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왕의 서사시, 샤나메 (1) 아흐리만의 유혹

딸기21 2005. 4. 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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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 ZIMMERN 영역본을 대충 옮김.) 

페르시아의 왕좌에 올랐던 첫번째 임금 카이우메르스 Kaiumers 는 세계의 지배자. 그는 산맥에 거처를 잡고 스스로는 물론 백성들에게도 호랑이가죽 옷을 입혔고, 그때까지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의복 만드는 기술과 자양분을 섭취하는 모든 방법을 자세히 가르쳤다. 인간과 모든 뭍짐승들이 그에게 와 복종을 맹세했고 그의 손에서 법률을 받아갔다. 그의 광영은 태양과 같았다. 

악의 세력인 아흐리만 Ahriman the Evil 은 왕의 광영이 퍼져가는 것을 보고 질투심에 달아올라 세계의 왕좌를 빼앗을 궁리를 한다. 아흐리만은 막강한 힘을 가진 아들 디브 Deev 들과 함께 군대를 모아 카이우메르스와 그 아들 사이아무크 Saiamuk 를 쳐부수고 왕국을 파괴하기로 마음먹었다.

 

(Deev 는 악한 존재를 통칭하는 말. 뒤에 아흐리만도 하나의 디브라는 식으로 쓴 구절이 나오는데, 아흐리만에게서 비롯된 악의 무리가 모두 디브인 것 같다.)

 

천사 세로슈 Serosch 는 디브의 함정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세로슈는 날마다 세계를 일곱바퀴씩 돌면서 오르무즈드 Ormuzd 의 아이들을 감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흐리만의 음모를 알게 되었고, 페리 Peri 로 변신하여 카이우메르스에게 경고해 주었다. 그래서 사이아무크는 아흐리만의 군대에 맞서 싸우면서 디브를 상대로 온 힘을 다할 수 있었다. 그러나 디브는 사이아무크보다 강했다. 디브는 사이아무크를 굴복시켰다.

 

아들의 비보를 전해 들은 카이우메르스는 땅에 대고 맹세한다. 1년 동안 그는 계속해서 울었고 그의 군대들도 같이 울었다. 무지한 짐승들과 하늘의 새들도 함께 비통해했다. 슬픔은 온 땅을 적셔 세상은 어두워졌다. 세로슈는 왕의 고개를 들어 복수의 의지를 불어넣었다. 카이우메르스는 세로슈의 말을 받아들여 사이아무크의 아들인 후솅 Husheng 에게 명령을 내렸다. 

 

"군대를 이끌고 디브들에게 가라."

그리고 나서 늙은 왕은 뒷선으로 물러났다. 이제 페리의 주도 아래 호랑이와 사자, 늑대, 그리고 모든 맹수들이 전열을 이뤘다. 검은 디브는 맹수들의 포효를 듣고 공포에 떨었다. 디브는 차마 그들에게 맞설 수조차 없었으며, 후솅은 디브를 완전히 물리쳤다. 카이우메르스는 사랑하는 아들의 복수를 이룸으로써 그제야 숨을 거둘 수 있었으며 후솅이 그의 뒤를 이어받았다.

후솅은 현명하고 공정한 왕이었다. 하늘은 그의 왕좌를 40년 동안 지켜주었다. 온 땅에 정의가 퍼져나갔고 그의 치세 아래 세상은 더욱 좋아졌다. 그는 사람들에게 불을 선사해주었고, 돌을 부딪쳐 불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사람들은 그에게서 강을 다루는 법을 배워 땅에 물을 대 비옥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후솅은 경작하고 거두는 법을 가르쳤으며, 짐승들을 나누고 서로 짝지어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리고 나서 후솅은 더 밝은 생을 향하여 세상을 떠났고 왕좌는 아들인 타후메르스 Tahumers 가 이어받았다. 타후메르스도 아버지의 뒤를 잇기에 모자람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는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하고 실 잣는 법과 천 짜는 법을 가르쳤다. 그는 오랫동안 세상을 다스렸다. 디브들은 또다시 질투심에 빠져 타후메르스를 없앨 방법을 찾고 있었지만 타후메르스는 음모를 이겨내고 디브들을 땅에 묶어두었다.

