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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들의 마음을 다 시험해본 페리둔은 사라졌다가 다시 아버지로 모습을 바꿔 전사들과 코끼리들과 악대를 이끌고 나타났다.
페리둔은 황소머리를 한 창을 손에 잡고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카와니 Kawanee (카와의 깃발)를 머리 위에 높이 흔들었다. 아들들은 말에서 뛰어내려 아버지에게 달려가 무릎을 꿇었다. 군악대가 징을 치고 트럼펫을 부니 기쁨의 노랫소리가 울려퍼졌다. 페리둔은 아들들을 일으켜세워 이마에 입을 맞추고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을 치하해주었다.
페리둔은 왕궁에 돌아와 신에게 자식들을 위한 기도를 올린 뒤 세 아들을 불렀다. 찬란한 보좌(寶座)에 아들들을 앉힌 페리둔은 입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내 아들들아,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 불길을 뿜던 사나운 용은 바로 너희들의 아비였단다. 너희들을 시험해보고자 했는데, 생각대로 너희들의 마음을 알게 돼 기분이 좋구나. 이제 너희들 각자에게 어울리는 이름을 주어야겠다.
첫째-모쪼록 네가 원하는 바가 이뤄지기를-는 용의 발톱을 벗어나 목숨을 구하고자 했고 주저없이 달아났으니 실림 Silim 이라 하마. 코끼리나 사자를 보고도 달아나지 않는 사람은 용감하다기보다는 무모하다 하는 편이 옳지. 둘째는 처음에는 불꽃같은 용기를 보였다. 그러니 내 너를 투르 Tur 라고 부르마. 미친 코끼리도 감히 덤빌수 없는 용감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막내는 신중하면서 또한 용감했다. 서두를 때와 기다릴 때를 아는 사람, 정열과 냉정함 사이에서 중도를 선택하는 사람, 용감하고 신중하면서 동시에 대담하다는 것을 입증해보인 사람은 이리즈 Irij 라 불릴 것이다. 권력의 문이 그의 목표가 되겠지. 처음에는 정중하게 대하지만 그에게서 솟아나오는 용기는 어려운 순간에 빛을 발한다."
페리둔은 별에 관한 것들이 쓰여 있는 책을 가져오게 해서 아들들의 별자리를 찾아냈다. 실림의 별자리는 목성이 지배하는 궁수(弓手)의 자리였고 투르는 사자자리였다. 그러나 이리즈는 달을 지배하는 전갈좌였다. 아들들의 운명을 읽고서 이리즈의 앞길에 고난이 놓여있음을 알게 된 페리둔은 슬픈 표정으로 책을 덮었다.
그는 왕국을 셋으로 나눠 아들들에게 물려주었다. 해가 저무는 땅인 룸 Roum 과 하베르 Khaver는 실림에게 넘겨주었다. 투르에게는 투란 Turan 과 투르키스탄 Turkestan 을 물려주면서 투르크와 중국도 다스리도록 했다. 그러나 이리즈에게는 이란을 Irij 물려주면서 절대왕권과 강력한 왕좌를 남겼다. 여러해동안 페리둔의 아들들은 황금 옥좌에 앉아 행복하고 평화롭게 세상을 다스렸다. 그러나 악은 운명 깊숙이 숨어 있었다.
페리둔도 나이를 먹어 무덤에 갈 날이 가까워졌다. 그의 힘이 쇠락해가자 아들들의 마음 속에서 사악한 욕망이 기세를 펴기 시작했다. 실림은 악에 물들고 탐욕해졌다. 그는 막내가 최고의 왕권을 갖도록 한 아버지의 조치가 못마땅했다. 실림은 투르에게 반역을 하자고 꾀었다.
"투란의 왕이여, 그대의 형이 그대에게 인사를 청하노니, 그대의 치세가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그대를 위해 기도하노니, 힘과 지혜를 가진 그대, 우리의 처지에 만족하고 머물러서야 되겠는가. 이란의 왕좌가 이리즈에게 있으니 막내가 우리의 머리 위에 있다. 아버지의 불공정한 처사에 맞서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말을 들은 투르가 형에게 응답을 보냈다.
"용기있는 지배자이신 형님께 아뢰오니, 아버지께서 어리고 꾀 없던 우리를 속이신 뒤 독이 든 이파리와 피의 열매를 맺게될 나무를 심으셨소이다. 우리의 불행한 운명을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을 만나 의논해봅시다."
실림은 이 대답을 듣고 룸과 투르 지방을 떠나 중국에 와서 아우를 만나 어떻게 할지를 의논했다. 그들은 페리둔에게 사자를 보내 이렇게 알렸다.
