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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는 16일 새벽 인터넷 단문블로그 사이트 트위터 계정(@chavezcandanga)에 글을 올려 “오늘 새벽부터 우리는 해방운동가 볼리바르의 영웅적인 유해를 검사하는 과학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유의 과장된 말투로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싯구를 빌어 “오늘 사람들이 깨어날 때엔 100년만에 깨어나시는 아버지, 대지와 물과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인터넷 영문판 뉴스에서 “차베스는 자기가 영웅처럼 숭배하는 볼리바르가 암살됐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드러내왔다”면서 “이미 전에도 볼리바르의 사망 과정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밝혀보겠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고 전했다.
차베스의 트위터 발표 뒤 베네수엘라 국영TV는 국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예복을 갖춰입은 과학자들이 카라카스의 판테온(국립묘지)에서 볼리바르의 유골을 수습하는 모습을 내보냈다. 과학자들 옆에서는 차베스가 결연한 표정으로 국가를 따라부르는 모습이 비쳐졌다.
차베스는 트위터에 “거룩한 유골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면서 “볼리바르는 숨진 것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곁에 살아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새로 출범한 법의학연구소 연구팀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볼리바르의 유골을 조사, 암살 여부를 알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Venezuelan president Hugo Chavez speaks during a meeting at Miraflores Palace in Caracas July 16, 2010. /로이터
볼리바르는 1783년 현 베네수엘라 수도인 카라카스에서 스페인계 귀족 대지주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 부모를 잃은 뒤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다가 1799년 스페인으로 가 유럽생활을 하면서 프랑스 혁명정신에 심취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내며 몽테스키외, 루소, 볼테르 등의 사상을 접하고 라틴아메리카를 스페인으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라틴아메리카로 돌아간 그는 스페인계 혼혈인 끄리오요 귀족들을 규합해 독립투쟁을 벌였다. 1819년 누에바 그라나다를 해방시킨 것을 시작으로 콜롬비아, 키토(현 에콰도르), 페루 등에서 스페인 세력을 몰아내고 ‘그란 콜롬비아 공화국’을 세워 초대대통령을 지냈다.
하지만 다른 신생 독립국가들을 통합시키는 데에 실패한데다가 공화국 내 반란세력들의 암살음모가 끊이지 않자 1830년 결국 권력을 내놓고 스스로 여행길에 올랐다. 그 해 볼리바르는 46세의 나이로 결국 숨을 거뒀다. 볼리바르 사후 그가 세웠던 라틴아메리카는 ‘그란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파나마, 에콰도르로 갈라졌다. 볼리바르가 외쳤던 통합의 정신은 1889년 미국의 주도로 이루어진 워싱턴 회의에서 종말을 맞았다. 그러나 지금도 남미에서는 ‘엘 리베라토르(해방자)’라 불리며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폐결핵으로 숨졌다는 견해가 많지만 확실히 입증된 것은 없으며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2007년 차베스는 볼리바르가 콜롬비아 군인들에 암살됐다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차베스의 베네수엘라는 이웃한 친미우파 국가 콜롬비아와 껄끄러운 관계였고, 이듬해에는 국경분쟁이 일어나 무력사용 직전까지 갔었다. 지난 4월 미국 과학자가 “볼리바르가 오염된 식수 등을 통해 비소에 중독돼 숨졌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비소 중독이 곧 암살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무된 차베스는 암살설을 밀어붙이고 급기야 유골을 꺼냈다. 콜롬비아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베네수엘라가 볼리바르의 적자임을 보여주는 것, 볼리바르의 남미통합 이상에 대한 관심과 붐을 일으키는 것 등 여러가지 목적을 띤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볼리바르 관을 연 뒤 차베스가 한 행동은 콜롬비아를 비난하는 것이었다”면서 유골 조사가 두 나라 간 또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가 좌익 게릴라를 계속 밀어주고 있다며 17일 미주기구(OAS)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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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때문에 쿠바의 국가원수직에서 물러났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83·사진)이 4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였네요.
카스트로가 아바나 시내 국립과학수사센터를 방문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관영매체 기자들의 블로그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총 넉 장의 사진들은 카스트로가 지난 7일 센터 관계자들과 만나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한 사진에서는 카스트로가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군요.
쿠바의 유명 여성 언론인인 국영TV 기자 노렐리스 모랄레스 등 기자 2명이 이 사진들을 10일 웹에 올렸고, 그날 늦게 정부 공식 온라인 미디어인 ‘쿠바토론(http://www.cubadebate.cu)'에도 사진들이 실렸습니다. 모렐리스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센터 직원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뒤 이메일로 보내왔다”고 밝혔습니다.
카스트로는 좀 마르긴 했는데, 건강은 나빠보이지 않네요.
카스트로가 자택에서 지인들을 만나는 사진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공식 나들이에 나선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것은 근 4년 만에 처음입니다.
카스트로는 2006년 7월 장출혈로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이 악화돼,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당시 국방장관)에게 권력을 넘겼습니다. 2008년 2월에는 라울이 공식적으로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물려받았고요. 그러나 카스트로는 틈틈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 외부인사들을 만나고 관영지 그란마에 정기적으로 기고를 하며 계속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공산당 당수직도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는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카스트로를 찾아가 직접 카메라를 잡고 촬영하는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지요(룰라 귀여워). 카스트로는 또 5월에는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 “남북한 갈등을 부추기려는 미국의 음모에서 비롯된 조작극”이라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올 2월 24일 아바나에서 룰라 대통령이 라울, 카스트로, 프랭클린 마틴 브라질 공보장관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네요. |AP
이 사진은 2008년 6월 차베스 대통령(왼쪽)이 카스트로(가운데)를 찾아가 만나는 모습. 오른쪽은 라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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