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알파레이디 리더십포럼'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딸기21 2012. 1. 17. 11:32

알파레이디 리더십 포럼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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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을 기획하던 때가 떠오릅니다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갔네요. 


이 포럼을 기획한 것은 경향신문 유인경 선임기자와 인터랙티브(interactive) 입니다. 인터랙티브팀은 독자들과 소통하고 함께 (미디어를) 만들어간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팀입니다. SNS(소셜네트워크) 활동과 블로그 운영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중의 한 축이 독자와 함께 하는 ‘인터랙티브 기획’이었습니다. 시민들과 기자가 함께 참여해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해본 <착한시민 프로젝트>,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젊은이들과 취업준비에서 최종면접까지의 전 과정을 함께 했던 <청년백수 탈출기>, 그리고 이 <알파레이디 리더십포럼>이었습니다.


문제의식은 단순했습니다. 알파걸, 알파걸 하는데 왜 ‘걸(girl)’에서 그치는 걸까. 알파 레이디로 성장하는 여성은 적은 걸까. 반장·부반장은 여학생들이 많이 하는데 기업의 사장·부사장은 왜 적을까,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거의 여성이라는데 왜 여자 교장선생님은 많지 않을까.


사회제도적인 차원에서의 접근도 중요하지만,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하려면 스스로의 태도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나 나는 ‘부장·차장만 돼도 족하지’하는 태도로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상사가 문제를 지적할 때 홱 토라져 나가거나 눈물 뚝뚝 떨어뜨리는 형은 아닌지, 내 맘 한구석에 ‘좋은 사람 만나면 시집가는 것도 한 방법이야’하는 생각이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태도, 그런 생각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도 이러저러한 인생은 잘못됐다, 바람직하지 않다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이 포럼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알파레이디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자세와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랙티브 팀은 일간 신문사에서는 아주 드물게 전원 여기자들로 이뤄진 팀입니다. 7~19년차의 여기자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팀원들 스스로도 "알파레이디를 지향하며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꿈꾼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남성들과 공존하고 경쟁하면서 스스로를 좀 더 갈고닦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 적은 많았습니다. 어쩌면 이 포럼은 팀원들 모두의 마음이 모여 탄생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강연이 열린 것은 2010년 1월 마지막 주 수요일, 강연자는 국내 최초의 여성 헤드헌터인 유순신 유앤파트너스 대표였습니다. 울림이 컸습니다.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어본 베테랑 사회선배의 말씀을 수첩에 빼곡히 적었습니다.

강연을 들으러온 이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나름 사회생활 해봤다 하는 저희 여기자들도 그랬는데, 직장에 갓 들어갔거나 이제 막 사회에 뛰어들려는 젊은 여성들은 더 그랬겠지요. 모두들 감명 받았고, 참가자들끼리 올넷이라는 모임까지 만들었습니다. 올넷 친구들은 그 후 1년 동안 이 행사를 진행하는 저희 팀원들의 동지이자 친구가 되어주었답니다.

탁월한 여러 강사들을 모시고 또 이렇게 강연록을 책으로 다듬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유인경 선임기자의 화려한 인맥 덕분이었습니다. 전 아나운서 손미나씨는 프랑스에 체류하고 있는데 한국에 잠시 들어와 있을 무렵 시간을 내어 좋은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이 책에는 손미나씨처럼 여행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여성들을 위한 팁을 덧붙였습니다.

카이스트의 정재승 교수는 최근의 정보통신기술 혁신에서 시작해 사람의 뇌 분석으로 이어지는 과학강의를 너무나도 재미있게 해주셨습니다. 연애컨설턴트 임경선씨의 강의도 연애 못하는 헛똑똑이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우리나라 결혼율, 출산율이 낮아진다고 하는데 여기자들 중에도 헛똑똑이 건어물녀들이 많습니다. 재미삼아 '건어물녀 테스트'를 실었습니다.

