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라니아왕비

딸기21 2005. 4. 1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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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요?

지난 8일 바티칸의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린 교황 요한 바오로2세 장례식에는 중동 정치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했었지요. 모셰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 사이에 미모의 여성이 끼어있어 조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바로 중동의 소국인 요르단의 왕비 라니아(35)입니다. 여성의 대외 활동이 제한된 이슬람 국가의 퍼스트 레이디로서는 극히 드물게 국제무대에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라니아 왕비랍니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 유럽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면서 남편인 압둘라2세 국왕보다 더 많이 화제에 오르곤 한다더군요.

 

라니아 왕비는 쿠웨이트에서 교육받고 이집트 카이로에서 경영학을 공부했습니다. 시티은행과 애플컴퓨터 요르단 지사에서 근무하다 1991년 왕세자였던 압둘라와 결혼을 했고요.

팔레스타인계인 라니아 왕비는 팔레스타인인이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요르단에서 국민 단합의 상징으로도 한몫 하고 있습니다. 암만에는 시내 곳곳에 국왕의 사진이 깔려 있는데, 예복 차림을 한 국왕 곁에는 패션모델 같은 왕비가 항상 웃고 서있습니다.

원래 중동에서 오늘날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요르단 지역은 '트란스요르단'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서방의 식민지 분할로 지금은 갈갈이 찢어졌지만요. 1967년 이스라엘과 중동국가들간의 이른바 '6일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요르단에 쏟아져들어왔습니다. 현재 요르단 인구의 60%가 팔레스타인인입니다. 지리적, 역사적으로 팔레스타인과 요르단은 한 나라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어쨌건 지금 팔레스타인은 나라를 빼앗긴 처지가 됐지요.
 

요르단 내에서 보자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훨씬 억세고 영악하고 똑똑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중동에서는 뭐랄까, 20세기 초반 유럽의 유태인들 같은 입장이라 하니 정말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죠. 사실상 중동 아랍국들의 상권은 팔레스타인 출신들이 다 쥐고 있다고 합니다. 그 똑똑한 팔레스타인 사람 중의 한 명이 바로 라니아 왕비라는 겁니다.

압둘라2세의 아버지로 줄타기 외교의 귀재였던 후세인 전국왕의 첫부인은 알리아였습니다. 후세인 전국왕은 부인을 몹시 사랑해서, 부인이 숨지자 암만의 국제공항을 `알리아 공항'이라 이름붙일 정도였다더군요. 압둘라2세는 둘째 부인 소생입니다. 후세인 전국왕의 마지막 왕비는 미국인인 누르였는데, 전처 소생인 압둘라가 왕위에 오르자 미국으로 떠나버렸습니다.
뭐, 고부갈등 때문이었다기보다는 아랍어조차 할 줄 몰랐던 누르왕비가 남편 사후 고향으로 돌아간 것이겠지만, 국민들은 야무진 라니아왕비가 껄끄러운 시어머니를 내보낸 것으로들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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