공원은 정말 넓고 한적하고 황량하고... 사실 도쿄 사람들도 많이 오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 그래도 저는 도쿄에 다시 가면, 앞서 말한 오다이바보다도 가사이린카이 공원에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요(그리고 한번밖에 못 가봤던 도쿄 북부의 미즈모토 도립공원! 가사이린카이와 미즈모토에 만일 가보신다면, 절대로 절대로 후회는 안 하실 겁니다!!!)
이것이 가사이린카이 공원에 있다는 관람차입니다. 높이 117미터, 바퀴 지름 111미터. 6인승 캡슐 68개가 달려있고요. 회전속도는 17분. 한시간에 최대 1440명을 태울 수 있대요. 2001년에 만들어졌습니다.
맑은 날 이걸 타면 신주쿠와 요코하마, 도쿄만 저쪽 도쿄디즈니랜드와 오다이바가 보이고요. 운이 좋으면 후지산까지 볼 수도 있다는군요. 밤에는 다이아몬드 같기도 하고 꽃처럼 보이기도 해서 저런 이름이 붙었답니다.
8. 일본 후쿠오카 스카이드림
높이 120미터, 바퀴 지름 112미터. 2002년 완공.
7. 중국 정저우 대관람차
높이 120m, 2003년 완공.
6. 호주 멜버른 서던 스타 Southern Star Observation 관람차
높이 120m, 20인승 캡슐 21개가 달린대요. 탑승시간 30분. 내년에 완성될 예정이고요. 연간 탑승객이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가 된다는데... 건설비가 1억달러에 이른다니, 그거 뽑으려면 시간 좀 걸리겠군요.
5. 중국 창샤 대관람차
높이 120미터, 바퀴 지름 99미터. 2004년 완공.
4. 영국 런던의 London Eye
밀레니엄 프로젝트로 이거 짓는다고 영국 언론들이 난리치던 것 기억나네요. 1999년12월31일에 완공식 갖고 2000년 시작과 함께 가동시켰죠. 높이 135m, 25인승 캡슐 32개, 탑승 속도 30분.
3. 중국 난창, 난창의 별 The Star of Nanchang
높이 160m, 8인승 캡슐 60개. 캡슐 크기는 높이에 비해 작네요. 탑승시간 30분.
2. 싱가포르의 플라이어 Flyer
높이 165미터, 바퀴 지름 150미터. 30인승 캡슐 28개 달리고요. 회전시간은 37분. 내년 3월1일 가동을 시작한다는데, 사진에는 아직 공사중이어서 그런지 캡슐이 안 달려있군요. 완공되면 이 관람차 꼭대기에서 싱가포르 전체는 물론이고 인도네시아 바탐섬과 빈탄섬, 말레이시아 조호르까지 내려다볼 수 있게 된다는군요.
1. 중국 베이징의 '그레이트 베이징'
개발사 측에서 배포한 가상도입니다. 높이 208미터, 바퀴 지름 198미터. 확실히 랜드마크는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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