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인구 70억명 시대, '지구여 행동하라!'

딸기21 2011. 10. 2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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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가 곧 70억명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26일 ‘2011 세계인구현황’이라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31일에 지구상 70억명 째 아기가 태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60억번째 아기가 태어났다고 했을 때가 생각나는데요. 1999년 보스니아를 방문했던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60억번째 아기에게 축하해주는 모습이 보도됐었죠. 

재미난 것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70억번째 아기도 이미 정해져 있답니다. 인도의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서 태어날 아기가 ‘70억번째 아기’로 정해진 상태입니다.

70억번째 아기를 왜 미리 정하냐고요.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수를 하나하나 셀 수는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세상을 뜨고, 또 누군가는 태어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유엔이 국제기구들의 의견을 듣고 정합니다.
60억번째 아기를 기념할 때에는 마침 아난 사무총장이 보스니아에 있을 때였고, 또 그 때는 보스니아 지역에 내전이 막 끝나던 무렵이어서 희망의 메시지가 필요할 무렵이었습니다.


방금전 캡쳐해본... '지금 세계의 인구' 


이번에는 왜 인도로 했냐고요? 유엔은 2011년 10월 31일을 ‘인구 70억명의 날’로 정했고, 아동인권 보호단체인 ‘플랜인터내셔널’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타르 프라데시에서 31일 태어날 여자아기를 70억번째 아기로 정했습니다.
우타르 프라데시 주는 인도 북부에 있는데, 이 주의 인구만 무려 2억명입니다. 인도의 28개 주 가운데에서 가장 인구가 많습니다. 인도는 인구가 12억명으로 아시다시피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습니다. 그런데 특히 남아선호가 심해서 여아를 낙태하거나 심지어 출산 뒤 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도의 출생성비는 남아 1000명당 여아 914명으로 크게 차이가 납니다. 젠더사이드라고 하지요.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경제학자 아마티아 센도 여아살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는데요. 그래서 인도의 여아 낙태문제에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여아를 택했다고 합니다. 



AP통신은 인구 70억 시대를 앞두고 세계 인구증가추이를 분석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세계인구가 1억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기원전 500년이라고 하네요. 인구학자들에 따르면 세계 인구가 10억명이 된 것은 1805년에 들어와서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1억명을 넘어 10억명에 이르는 데에는 2400년이 걸린 셈입니다.
그런데 123년만인 1927년 무렵 2배인 20억명으로 늘었습니다. 30억명으로 늘어난 것은 1959년입니다. 2차 대전이라는 참화를 겪은 뒤 전세계적으로 베이비붐이 일었죠. 20억명에서 30억명이 되는 데에는 겨우 32년이 걸렸습니다. 한 세대 사이에 인구 절반이 늘어난 겁니다. 40억명이 되는 데에는 15년이 걸렸습니다. 1974년에 40억번째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인구폭탄에 대한 얘기가 대중적으로 퍼진 것은 그 이후입니다. 

1987년, 13년만에 50억번째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그 해 7월11일 유엔은 오늘날의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태어난 아기를 50억번째 아기로 선정했습니다. 이유는, 이 때 자그레브에서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유엔은 그 날을 ‘인구 50억명의 날’로 정했습니다. 

‘인구 60억명의 날’은 앞서 얘기한대로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 아드난 네비치라는 아기가 태어난 1999년 10월 12일이었습니다. 지금 네비치는 12세 소년이 되어 있죠. 
영국 가디언이 사라예보 부근 비소코(Visoko)라는 곳에 살고 있는 네비치를 찾아가봤습니다. 토실토실한 사내아이가 되어,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인구가 곧 70억명이 된다는 얘기를 해주면서 소망이 뭐냐고 했더니 “다들 평화롭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네요. 

Adnan Nevic in Visoko. Photograph: Elvis Barukcic/AFP




10억명씩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점점 단축되는 추세입니다. 
60억명에서 70억명 되는 데에 12년이 걸렸습니다. 유엔인구기금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 80억번째 아기가, 2045년에 90억 번째 아기가, 2085년쯤 100억 번째 아기가 태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 무렵에는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나마 이것은, 인구증가율이 중간 정도일 때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본 거고요. 인구증가율이 높은 경우를 상정해보면 2100년 무렵엔 세계인구가 150억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http://www.7billionactions.org/data 에 들어가면 재미난 인구 자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구증가의 영향이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AP통신은 인구 70억명 시대에 인구가 줄고 출생률이 떨어져 고민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일본과 러시아를 꼽았습니다. 이들 두 나라의 고민이야 뭐 세상에 잘 알려져 있죠. 

문제는 출생률이 높은데 사회적으로 지탱하지 못하는 곳들입니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제3세계 빈곤국가들이죠. 세계 약 70억명의 인구 중 18억명이 10세에서 24세 사이의 청소년·젊은이들입니다. 그들 중 90%가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습니다.
2010년을 기준으로, 세계 인구의 50.5%가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빈국의 젊은이들은 거대 도시의 열악한 슬럼에서 살게 될 가능성이 높은 거죠. 
 
유엔 보고서는 물도, 식량도, 교육기회도, 일자리도 부족한 이들이 자칫 ‘잃어버린 세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그래서 ‘70억행동계획’ 같은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70억명이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체제를 만들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힘껏 노력하더라도 2100년은 되어야 인구증가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학자들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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