"왕이시여, 늙고 위대하고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이인 당신은 당신의 신이 계신 집으로 가지 않고 불공정하고 사악한 일을 하셨습니다. 당신은 부당하게 장자(長子)를 홀대하셨습니다. 당신의 아들들은 이제 이 곳으로 왔고, 당신의 말을 듣기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이리즈를 이란의 왕좌에서 내리시고 세상 구석 어딘가에 숨게 하셔서 우리들처럼 행세했던 시절을 잊게 하십시오. 우리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복수심에 가득찬 투르키스탄과 하베르의 전사들이 이리즈와 이란 땅을 모두 파괴해버릴 것입니다."
페리둔은 이 말을 듣고 화가나서 외쳤다.
"어리석고 불순한 아흐리만의 아들들, 불순한 마음을 가진 자들에게 전하라. 페리둔은 너희가 순순이 무릎을 꿇을 때에는 기뻐했었으나 지금은 너희의 속마음을 모두 알고 있다. 페리둔은 영토를 공평하게 갈라주었다. 여러 사람에게 자문을 구했고, 숱한 이들이 낮밤을 숙고한 뒤 최상이라 말하는 것을 택했다. 이제 너희 마음속 고귀한 보배를 향해 말하노니. 너희들은 뿌린 씨앗을 거둘 것이다. 우리에게는 또하나의 영원한 집이 있다. 늙은이가 너희의 운명을 말해주마. 탐욕에 눈이 어두워 형제를 배반한 자는 고귀한 혈통에 끼일 자격이 없다. 너희 마음이 악에서 구원받을 수 있도록 신에게 기도하라."
페리둔의 대답을 들은 왕자들의 사자는 주인들에게 돌아갔다. 페리둔은 이리즈를 불러 형들이 술수에 맞서라 이르며 전쟁을 준비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리즈는 형들이 악한 마음을 품었다는 얘기를 듣고서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혼자 그들에게 가서 말하겠습니다. 그들의 분노를 진정시킬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이 광명스런 세상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스스로 물러나게 해야 합니다. 그들로 하여금 젬시드의 이름을 되새기게 하고 젬시드의 사악한 말로가 어떠했는지 깨닫게 해야 합니다."
페리둔이 대답했다.
"네가 원한다면 가거라, 내 아들아. 네 형제들이 전쟁을 원하는데도 너는 평화의 길을 찾고 있구나. 내 인생은 너의 행복에 달려 있으니 네가 기사의 명예에 어울리는 일을 해내고 속히 내게 돌아오도록 기도하마."
페리둔은 룸과 중국의 왕에게 보낼 편지를 쓴 뒤 옥새로 봉인했다. 페리둔은 자신이 이미 늙어 보석도 황금도 원치 않으며 오직 아들들이 마음을 합치기만을 바란다고 썼다. 그리고 그는 왕좌에서 내려와 평화의 소망을 품고 형들을 만나러 가는 막내아들에게 편지들을 건넸다.
이리즈은 형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에 이르렀다. 이리즈의 아름다운 용모와 왕다운 자태를 본 군인들이 웅성거렸다.
"오직 저 분만이 왕홀(王笏)을 쥐실 자격이 있으시다"
실림과 투르는 병사들이 하는 소리를 듣고 몹시 화가 났다. 그들은 군대 막사를 퇴각시켜놓고 밤새도록 아우를 해칠 모의를 했다.
Then the glorious Feridoun, when he had thus made trial of their hearts, vanished from their sight. But presently he came again with the face of their father, and many warriors, elephants, and cymbals were in his train. And Feridoun bore in his hand the cow-headed mace, and the Kawanee, the apron of Kawah, the kingly standard, was waved above his head. Now when the sons saw their father, they alighted from their steeds and ran to greet him, and kissed the ground before his feet. And the cymbals were clashed, and the trumpets brayed, and sounds of rejoicing were heard around. Then Feridoun raised his sons and kissed their foreheads, and gave unto them honour according to their due.
And when they were come to the royal house he prayed to God that He would bless his offspring, and calling them about him, he seated them upon thrones of splendour. Then he opened his mouth and said unto them-
"O my sons, listen unto the words that I shall speak. The raging dragon whose breath was danger was but your father, who sought to test your hearts, and having learned them gave way with joy. But now will I give to you names such as are fitting unto men. The first-born shall be called Silim (may thy desires be accomplished in the world!) for thou soughtest to save thyself from the clutches of the dragon, nor didst thou hesitate in the hour of flight. A man who fleeth neither before an elephant nor a lion, call him rather fool-hardy than brave. And the second, who from the beginning showed his courage, which was ardent as a flame, I will call him Tur, the courageous, whom even a mad elephant cannot daunt. But the youngest is a man prudent and brave, who knoweth both how to haste and how to tarry; he chose the midway between the flame and the ground, as it beseemeth a man of counsel, and he hath proven himself brave, prudent, and bold. Irij shall he be called, that the gate of power may be his goal, for first did he show gentleness, but his bravery sprang forth at the hour of danger."
