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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제2의 '하마의 비극' 될까

딸기21 2011. 4. 2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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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부군이 25일 탱크를 앞세워 진압에 나선 이후 수십명이 목숨을 잃고 500여명이 체포됐다고 합니다. 시리아 인권운동단체인 ‘사와시아(Sawasia)’는 정부가 25일 시위대 거점도시인 다라에 탱크를 투입한 이후 다라에서만 최소 20명이 살해됐고, 시리아 전역에서 500여명이 체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도 다라에서 최소 23명이 숨졌다고 전했습니다.

Reuters/Social Media Website via Reuters TV



시리아 정부는 “강경 이슬람주의자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을 배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와 똑같은 언술이네요. 정부군은 25일 오전 6시쯤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워 병력 3000여명을 투입해 주택과 주민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퍼부었습니다. 또 총칼로 무장한 군인들이 집들을 일일이 뒤지며 도시를 공포에 빠뜨렸다고 합니다. 전기가 끊기고 전화통화도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라는 남쪽으로 요르단과 연결돼 있는 국경 지역인데요. 한때 당국이 요르단과의 국경을 폐쇄하고 물자와 사람들의 이동을 막았다는, 즉 다라를 사실상 봉쇄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다라 주민들은 정부군이 지붕 위에 저격수를 배치, 거리로 나오는 이들을 쏘고 있어서 도로에 있는 시신을 수습할 수도 없는 상태라고 전합니다.  한 목격자는 "군인들이 움직이는 사람은 모두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라는 인구 30만명의 소도시입니다. 지난달 시리아에서 첫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곳이죠. 그 이후 시위가 시리아 전체로 퍼졌습니다. 정부군은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도우마 지역과 해안 도시 자블레에도 병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진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버지에게서 권력을 물려받은 세습 독재자인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지난 21일 48년간 지속된 비상사태법을 폐지하고 평화시위를 보장하는 대통령령을 발표하는 등 형식적인 유화조치들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자, 이대로라면 이집트의 무바라크처럼 궁지에 몰릴 위험이 있다고 보고 강경대응으로 선회한 것 같습니다.

바샤르의 아버지인 하페즈 시절, 1982년 하마라는 곳에서 비슷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3만여명을 학살하고 도시 하나를 콘크리트로 모두 덮어버린 전례가 있습니다. 29년전의 하마 학살 때 아버지 알 아사드는 진압에 성공했지만,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널리 보급된 지금도 유혈진압으로 국민들을 잠재우는 게 가능할지...

미 백악관은 시리아 정부군의 시위대 유혈진압을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제재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토미 비에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시리아 당국의 폭력적 진압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규탄하면서 "제재 등 광범위한 정책수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 정부는 25일 비상근무 인력을 제외한 시리아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들에게 시리아를 벗어나라고 명령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도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나바네템 필레이 유엔인권기구 대표는 시리아 군경이 인명을 경시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필레이 대표는 "당장 폭력을 중단하고, 모든 살인 행위를 조사해 책임자들을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리비아를 상대로 군사행동 하기 이전에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리비아 제재조치들을 내놨었지만 효과가 없었죠. 지금 미국은 시리아에 대해서 사실상 제재 절차에 들어간 상태이고, 구체적인 범위와 제재의 강도를 놓고 정부 내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미국은 2004년부터 시리아를 테러지원국가로 분류하고 경제제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리비아 때처럼 이번에도 제재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재 카드를 그동안 여러 나라를 상대로 하도 많이 써먹어서...

지금 관심은, 국제사회의 군사적 개입으로 이어져 제2의 리비아가 될까... 하는 점입니다.

리비아 민간인 대량학살을 막기 위해 나토군이 군사행동에 들어갔는데, 이 기준을 똑같이 적용하면 시리아에도 군사개입을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미국이 리비아도 등 떼밀려 한발만 걸치는 식으로 공습을 했는데 시리아에까지 전선을 확대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은 25일 시리아 유혈진압을 규탄 결의를 안보리에 요청했습니다. 미국시간 26일 열릴 안보리 회의에서 시리아 문제를 논의한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중국과 러시아가 협력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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