몇몇 디브들은 타후메르스에게 자비를 간청하면서 자신들을 용서해주기만 하면 놀라운 기술을 가르쳐주겠다고 약속했다. 디브들이 타후메르스에게 가르쳐준 것은 글을 쓰는 방법이었다. 이로써 ‘악한 디브들’은 인류의 은총으로 변화했다.

 

(훌륭한 왕이 인류에게 기본 기술을 가르친다는 개념은 프로메테우스 신화나 중국의 신화 따위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내용이지만, 악마의 개종자들이 글쓰는 방법을 가르쳤다는 것이 재밌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은 결국 악마의 짓거리였던 것이다! )

 

타후메르스는 30년간을 황금의 옥좌에서 보낸 뒤 어디론가 떠나버렸지만 그의 업적은 그대로 남았다. 아들인 젬쉬드 Jemshid 는 아버지의 충고를 가슴에 새기고 왕위를 물러받았다. 젬시드는 강력한 힘을 갖고 700년간 나라를 다스렸다. 디브들과 새들, 페리들은 모두 그에게 복종했다. 자신의 치세로 세상이 더욱 살기좋은 곳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젬시드는 크게 기뻐했다. 당시에 사람들은 죽음을 몰랐고, 슬픔도 몰랐다.

젬시드는 사람들을 사제와 전사, 장인, 농부의 집단으로 나누고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는 또 시대를 나누었다. 디브들의 도움으로 그는 엄청난 일들을 할 수 있었다. 그는 투크테 젬시드(젬시드의 왕좌) Tukht-e-Jemsheed, 즉 오늘날의 페르세폴리스를 건설했다. 

이런 일들이 끝나자 세상 곳곳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그의 왕좌 앞에서 경의를 표하며 공물을 바쳤다. 젬시드는 축제를 준비하고, 즐기라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는 이 축제에 네우루즈 Neurouz, 즉 ‘새로운 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페르시아 사람들은 오늘날에도 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젬시드의 권력은 막강해졌으며 세계는 평화로왔고 사람들의 눈 앞에는 오직 선(善)만이 존재했다.

젬시드는 자부심으로 가득차서 이런 화복이 어디에서 왔으며 자신이 가져온 축복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잊어버렸다. 이 세상에는 자신만 있다고 보았고, 스스로를 신이라 부르며 도처에서 자신의 초상을 숭배하게끔 했다. 무비드 Mubid 라 불리는 현자들(점성가들)은 슬픔으로 고개를 떨궜으나 아무도 왕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몰랐다. 신은 젬시드에게서 손을 거둬들였다. 토후들과 귀족들은 젬시드에게 맞섰으며 왕의 궁전에서 전사들을 빼내갔다. 아흐리만의 힘이 다시 세상을 덮었다.

 

그때 아라비아의 사막에 미르타스 Mirtas 라는 왕이 살고 있었다. 관대하고 공정한 미르타스에게는 사랑하는 아들 조하크 Zohak 가 있었다. 어느날 아흐리만이 귀족으로 변신해 미르타스의 궁전을 찾아와서 조하크를 나쁜 길로 끌어들이려 유혹했다. 아흐리만은 조하크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 말을 들어, 계약을 맺자구. 너를 태양보다 높게 만들어주마."

순진하고 단순한 젊은이는 디브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따르겠다고 맹세했다. 아흐리만은 조하크에게 아비를 죽이라고 말한다.

"그 늙은이가 대지를 괴롭히는 동안에는 너는 그저 무명인물로만 살아야 해."

