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부크, 이세욱 옮김, 교보문고
거기 서라, 벵갈 호랑이!
심심한 인간들이 괜히 귓바퀴에 담배 끼우고 다니던데,
벵골호랑이는 만년필을 코 밑에 끼우고
산지사방을 돌아다닌다.
코가 밑으로 늘어진 프랑스 아저씨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보험외판원인 제롬 아저씨는 남편을 아끼고
사랑하는 뚱뚱한 아내,
전혀 안 귀엽게 그려져 있지만 '귀여운' 것으로 설정돼 있는 아이들과 함께
시내의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가장.
가족들을 위해 때로는 목숨을 건 모험에 뛰어들기도 하면서 정글같은 현대사회를 헤치고 나아가는 이 아저씨를
뚱뚱한 아줌마는 '벵갈호랑이'라 부른다. 남편을 하늘같이 아는 사랑스런 아줌마!
그래서, 자신만을 믿고 바라보는 순진무구한
가족들의 눈망울, 저 꿈과 사랑을 지켜주기 위해
오늘도 제롬 아저씨는 벽을 뚫고 나다니는 상어의 뒤를 쫓는가 하면 구름 위로 치솟아올라
멀고먼 이데아의 세계를 헤매고 다닐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만화가라는 프랑수아 부크의 작품은 아주
몽환적이다.
물론 그래봤자 내가 읽어본 것이 '마술사의 아내'와 이 작품 두 개 밖에 없지만^^
'마술사의 아내'가 마술적
사실주의에 가까운 작품이라면, 이 '제롬 무슈로' 시리즈는
우스꽝스러운 상상력의 백과사전이랄까, 아주아주 우습고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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