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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 중도-개혁파 하산 로하니 당선!

딸기21 2013. 6. 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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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에서 개혁파 하산 로하니가 압도적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로써 이란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강경보수파 정권에서 8년만에 개혁파 정권으로의 전환을 이루게 됐습니다. 

14일 대선에서 로하니는 3670만 표 가운데 1861만 표를 얻어 50.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모스타파 모하마드-나자르 내무장관이 15일 발표했습니다.  당초 이번 선거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못한 채 1, 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러야 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선거 막바지에 다른 개혁파 후보가 사퇴하면서 중도 온건 성향의 로하니가 사실상의 '개혁파 단일 후보'가 되면서 개혁파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란 대선] 개혁파의 꿈은 사라지지 않았다

개혁파들의 대부 격인 하셰미 라프산자니와 모하마드 하타미 등 두 전직 대통령이 나서서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고, 이는 72.7%의 높은 투표율로 귀결됐습니다.


14일 투표를 마친 뒤 투표소를 나와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하산 로하니.



과거 개혁파 정권이 들어설 때에 그랬듯, 이번에도 여성들과 젊은층의 표가 로하니 압승의 1등 공신이었습니다. 성별, 연령별 투표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체 유권자 약 5000만명 중 1600만표가 이번 선거에서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이들 사이에서 로하니 지지율이 매우 높았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투표소에 유권자들이 몰리자 전날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마감시한을 2시간 연장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보수 정권과 성직자들을 등에 업고 '보수잔치'를 벌였던 후보들은 서로 갈라져 다툰 탓에 당초 예상과 달리 열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테헤란 시장을 지낸 모하마드 바케르 칼리바프는 607만표(16.3%), 핵 협상 대표로 서방과 마찰을 자주 빚어온 사이드 잘릴리는 416만표(11.7%)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혁명수비대 사령관 출신의 또다른 강경파 후보 모흐센 레자이는 388만표(11.5%)였습니다.


이란 대선 후보별 득표율. 그래픽/ Payvand News


로하니는 앞으로 7~10일 안에 최고 권력기구인 혁명수호위원회가 선거결과를 검토한 뒤 대선 승자임을 공식 발표하면 당선자로 확정됩니다.

로하니는 대권에 도전했던 6명의 후보들 중 유일하게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인데다, 보수파 지도자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의 영향력 하에 있는 혁명수호위가 그동안 개혁파 억압을 주도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로하니의 당선을 뒤집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로하니는 선거결과가 발표되자 국민들에게 감사하면서 하메네이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그는 "최고지도자의 요청에 호응해 국민들이 선거에 많이 참여해준 것"을 높이 치하했습니다. 프레스TV 등 이란 언론들은 "국민들의 승리"라며 선거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헌법 상의 최고권력자로 외교, 국방 등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하메네이는 국민들에게 '투표 참여'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로하니에게 축하를 보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개혁파 정권 시절 서방과의 핵 협상 대표를 지낸 로하니는 온건파 정치인으로, 최고지도자 선출권한을 갖는 '전문가 위원회'의 일원이며 최고지도자에 의해 임명되는 행정조직 '권익위원회'의 멤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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