그 말을 듣는 순간에 조하크는 아흐리만과의 약속을 파기했었어야 했다. 그러나 조하크는 그러는 대신 아무 말도 없이 아버지를 함정에 빠뜨렸다. 덫에 걸린 미르타스는 살해됐다. 조하크가 타시스의 왕관을 머리에 쓰자 아흐리만은 그에게 마술을 가르쳤다. 조하크는 사람들에게 선악을 모두 행했지만 아직 완전히 분별력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 

아흐리만의 음흉한 속내는 한가지 도구를 고안해냈다. 그는 젊은이로 변신해서 조하크에게 왕실 요리사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그 정체를 모르는 조하크는 젊은 요리사를 거둬들여 부엌 열쇠뭉치를 내주었다. 이때까지 사람들은 풀만 먹었는데 새 요리사는 조하크에게 고기를 요리해주었다. 아흐리만이 내놓은 접시에서는 온갖 맛좋은 향기가 났다. 고기 음식은 왕에게 사자같은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주었다. 왕은 요리사를 불러 칭송하며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 요리사가 대답했다.

"왕께서 종복에게서 기쁨을 얻으셨다면, 종복이 왕의 어깨에 입맞추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이제 악마들도 두려워하지 않게 된 조하크는 그 청을 들어주었고 요리사는 조하크의 어깨에 입을 맞췄다. 그러자 조하크의 발 밑에서 땅이 열리더니 요리사를 집어삼켰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 쳐다보았다. 아흐리만이 입맞춤한 어깨에서는 독을 품은 검은 뱀이 튀어나와 쉭쉭거렸다. 왕은 두려움에 떨며 뱀을 자르라고 지시했지만 뱀은 자를 때마다 다시 자라났고 현자들과 의사들도 해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자 아흐리만이 이번에는 지식 있는 자로 변신해 조하크 앞에 다시 나타나 말했다.

"이 병은 치료할 수도 없고, 뱀을 완전히 잘라낼 수도 없습니다. 음식을 준비해 뱀에게 먹이십시오. 인간의 뇌를 먹이면 뱀들이 사라질 겁니다."

 

Shahnameh, Epic of King
FERDOWSI
 
Kaiumers first sat upon the throne of Persia, and was master of the world. He took up his abode in the mountains, and clad himself and his people in tiger-skins, and from him sprang all kindly nurture and the arts of clothing, till then unknown. Men and beasts from all parts of the earth came to do him homage and receive laws at his hands, and his glory was like to the sun. Then Ahriman the Evil, when he saw how the Shah s honour was increased, waxed envious, and sought to usurp the diadem of the world. So he bade his son, a mighty Deev, gather together an army to go out against Kaiumers and his beloved son Saiamuk and destroy them utterly.
Now the Serosch, the angel who defendeth men from the snares of the Deevs, and who each night flieth seven times around the earth that he may watch over the children of Ormuzd, when he learned this, appeared like unto a Peri and.warned Kaiumers. So when Saiamuk set forth at the head of his warriors to meet the army of Ahriman, he knew that he was contending against a Deev, and he put forth all his strength.
 
But the Deev was mightier than he, and overcame him, and crushed him under his hands.
When Kaiumers heard the news of mourning, he was bowed to the ground. For a year did he weep without ceasing, and his army wept with him; yea, even the savage beasts and the birds of the air joined in the wailing. And sorrow reigned in the land, and all the world was darkened until the Serosch bade the Shah lift his head and think on vengeance. And Kaiumers obeyed, and commanded Husheng, the son of Saiamuk, Take the lead of the army, and march against the Deevs. 
And the King, by reason of his great age, went in the rear. Now there were in the host Peris; also tigers, lions, wolves, and other fierce creatures, and when the black Deev heard their roaring he trembled for very fear. Neither could he hold himself against them, and Husheng routed him utterly. Then when Kaiumers saw that his well-beloved son was revenged he laid him down to die, and the world was void of him, and Husheng reigned in his stead.
 
Now Husheng was a wise man and just, and the heavens revolved over his throne forty years. justice did he spread over the land, and the world was better for his reign. For he first gave to men fire, and showed them how to draw it from out the stone; and he taught them how they might lead the rivers, that they should water the land and make it fertile; and he bade them till and reap. And he divided the beasts and paired them and gave them names. And when he passed to a brighter life he left the world empty of a throne of power. But Tahumers, his son, was not unworthy of his sire. He too opened the eyes of men, and they learned to spin and to weave; and he reigned over the land long and mightily. But of him also were the Deevs right envious, and sought to destroy him. Yet Tahumers overcame them and cast them to earth. Then some craved mercy at his hands, and sware how they would show him an art if he would spare them, and. Tahumers listened to their voice. And they taught him the art of writing, and thus from the evil Deevs came a boon upon mankind.
 