에듀머니의 제윤경 대표이사는 여성 직장인들이 어려워하는 두 가지 즉 '사랑과 돈' 중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강연 전에 '알파레이디를 위한 똑똑한 재테크법'이라고 홍보를 했더니 부동산이나 펀드 등으로 재테크하는 비법을 알려주는 줄 알고 찾아오신 분들이 있었나봅니다. 첫머리부터 "돈이 돈을 벌어다준다는 환상을 깨라"는 얘기가 나오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다보니 저절로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더군요. "운동도 안 하는데 집에는 러닝화, 워킹화, 운동화에 등산화까지….완전 내 얘기야!" "월급님이 로그인하셨다가 5분 만에 로그아웃하는 통장, 내 얘기잖아!" 삶의 가치관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답니다.

국내 최고의 메이크업 전문가인 이경민 ‘이경민포레’ 원장은 일하는 여성을 위한 화장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강연장에 나온 참가자를 연단에 올려 직접 시연을 해주셨답니다. MBC 아나운서 최윤영씨는 전형적인 ‘엄친딸’ 같으면서도 수수하고 진솔하게 아나운서가 된 과정과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 노력을 이야기해주셨고요. 


CJ인재원의 민희경 원장은 글로벌 커리어우먼으로 살아온 인생역정을 너무나도 솔직하게, 유머러스하게 털어놓아 박수를 받았습니다. 민 원장은 미국 뉴욕 ‘월가’의 금융회사에서 일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투자유치본부장을 지내고 CJ에서 인재육성을 맡은 분입니다. 많은 한국 여성들에게 역할모델이 될 수 있는 분인 동시에, 또한 “과연 내가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을 느끼게 만드는 분이죠. 그래서 책에는 국내 기업들의 ‘유리천장’이 얼마나 단단한지 짚어보는 글을 추가했습니다.


저희 팀원들을 포함해, 여성 참가자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주셨던 분은 송명순 장군입니다. 전투병과에서는 처음으로 탄생한 여성 장군이어서 신문에도 많이 실렸던 분이지요.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남자들이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여자들은 군대에 안 갔다 와서 조직문화를 몰라.” “군대 한번 가봐, 얼마나 힘든지.” 이런 얘기들입니다. 그래서 ‘호국의 달 6월’에 송 장군을 모시고 ‘여성들을 위한 밀리터리 리더십’에 대해 들었습니다. 


기대했던 대로 위엄 넘치고 강단 있는 모습, 그러면서도 너무나도 자상하고 엄마 같은 말씀이었습니다. 여군 장교들이 남성 병사들 커피 심부름이나 하던 시절, 그 뿌리 깊은 풍토를 뒤바꾸기까지의 지난한 싸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희도 모르게 일어나 박수를 쳤습니다. 요즘 취업난 때문에 여군·사관후보생(ROTC) 지망생들이 많다지요. 여군과 여성 ROTC 현황을 정리해서 강연 뒷부분에 덧붙였습니다. 


19세기 미국 학자 윌리엄 클라크(William Smith Clark)는 메이지 시대의 일본 대학생들을 상대로 이런 말을 했지요.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저희는 “여성이여, 야망을 가져라(Girls, Be Ambitious!)”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모신 분이 영화계의 우먼파워이자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성공한 여성’,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였습니다. 


그런데 심 대표는 오히려 “내겐 성공을 해야겠다는 야심도,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욕심도 없었다”고 합니다. 야심도 욕심도 버리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라는 일을 열심히 해야지” 했더니 성공도 하고, 돈도 들어오더라는 겁니다. 성공이라는 목표를 저 멀리에 세워두고 ‘출세의 사다리’를 밟아가는 것은 20세기 드라마에나 나오는 스토리인 게지요.


1년간의 강연을 정리하면서 유인경 선임기자도 강조한 것이지만, 스스로 즐기며 일하는 것이 결국은 알파레이디로 가는 길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모든 강사들이 입을 모아 얘기한 것은 “소통하고 공감하는 여성들만의 능력을 키우라”는 것이었습니다. 


포럼에 나와 주신 멘토들과 강연을 들으러 와주신 참가자들 모두에게서 저희도 참 많이 배웠습니다. 이 가르침들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