When Feridoun had thus opened his lips he called for the book wherein are written the stars, and he searched for the planets of his sons. And he found that Jupiter reigned in the sign of the Archer in the house of Silim, and the sun in the Lion in that of Tur, but in the house of Irij there reigned the moon in the Scorpion. And when he saw this he was sorrowful, for he knew that for Irij were grief and bale held in store. Then having read the secrets of Fate, Feridoun parted the world and gave the three parts unto his sons in suzerainty. Roum and Khaver, which are the lands of the setting sun, did he give unto Silim.
Turan and Turkestan did he give unto Tur, and made him master of the Turks and of China, but unto Irij he gave Iran, with the throne of might and the crown of supremacy.
For many years had the sons of Feridoun sat upon their golden thrones in happiness and peace, but evil was hidden in the bosom of Fate.
For Feridoun had grown old, and his strength inclined to the grave. And as his life waned, the evil passions of his sons waxed stronger. The heart of Silim was changed, and his desires turned towards evil; his soul also was steeped in greed. And he pondered in his spirit the parting of the lands, and he revolted thereat in his thoughts, because that the youngest bore the crown of supremacy. Then he bade a messenger mount him upon a dromedary swift of foot, and bear this saying unto Tur-.
"The King of Turan, thy brother greeteth thee, and may thy days be long in the land. Tell unto me, I pray thee, for thou hast might and wisdom, should we remain thus ever satisfied, for surely unto us, not unto Irij, pertaineth the throne of Iran, but now is our brother set above our heads, and should we not strive against the injustice of our father?"
Now. when Tur had listened to these words, his head was filled with wind, and he spake unto the messenger and said-
"Say unto your master, O my brother, full of courage, since our father deceived us when we were young and void of guile, with his own hands hath he planted a tree whence must issue fruit of blood and leaves that are poison. Let us therefore meet and take counsel together how we may rid us of our evil fate."
When Silim heard this he set forth from Roum, and Tur also quitted China, and they met to counsel together how they should act. Then they sent a messenger unto Feridoun the glorious, and they said-
"The King, aged and great, fearest thou not to go home unto thy God? for evil hast thou done, and injustice dost thou leave behind thee. Thy realm hast thou allotted with iniquity, and thine eldest born hast thou treated with disfavour. But we thy sons entreat thee that ere it be too late thou listen to our voice. Command thou Irij to step down from the throne of Iran, and hide him in some corner of the earth, that he be weak and forgotten like ourselves. Yet if thou doest not our bidding, we will bring forth riders from Turkestan and Khaver filled with vengeance, and will utterly destroy Irij and the land of Iran."
When Feridoun had listened to these hard words he was angered, and straightway said-
"Speak unto these men, senseless and impure, these sons of Ahriman, perverse of heart, and say unto them, Feridoun rejoiceth that ye have laid bare before him your hearts, for now he knoweth what manner of men ye are. And he answereth unto you that he hath parted his realm with equity.
Many counsellors did he seek, and night and day did they ponder it, and gave unto each that which seemed best in their sight. And he now speaketh unto you a word that he doth bid you treasure in your hearts, As ye sow, so also shall ye reap, for there is for us another, an eternal home. And this is the rede sent unto you by an aged man, that he who betrayeth his brother for greed is not worthy to be sprung from a noble race. So pray unto God that He turn your hearts from evil."
When the messenger had heard these words he departed. Then Feridoun called Irij before him and warned him against the craft of his brethren, and bade him prepare an army and go forth to meet them. But Irij, when he had heard of the evil thoughts of his brothers, was moved, and said-
"Not so, O my father, suffer that I go forth alone and speak unto my brethren, that I may still the anger that they feel against me. And I will entreat them that they put not their trust in the glory of this world, and will recall unto them the name of Jemshid, and how that his end was evil because that he was uplifted in his heart."
Then Feridoun answered and said,
"Go forth, my son, if such be thy desire. The wish of thy brethren is even unto war, but thou seekest the paths of peace. Yet I pray thee take with thee worthy knights, and return unto me with speed, for my life is rooted in thy happiness."
And he gave him a letter signed with his royal seal that he should bear it unto the kings of Roum and China. And Feridoun wrote how that he was old, and desired neither gold nor treasures, save only that his sons should be united.
And he commended unto them his youngest born, who was descended from his throne and come forth to meet them with peace in his heart.
Now when Irij was come to the spot where his brethren were encamped, the army saw him and was filled with wonder at his beauty and at his kingly form, and they murmured among themselves, saying,
"Surely this one alone is worthy to bear the sceptre."
But when Silim and Tur heard this murmur their anger was deepened, and they retreated into their tents, and all night long did they hold counsel how they might do hurt unto their br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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