Howbeit when Tahumers had sat upon the golden throne for the space of thirty years he passed away, but his works endured; and Jemshid, his glorious son, whose heart was filled with the counsels of his father, came after him.
Now Jemshid reigned over the land seven hundred years girt with might, and Deevs, birds, and Peris obeyed him. And the world was happier for his sake, and he too was glad, and death was unknown among men, neither did they wot of pain or sorrow. And he first parcelled out men into classes; priests, warriors, artificers, and husbandmen did he name them. And the year also he divided into periods. And by aid of the Deevs he raised mighty works, and Persepolis was builded by him, that to this day is called Tukht-e-Jemsheed, which being interpreted meaneth the throne of Jemshid. Then, when these things were accomplished, men flocked from all corners of the earth around his throne to do him homage and pour gifts before his face. And Jemshid prepared a feast, and bade them keep it, and called it Neurouz, which is the New Day, and the people of Persia keep it to this hour. And Jemshid‘s power increased, and the world was at peace, and men beheld in him nought but what was good.
 
Then it came about that the heart of Jemshid was uplifted in pride, and he forgot whence came his weal and the source of his blessings. He beheld only himself upon the earth, and he named himself God, and sent forth his image to be worshipped. But when he had spoken thus, the Mubids, which are astrologers and wise men, hung their heads in sorrow, and no man knew how he should answer the Shah. And God with-drew his hand from Jemshid, and the kings and the nobles rose up against him, and removed their warriors from his court, and Ahriman had power over the land.
Now there dwelt in the deserts of Arabia a king named Mirtas, generous and just, and he had a son, Zohak, whom he loved. And it came about that Ahriman visited the palace disguised as a noble, and tempted Zohak that he should depart from the paths of virtue. And he spake unto him and said-
"If thou wilt listen to me, and enter into a covenant, I will raise thy head above the sun. "
Now the young man was guileless and simple of heart, and he sware unto the Deev that he would obey him in all things. Then Ahriman bade him slay his father, 
"for this old man", 
he said, 
"cumbereth the ground, and while he liveth thou wilt remain unknown." 
 
When Zohak heard this he was filled with grief, and would have broken his oath, but Ahriman suffered him not, but made him set a trap for Mirtas. And Zohak and the evil Ahriman held their peace and Mirtas fell into the snare and was killed. Then Zohak placed the crown of Thasis upon his head, and Ahriman taught him the arts of magic, and he ruled over his people in good and evil, for he was not yet wholly given up to guile.
 
Then Ahriman imagined a device in his black heart. He took upon himself the form of a youth, and craved that he might serve the King as cook. 
And Zohak, who knew him not, received him well and granted his request, and the keys of the kitchen were given unto him. Now hitherto men had been nourished with herbs, but Ahriman prepared flesh for Zohak. New dishes did he put before him, and the royal favour was accorded to his savory meats. And the flesh gave the King courage and strength like to that of a lion, and he commanded that his cook should be brought before him and ask a boon at his hands. And the cook said-
"If the King take pleasure in his servant, grant that he may kiss his shoulders."
Now Zohak, who feared no evil, granted the request, and Ahriman kissed him on his shoulders.
And when he had done so, the ground opened beneath his feet and covered the cook, so that all men present were amazed thereat. But from his kiss sprang hissing serpents, venomous.and black; and the King was afraid, and desired that they should be cut off from the root. But as often as the snakes were cut down did they grow again, and in vain the wise men and physicians cast about for a remedy. Then Ahriman came once again disguised as a learned man, and was led before Zohak, and he spake, saying-
"This ill cannot be healed, neither can the serpents be uprooted. Prepare food for them, therefore,

that they may be fed, and give unto them for nourishment the brains of men, for perchance this may destroy th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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