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여행을 떠나다

전설의 라이프치히.(괜히 붙인 제목임)

딸기21 2006. 1. 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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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치히를 찾아간 것은, 2006 독일 월드컵 운명의 조 추첨을 앞둔 1월7일. 그때부터 10일까지 이 유서깊은, 그러나 가난해 보이는 도시에 머물렀다.


라이프치히는 베를린을 제외한 옛 동독 지역 도시들 중 유일하게 내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도시다. 라이프치히 시민들은 ‘친구가 되는 시간(A time to make friends)’이라는 내년 월드컵 모토처럼, 조 추첨식을 보기 위해 멀리서 온 손님들을 반갑게 맞았다.


8일 오전 10시, 시 외곽에 위치한 젠트랄 슈타디온(중앙경기장)에서 시 당국이 세계 각국 언론인 200여명을 초청해 월드컵을 맞는 기쁨을 설명하는 미디어투어 행사가 열렸다. 젠트랄 슈타디온은 옛 동독에서 가장 큰 축구장이 있던 자리다. 시 정부는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과거 1만5000석 규모의 축구장이 있던 곳에 4만4000석 규모의 새 경기장을 지었다. 경기장 외벽은 옛 동독시절 모습 그대로여서, 화려한 시가지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낯설고 다소 음울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인구 50만 명의 라이프치히 시에는 월드컵 조추첨 행사는 쉽게 접하기 힘든 빅 이벤트였다.


과거 동독에서 가장 큰 경기장이었다는 젠트랄 슈타디온. 하지만 새로 지었다는 이 경기장도, 지방정부의 재정을 반영하듯 서독의 경기장들에 비하면 작고 초라해 보였다.


하지만 축구장은 축구장! 난생 처음 그라운드의 잔디를 밟아봤다!


미디어 투어에서 만난 할레의 소녀들. 전통 복장을 입고 초콜릿을 홍보하는 중. 내가 초콜릿을 좀 좋아했더라면 많이 먹어줬을텐데 말이다.


베켄바워 독일월드컵준비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옛 동독 지역인 라이프치히를 조추첨 장소로 정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밝혔었다. 시민들에게 이번 행사는 이 도시가 ‘잊혀진 도시’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독일TV의 지빌르 리히트 기자는 “이번 행사는 라이프치히 시민들 뿐 아니라 모든 동독인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프치히는 동독 정부의 지원을 받던 체육대학이 있었으며 동독 엘리트 체육의 상징이다.


그런가하면 1988년 이곳 성니콜라이 교회 앞에서 열린 민주화를 요구하는 촛불시위는 공산주의 동독의 붕괴를 예고한 전조이기도 했다. 그러나 통일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라이프치히는 실업률 18%에 정부 지원 없이는 시 재정이 유지되지 못하는 낙후된 지역이 되고 말았다. 



누가 독일 아니랠까봐... 역시 여기도 스산하고 음산하고 한산한 분위기...


그런대로 멋진 거리. 저런 건물들은 마음에 드는데.


여기는 ‘New City Hall'. 처음에 이름만 듣고 새로 지은 건물인 줄 알았더니, 그냥 이름이 그렇다는 거였다. 건물 안에서 전시회가 열린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폐허처럼 썰렁해서 좀 놀랐다.


독일에서 가장 이뻤던 것, 도시마다 세워진 크리스마스 장터.



크리스마스 장터의 인형들.


성토머스 교회의 이쁜 문. 여기에 바하의 묘가 있대요.


바하와 멘델스존의 차이를 확실하게 알아냈음. 바하: 뚱뚱하고 얼굴 넓적 멘델스존: 긴 파마머리


순서가 바뀌었네;; 이게 바로 성 토머스교회입니다.


저 교회를 나와서 어느 고풍스러워보이는 쇼핑몰 앞을 지나다가,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온다는 (파우스트를 안 읽어봐서 내용은 모르겠고) 식당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너무 바빠 독일에서 제대로 못 먹기도 했지만, 아무튼 독일에서 먹은 것들 중에 제일 맛있었다. >.<


(참 싸가지없고 교양 없는 여행기이지요?) 



건물들이 멋지구만 뭘..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장면은 아우어바흐스 켈러 장면이구요, 매들러 파싸지라는 곳 속에 있어요. 괴테가 대학에서 공부하는 동안 착안한 장면이죠. 기념으로 파싸지 양쪽으로 그 장면의 동상이 있구요. 딸기님이 라이프치히에 대한 인상이 별로인 것 같아서 약간 아쉽네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봤으면 고풍스러움에 반하지 않았을까해요. 
제가 라이프찌히에서 살아서 그런 것만은 아닌데(저두 처음 이곳에 왔을때 받았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답니다. 하도 어두컴컴해서...), 여행자료가 동독지역에 대해선 별로 나와있는게 없어서 안타까워요. 통일된지 16년째니까 이제 제대로 된 책이 나올만도 한데... 관광지는 역시 개발하기 나름이죠. 볼 꺼리는 많은데 누가 알고 찾아가겠어요.



수퍼21s님, 라이프치히 싫지 않았어요. 인상 안 나빴는데... 
근데 (웃긴 소리지만) 동독지역이라서 그런지 좀 못 사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어. 
파우스트에 나오는 식당은, 거기인줄 모르고 지나가다가, 바로 그 양쪽 동상들 때문에 알아본 거야. ^^



음.. 딸기님, 못산다는 말은 맞는 거 같아요. 들은 얘기인데, 동독도 서독처럼 발전을 시켜야 하니까, 통일이후에 그 거점도시로 삼은 게 라이프찌히래요. 적어도 아우구스투스 광장에 대학교회를 재건하고 설립 600주년 기념행사를 한다는 2009년까지는 계~속 시끌시끌할 것 같아요. 주말이 되면 서독에서부터 관광객들이 잔뜩 몰려오는데, 대부분은 자기들 세금으로 지어놓은 건물들을 보면서 놀라는 눈치예요. 
못살아서 그런건지, 아님 정부대책이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방 임대비용이 그럴싸한 도시 중에선 제일 저렴한 편이라 학생이 살기엔 괜찮은 도시죠. 생활비도 제일 적게 든다는 것 같았는데, 슬금슬금 오르고 있어서 신경이 쓰인답니다. 
전 이곳에서 살면서 통일 이후에 우리 나라도 이런 힘든 기간을 보내야할 것 같아서 자꾸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요.



통일 이후에 우리나라는 더 아수라장이겠지... 
나는 통일 이후를 생각하면, 인간성 나쁜 남한 사람들이 자본주의 잘 모르는 북한 사람들을 얼마나 뜯어먹고 못살게 굴지, 그게 걱정된다니깐. 북한 땅에 들어가서 몽땅 골프장 만들고 개판칠 것도 두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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