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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서울시장 자리가 대권 디딤돌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외국에선 반대로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 수도의 시장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필리핀의 조세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수도 마닐라의 시장에 당선됐다고 마닐라불레틴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13일 지방선거에서 마닐라 시장에 당선된 조세프 에스트라다 전 필리핀 대통령
올해 76세의 에스트라다는 영화배우 출신의 정치인으로, 1998년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뇌물수수 의혹이 일면서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2001년 대중 봉기로 축출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마닐라의 서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시장에 당선됐다. 부패 문제로 종신형까지 선고받았지만 당당히 정치적으로 복권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선거에서 그와 맞붙어 패배한 알프레도 림 현 마닐라 시장은 에스트라다가 대통령일 때 내무장관을 지냈던 측근이었다.
에스트라다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된 것은 족벌 정치가문 출신인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66)였다. 아로요는 권력을 잡은 뒤 종신형에 처해진 에스트라다를 사면한 바 있다. 아로요 자신도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은 바 있지만,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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