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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C. 데이비스 (지은이) | 이충호 (옮긴이) | 푸른숲 | 2003-09-05
"우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더 이상 공상과학 작가나 공 대신 로켓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는 어린 천재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7월 쌍둥이 화성탐사선 오퍼튜니티호를 발사했다. 이 우주선이 발사된 플로리다주의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는 가히 우주탐사 1번지라 해도 된다.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와 챌린저호, 화성에 착륙했던 패스파인더호, 우리나라의 무궁화1호 인공위성 등이 모두 이 곳에서 발사됐다.
유럽도 지난 6월 자체적으로 `화성특급' 비글호를 발사했다. 중국은 2020년까지 화상탐사선을 내보낸다 하고, 러시아는 30년 안에 화성에 핵발전소를 짓겠다고 한다.
`우주개척'의 카우보이 시대다. 문제는 무주지 선점(無主地 先占) 식으로 진행되는 우주시대에도 대부분 사람들은 우주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 우주가 누구의 것이기에 서로들 차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일까.
데이비스는 지금 우리가 우주에 대해 알아야 할 까닭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우주를 어떻게 탐사할 것이냐를 놓고 벌어질 논쟁은 중요한 공공 문제이기 때문에 충분한 정보가 필요하다".
이제라도 우주탐사를 공공의 이슈로 받아들이고 정책 입안자들에게 정보공개를 요구하지 않으면 미국의 전략방위구상(SDI) 같은 것들이 언제라도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을 수상한 사업에 쏟아붓고 국제관계를 냉각시키는 짓들이 또 벌어질 것이다 하는 얘기다. 미국인들에게 하는 이야기라지만, 우리도 귀담아 들을만한 소리다.
책은 우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들을 쉽게 설명해주면서, 동시에 인류가 걸어온 우주탐사의 역사를 풀어놓는다. 화성에는 정말 운하가 있을까, 별점은 들어맞을까 같은 흥밋거리부터 최근의 천문학 연구성과까지 망라하고 있다.
저자는 과학 전공자가 아니라 이 책과 비슷한 `무엇무엇 알아보기(Don't know much about)' 시리즈들을 펴냈던 저술가로, 말하자면 잡학가(雜學家)다.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했다는 책들이 실제 책장을 펼치면 쉽지도 않고 재미도 없기 십상인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정말로 쉬운데다 문장이 만화체처럼 재미있다. 외국 책인지 우리나라 책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매끈하게 한자까지 풀어 설명한 이충호씨의 번역도 만점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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