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도노 호코 글/지바 지카코 그림/양미화 역 | 논장
꼼꼼이가 학교 권장도서라고, 독후감 쓴다고 빌려왔다. 재미있다고 엄마한테 한참을 읽어주는데 건성으로 들었다. 꼼꼼이가 책 읽어주겠다고 하는 때가 좀 많아서.. ㅎㅎ 아무튼 너무너무 재미있다고 아우성이었다. 며칠 있다가 꼼양 숙제하는 거 옆에서 지켜보고 앉아있는데, 이 책을 읽어보라고 또 밀어붙여서 결국 펴들었다.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나도 울엄마한테 ^^ 이 책 읽으시라고 했더니, 이미 읽었다면서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니"라고 하신다. 우리 모녀 3대는 이 책에 아주 뿅갔다. 어쩜 이렇게 재미있는지.
일본에서 1년을 지내면서 '늙는다'는 것에 대해 참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도 나는 아지님과 늙는 것에 대해, 노년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한다. 일본에서 내 주변은 온통 나이드신 분들이었다. 나도 뭐 어린이는 아니지만 -_- 거기선 직장도 안 다니고 학교도 안 다니다보니 늘 어르신들에 둘러싸여 지냈다. 나이가 들면 봉사활동(반드시 집 밖의 어딘가에 등록해서 하는 사회적 봉사활동)도 해야 하고, 여행도 해야 하고, 그러려면 건강해야 하니 자기관리도 해야 하고. 요는, 자식들한테 짐 되지 않고 즐겁게, 덜 아프게 사는 거다. 이 책 속의 두 할머니처럼.
70대 할머니가 60대 할머니에게 묻는다.
"효코는 몇 살 젊어지고 싶어요?"
"한 열 살만 젊어졌으면 좋겠어요."
"아니 오십 몇살로 돌아가서 뭐하려고 그래요?"
그래, 까짓거, 젊어지는데, 무엇때문에 머리 어깨 등짝 양손에 세상살이 짐 가득 얹은 아줌마 시기로 돌아갈까. 아주 어린 시절로 확~ 가버리지.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젊다'라는 거, 그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닌거다. 마음이 젊으려고 노력하고, 상상하고, 꿈꿔야 하는 거다.
책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한 권 사놓아야겠다.
'딸기네 책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자와 히로후미, '사회적 공통자본' (0) | 2011.09.03 |
---|---|
라픽 샤미의 '파리 젖짜는 사람'- 울며 웃으며 읽은 시리아 이야기 (2) | 2011.02.14 |
보이지 않는 사람들- 21세기 노예제, 그 현장을 가다 (0) | 2010.05.18 |
드디어 읽었다, '악마의 시'! (0) | 2010.04.23 |
지그문트 바우만, '유동하는 공포' (0) | 2010.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